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그토록 보고잡았던 이 영화를 드디어 어제 빌려볼수있었습니다.
항상 대여중이라 씁쓸히 발걸음을 돌리게 했던 녀석인데,
어젠 왠일로 나를 기다려주더라구요,
요즘들어 부쩍 80년대를 읽어낸 영화들이 참 많네요.
'박하사탕"이나 "살인의 추억"같이 당시 사회상과 서글픈 우리네 모습을 그려낸 묵직한 영화들이 있는가하면,
"몽정기"나 "해적, 디스코왕되다"같이 별반 의식없이 그저 그 시대를 애정을 가지고 추억하는 아기자기한 코미디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후자일텐데요,
그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라고 할만한 유쾌함이었습니다, 아니 코끝 시큰한 서글픔이었습니다,
다 그랬더랬죠,
그렇게 순수하게 사랑을 하기도 하고,
나름의 아픔을 겪기도 하고,
그렇게 그렇게 나이를 먹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거겠죠,
그 당시 우리네들의 모습이 너무나 리얼해서,
(본인이 딱히 날나리도, 범생도 아니었지만,) 보고있노라면 피식 입가에 따스한 웃음이 스쳐가기도 하고,
중필의 성장통이 참 가슴아프기도 하고,
미래의 희생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참,,,거기 또 미래가 있네요,
좋아하는 남친을, 범생이지만 깡있는 라이벌에게 뺏기고도
그녀를 위해, 또는 남친을 위해 용감히 깡패들과 맛짱을 뜰줄아는 또하나의 미래가
화면안에서 그렇게 또 울먹이데요,,,
왜 우리 미래는 저런 역만 맞는건지,,,
왜 사랑하고 버림받고 그럼에도 모두를 아우르며 희생하는,
그런 맘아픈 역할만 하는건지,,,,
에궁,,,,또, 미래가 떠올라 복잡한 기분,,,,
어찌됐건 이 영화의 초반도입부, 참 죽이더군요,
그 참신함과 기발함에 대해선 익히 들어왔지만,
"날아라 태권브이'가 나오면서 적들이 우수수 떨어져나갈때의 그 촌스런 cg는
과히 박수를 쳐줄만한 사랑스런 아이디어였습니다,
어차피 미쿡과 싸움이 안되는 조잡한 cg기술을
이런 말도안되는 상상과 뻥의 순간에 만화적으로 써먹을 아이디어를 냈다는거 자체에
마구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거지요.
게다가 마지막 상만과의 맛장대결,,,
정말 리얼하더군요,
촌스럽기 그지없는 주먹다짐, 멋진 한방도, 현란한 이단옆차기도 없는
그냥 될대로 되라식의 마구잡이 한판,,,
그러나 어느 싸움신보다 리얼하고 멋졌던 그 한판,
마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마지막을 보는듯 비장하기까지한,,,,ㅋㅋ
그렇게 힘들게 우리 중필이는 어른이 되어가는거겠죠,
어설프고 맞고 다치고, 그치만,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벌떡 일어서면서,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중필이도, 우리도 어른이 되어가겠죠,.
어쨋거나 오래도록 잊히지않을 잔잔한 성장영화를 한편 본듯하네요,
이 영화의 사랑스러움은 주인공"류승범'의 매력에 다분히 기댄듯이 보이는데,
"플란더스의 개"가 배두나 아니면 안되었듯이,
"행복한 장의사'가 임창정이 있어서 더 사랑스러웠듯이,
이 영화는 오로지 류승범에 의한, 류승범을 위한, 류승범의 영화라고 보여집니다,
그만큼 화면속의 그는 여전히 펄떡거리며 살아있습니다.
특히 방안에서 기타를 치며 말도안되는 노래를 흥얼거리던 그,,,
정말 귀여워요,,,
음,,,또 얘기가 옆으로 빠졌네,,,
어쨋든 80년대를 힘들게 살았던 내 윗세대들에게 "살인의 추억"이나 "박하사탕"이 뜨거웠다면,
아무 생각없이 그저 듀란듀란이나 들으며 행복했던 제 세대에겐 이 영화는 정말 행복했던, 그리고 정말 순수했떤 제 학창시절의 한때를 고스라히 떠올리게 했던 참 예쁜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네요,
여러분도 이 주말, 이런 아기자기한 사랑스런 작품 한번 감상해보시는건 어떨까요?
