저는 지난번 가을 로저스 사건이 보도되었을 때 너무 화가 나서 김성근 감독의 자진 사퇴를 요청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구단에서 경질하자는 주장에는 반대했죠. 사실 경질을 하자는 분들이 내세우는 이유에는 공감했습니다.
제가 자진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와 거의 비슷했으니까요.
저는 지금도 김성근 감독의 경질을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이글스가 아름다운 팀이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못한다고 추방하고, 방출된 사람은 나가면서 이렇다 저렇다 불평과 하소연을 하고, 그 결과 팬들끼리 분쟁하고,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글스 팬들은 온정적인 면이 강합니다. 물론 어떤 팀이든 그렇겠죠.
우리 팀에서 정든 선수가 나가길 바라는 팬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얼마 전 KCC 농구팀의 리카르도 포웰이 전자랜드로 복귀했는데요.
부진했던 팀이 과거에 주장을 했던 간판 선수의 복귀로 인해서 다시 예전의 활력을 회복하고 국내 선수들이 살아나고
2연승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니까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런 것이 스포츠가 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이구나. 다시 느낀 하루네요.
어쨌든 잠시 다른 얘기를 했는데요. 이번에 우리 선수들을 대거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선수들과 관련해 들리는 소식들은 매우 짜증스러울 정도에요.
한화 그룹의 사훈은 신용과 의리입니다. 서로 믿고 의리를 지키는 것이죠.
이것은 구단주 김승연 회장의 호방함과 어울려서 대단히 멋지게 느껴지는 가치입니다.
그리고 이글스는 지금까지 비교적 그 가치를 잘 지켜온 팀이었고요. 앞으로도 그런 전통을 잘 지켜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사실 올겨울 김태균 로저스 조인성 잡고, 탈보트와도 재계약 예정이라고 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김성근 감독도 조용한 편이었고요. FA 선수 영입은 반대했지만 막상 진행되었을 때는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나가지 않기를 바랐던 선수를 놓친 상황도 아니었죠. 적어도 지금까지는.
다만 이번 최영환 선수의 경우에는 그 선수가 우리 팀에서 크게 상처받고 좌절하여 떠난 모습이어서,
미래를 찾아 롯데로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차라리 그 선수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라건대 좀더 책임감 있는 지도자를 만나길 바랍니다.
성적도 좋고 흥행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글스가 팬들에게 부끄러운 팀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을 할 때는 지독하게 치열하게 집중하더라도 경기장 밖에서는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요. 이건 개인적인 취향인데 저는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다면 친숙한 선수를 계속 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탈보트 재계약을 희망했던 것이고 피에가 다시 왔으면 했던 겁니다.
이글스는 다른 팀과는 다릅니다. 삼성은 배영수를 버렸죠. 더 이상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만약 배영수가 이글스 선수였다면 그 선수는 그렇게 팀을 떠나는 일이 없었을 겁니다. 그게 한화의 정신입니다.
단지 효율성이라는 가치로 팀을 운영하지 않았죠. 그래서 장종훈 정민철 송진우가 영구결번으로 남았던 겁니다.
이글스는 최동원과 김시진을 트레이드하는 구단들과는 다릅니다. 정근우 정우람을 우리 팀에 빼앗기는 SK와도 다르죠.
김태균은 이번에 한화와 계약이 되지 않으면 은퇴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한화 후배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죠.
한화가 아니면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김태균의 그말이 지금껏 한화이글스가 지켜온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김태균이 한화의 대표 선수인 겁니다.
배영수가 한화에 와서 말했습니다. 한화는 가족적인 분위기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와서 말했죠. 한화가 참 따뜻하다.
제가 바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글스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따뜻하고 의리 지키고 부끄럽지 않은 팀이길 바랍니다.
