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치열한 경쟁 사회를 경험하고 있다. 남들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기 위해, 더 나은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싸운다.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배려, 협동 등 타인과 함께 으쌰으쌰 하는 법을 배우지만, 점점 커가면서 팀원들과 함께 으쌰으쌰 해도 결국엔 타인과의 경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러한 경쟁 사회 속에서 우리는 인간성을 상실하기도 한다. 가령 시험 점수를 위해 부정행위를 하거나, 남들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갖기 위해 온갖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렇게 크고 작은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저 사람은 왜 저래? ‘저 사람보다는 내가 훨씬 낫지’. 일상을 살아가면서 은연중에 하는 생각들이다. 내가 좀 더 이기적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를 남과 비교하고 우위에 서고자 하는 것. 경쟁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 여겨질지도 모른다. 경쟁이 되어버리는 그 시작, ‘비교’는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보통 사람을 볼 때 외모든, 목소리든,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아우라든, 첫인상으로 먼저 판단한다. 사실 판단이라는 것 자체도 비교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하기 어렵다. 비교와 판단을 통해 단정 지어 버린 그 사람에게 진심을 다할 수 있을까? 비교로부터 시작된 관계는 진심이 담길 공간이 없다. 말로만 함께, 더불어 살고자 했던 것이지 사실은 내가 이끌고자 했던 게 아닐까.
공자는 인(仁)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충서(忠恕)를 이야기한다. 충(忠)이란 관계에 있어서 진심을 다하는 것이다. 굉장히 간단하면서도 심오하다. 과연 진심이란 무엇일까. 오늘날처럼 다양한 이해관계가 엮이고 경쟁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진심이라는 것이 표현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진심을 표출하며, 전달할 수 있을까?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자공이 “평생토록 실행할 만한 말 한마디가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공자가 말했다. “서(恕)이리라!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라.”
서(恕)는 남을 바라볼 때 나를 비추어서 바라보는 정신이다. 공자는 이것을 진정으로 행할 수 있을 때 모든 관계는 진심이 되고 비로소 인으로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시작이 수기, 즉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데에 있음을 공자는 논어의 곳곳을 통해 보여준다.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증자가 말했다. "나는 매일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나 자신을 반성해본다.
爲人謀而不忠乎?
다른 사람을 위하여 일을 도모하면서 충실하지 않았는지?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친구와 교제하면서 미덥지 않았는지?
제자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면서 스스로 익숙하지 않았는지?“
이러한 공자의 가르침은 타인과 나 혹은 타인과 타인을 비교하면서 진심으로 대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어쩌면 해답을 제공할지도 모른다. 나를 깊이 돌아보지 않고,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타인에게 투영하여 이를 비교하며 비난한 것이 아닐까. ‘나는 이보단 낫지’, ‘내가 더 우위에 올라설 거야’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경쟁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진정으로 타인을 대하기 위해서는 내 허물을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 이것이 바탕이 되어, ‘나는 나를 돌보느라 그럴 겨를이 없다’고 한 공자의 태도처럼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해 오로지 자신을 위해 반성하고, 자신을 돌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경쟁보다는 진심으로 타인을 대하기 위해서는 비교하고자 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그리고 먼저 자신을 돌봐야 한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고쳐나가고자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타인에게 진심일 수 있다. 경쟁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이러한 진심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바보 같은 짓이지만, 공자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이에게는 남을 위하는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것이며, 나를 위한 것이 곧 남을 위한 것임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첫댓글 "경쟁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이러한 진심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할 수 있다."면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요? "어떤 이에게는 바보같은 짓이지만" "결국 나를 위한 것이며, 나를 위한 것이 곧 남을 위한 것임을 알 것"이라는 말로 설득할 수 있을까요? 이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