특히나 80년대의 학창시절을 추억할나이인 분들에게는 더더구나 강추,,,,
네멋의 미래가 그리운 분들에게도 강추,,
"고백"에서의 류승범에게 실망했떤 분들에게도 강추,,,
사족) 영화에서 임은경과 껄렁한 깡패들이 각자,뺵판과 000비디오를 사러 세운상가를 가는데요,
전에 저의 아픈(?) 기억이 슬그머니 떠올라서 피식 웃었는데,,,,
저도 예전에 듀란듀란 비디오를 구하기위해 세운상가를 간적이 있지요,
그땐 너무나 순진했거나 또는 겂이 없어서,
그 무서운데(?)를 임은경과 똑같은 꼬락서니를 하고 겁도없이 혼자 쳐들어가 "아저씨, 듀란듀란 비디오 있어요?"를 용감하게 외쳤지요,
그런 나를 히죽거리며 아래위로 훑던 총각,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있어,,,다 있어, 따라와봐"하며 제손을 끌고 으슥한 방으로 안내하더라구요,
끌려간곳은 으슥한 창고같은 방,,
아자씨 내가 들어서자마자 문을 잠그고는
"학생,,,이제 얘기해봐,,우리끼리잖아,,그래,,,뭐가 보고싶은거야?"
아,,,이미 바짝 겁을 먹었으나 그래도 꿋꿋하게 용기를 내서 "듀란듀란이요,,,"를 외치지만,,
아자씨, 다 안다는듯,,,,'그래,,,그건 밖에서 얘기고,,인젠 솔직히 애기해봐,,,괜찮아,,,뭐,,책? 비디오?화끈한거?"
음,,이쯤에서 안되겠다싶어 그 방을 나와 미친듯이 세운상가골목을 빠져나오는데,,,
그땐 그게 뭔뜻인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주위사람들에게 듣고 또 유츄해보니 그게 그거였따는,,,-_-;;;;
정말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공포였지요,,,
겁도 없어,,,진짜,,,그런데 혼자 갈 생각을 하다니,,,,
사족2) "히러브스미'도 같이 봤는데, 행복하고 이쁜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에게 강추,,,,ㅋㅋㅋ
사실,이거 완전 엽기 싸이코 스릴러던데, 어쩌자고 홍보를 저딴식으로 예쁘게 해댔는지,,,
어떤 싸이코영화보다도 더 소름끼치는건, 주인공이 오드리 토투라는 더없이 사랑스런 여자이기때문일까?
음,,,이쯤에서 말을 말아야지,,,너무 많이 알고보면 재미없스,,,
하여튼 기양 아무생각없이 재밌는 영화, 잔인한 장면없이도 으스스한 영화, 그런거 보고싶은 사람, 강추,,,,
사족3) 내가 전에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에 대해 광분을 하며, 정말 좋은 여성영화라고 극찬을 했던 글을 혹시 기억하는지,,,,
어제 심심해서 "살인의 추억"에 대한 글을 검색하다가 발견한건데,
씨네21이 오해한 영화들,코너에 "플란더스의 개"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을 올렸더라구요,
모두다 걸작의 반열에 올릴만한 너무 좋은 영화들이었는데,
당시 자신들이 그 진가를 과소평가했던점을 정중하게 사과한다,,,라는 내용으로,,,,
그렇다니까,,내가 뭐랬어,,,"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이거, 우습게 볼 영화 아니더라니까,,,ㅋㅋ
여러분도 시간되시면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이거 다시한번 보세요,
스타들과 흥행작이라는 선입견이 제대로 된 평을 막은 영화중의 하나,,
특히 "섹스는 끝났지만 그래도 댄스는 계속되어야한다,,"라는 엄청난 엔딩신,,,,
정말 유쾌하고 재밌는 페미니즘 영화의 결정판으로 다시한번 강추,,,,
"고백"이 아니라 "고독"이져..^^ 품행제로 어쩌다보니 세번봤네요.. 근데 원래 중필이가 야구선수생활을 했던 씬두 있었는데 그건 편집되었다구 하더군여.. 그 내용이 들어갔더라면 알맹이가 조금은 더 있었을텐데..^^ 파자마님께서도 말씀해주셨지만 아마 그 영화는 류승범이 아니면 소화못 할 영화인듯.. 합니다..^^
첫댓글 누나.. 품행제로는 내가 함 울거먹은 내용인데.. 그래도 누나가 쓴게 훨 잼나네.. ㅋㅋㅋㅋ
품행제로 극장에서 2번 봤는데.. 미래 최고乃
흠.. 공효진은. 그냥 미래로만 느껴져서 큰일이에요. 우리한텐 좋은건데. 연기자로서는..별루.. 별다른 변화를 느낄수없으니.. -_-a
훗.. 난 고백에서 영우 좋은데...^^ 꼭 봐야겠네요.
저도 재미있게 봤는데...단지 아쉬움점이 있다면...시나리오의 구성이나 사건의 발단이나 전개, 결말들이 별로 이어지는 것도 없고 그냥 그저 그랬는데... 그래도 옛날 학교시절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는 괜찮은 듯한..
"고백"이 아니라 "고독"이져..^^ 품행제로 어쩌다보니 세번봤네요.. 근데 원래 중필이가 야구선수생활을 했던 씬두 있었는데 그건 편집되었다구 하더군여.. 그 내용이 들어갔더라면 알맹이가 조금은 더 있었을텐데..^^ 파자마님께서도 말씀해주셨지만 아마 그 영화는 류승범이 아니면 소화못 할 영화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