이글스가 아름다운 팀이길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김성근 감독의 경질을 바라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도 바라지 않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팀, 아름다운 팀을 만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바라건대 더이상의 추문은 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첫댓글 두번 세번 읽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감사하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잘 아시죠? 얼마나 분노하고 실망했는지. 아. 반성과 혁신이란 불가능한 것인지. 답답해도 그러길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한화에 죄송하다면서 물러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그런 모습도 아니니까요. 잘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어요. 팬들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일단 임기 보장에 백번 동의하고요. 올 시즌 말부터의 행보는 저도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내년까지 지켜보긴하겠지만, 제가 알았던 감독님의 모습과 다른 부분이 있어 적잖히 당황스럽네요
지금 감독을 비판하는 분들 중에 김성근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못하길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김성근이 잘못하면 우리 팀도 잘못되는 것인데요. 내년부터라도 잘해서 그동안 비판했던 저와 같은 사람들을 머쓱하게 만들어주길 바라죠. 저는 그동안 김성근 감독에 대해 잘 몰랐고요. 우리 팀 감독이니까 작년부터 집중적으로 관찰했었는데요. 처음에는 적극 지지했죠. 그러나 유창식 트레이드 이후 팀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여러 가지 문제있는 발언과 사건이 지속되면서 부정적으로 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역시 겨울산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제가 김감독님께 가졌던 아쉬움중의 하나 입니다. 한화만의 가치 위에서 성적이 나고 선수들도, 팬도 행복해하는 한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방출이다 트레이드다 영입이다 뭐다 해서 팀을 좀 정신 어지럽게 운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모일 선수 다 모인 거 아닌가요? SK 보상 선수 잘 넘어갔으면 좋겠고요. 이제 시끄러운 상황 좀 그만 만들었으면 합니다.
겨울산님 글에 예전부터 댓글 달았는데..
전 경질이든 자진사퇴든..이제는 모든걸 내려 놓았습니다..
악담이 아니고 잔여임기 동안 팀이 더이상 망가지지 않길 바랍니다..
인간으로 야구인으로 김성근 감독 개인은 훌륭한 사람일지 모르나..
매번 말씀드렸던 것처럼 현 시대의 트렌드에는 전혀 맞지 않는 감독입니다..
시대가 달라졌고 이제는 선수들 코치들과 서로 소통하고 수직적인 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야구 뿐만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인데..우리 이글스만 유일하게 과거로 회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만 지금 어쩔 수가 없는 거죠. 팬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저 잘되기를 바라고, 지금까지의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댓글 자주 쓰는편은 아닙니다만 겨울산님 글에 너무나 공감이 갑니다
어느덧 50줄에 접어들다 보니 세상사 꼭 능력치로만 설명할수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되고 느껴지네요
공감가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개혁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출혈은 감수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중간에 우리팀 선수(?)들이 좀 많이 아웃 됬는데 저는 사실 그것보다 꼼수 부린것이 무언가 예전과는 달라진 우리팀을 느꼈었습니다.
많이 달라졌죠. 또 달라져야만 했기에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죠. 하지만 김성근 부임 이후 팀에 나타난 변화에 대해서 우리가 공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내용 대부분 동의하나, 임기에 대해서선 반대합니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김성근감독이 자리를 오래 지킬수록 독수리에 득보단 실이 많을것 같습니다..
팬들로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올겨울 지켜보면 변화의 노력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최영환 사태는 매우 유감스럽지만요. 저는 그가 스스로 물러나길 바랍니다. 한화이글스가 사람을 버리는 팀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스스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면 그가 잘하길 바랍니다.
이카페 오래된 운영진이든 활동을 오래하셨던 분들께서 김성근감독과 미팅도 하고 스킨십을 하다보면 감독의생각도 알게되구 우려스럿애기도 쌍방향으로 하면 촘더 멋질것같네요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칫 감정이 상하는 의견 표출로 오해와불신이 많아 지는것 같네요 그냥 한화가좋아서 승리를 바라는 모든분들이 모인곳이잖아요 연말에 신경쓸것도 많은데 이곳에들어오면 별로 기분안좋은 논쟁이 많이보여서 좀 그렇습니다 맘에 앗들 먼화끈하게 오프라인 모임해서 오해풀어도 좋구요
그런 것보다도요. 사실 제가 아쉬운 것이 뭐냐면 김성근 야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누군가의 글이 읽고 싶네요. 예전에 운동했다면서 글을 올리신 분이 있었는데 저와 관점은 달랐지만 기분좋게 글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성근 야구가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그것이 한화이글스가 중시했던 가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그런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지금 상황은 팬들이 감독에 대해 오해만 하는 상황은 아닌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