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 살수록 우리것이 간절히 그리운 것은 나이탓만은 아니겠지요?
7 .8년 전 이맘땐 25시간 천리 길 지옥의 고속도로를 달려 고향 앞으로
어머니 준비해 놓으신 추석음식 재료들로 지지고 볶고 만들면서
밤 깊어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는데
그 시절도 벌써 옛이야기가 되어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여기저기 가는곳마다 눈에 띄는 월병들 , 보면 볼수록 우리의 송편이 생각나고
학교 선생님과 통쉐들과 우리것을 나눠 먹으려 떡집도 달려갔다가 ,상점도 기웃거렸다가
결국은 성에 차지 않아 번거롭지만 과감하게 만들기로 달려들었습니다.
30수년전 엄마와 송편빗던 그 아이는 어느새 그 나이만한 아들과 함께 또 다시 추억을 빚습니다.
시대가 변할수록 우리 어머니들도 더욱 편해지는 세상 ,
명절음식은 물론,소풍갈때 도시락이며 하물며 일상에서 먹는 김치도 반찬도 ,간식거리들도
우리의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위해 사랑으로 빚어줄 수 있는 많은것들도
그냥 쉽게 돈으로 해결해 버리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함께 빚고 만들면서 나누었던 알콩달콩 이야기들
먼 훗날 이 아이도 어른이 되어 또 자식에게 들려 줄 이야기꺼리가 될 수있기를 소망하면서...
경기여파로 그리 풍성할것 없는 우리의 추석,
하지만 이럴때 일수록 마음은 더욱 풍성하게 ,가족과 친지와 친구와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겠지요.
마음 같아서는 집집마다 보내드리고 싶은데 ...마음으로만 나눕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촌시장에 멥쌀가루도 팔지만 이번엔 쌀을 직접 불려서 갈았습니다.
손이 한 번 더 갈수록 ,사랑도 한 겹, 정성도 한 겹, 추억도 한 겹 더 깊이 쌓이겠지요.

송편에 솔잎이 없으면 앙꼬없는 찐빵이겠지요?
아침운동길에 공원에서 따온 솔 잎, 깨끗이 씻어서 ,소다물에 한 시간 담궈 두었다가 ...(오염들이 걱정이 되어서)

녹두를 쪄낸 후 설탕과 꿀을 넣고 잘 으갭니다.

풍성한 가을의 수확들 ,밤, 대추 팥, 그리고 깨 들로 소를 만들고

송편 반죽, 멥쌀에 익반죽을 하여 당근 즙과 시금치 즙을 내어 색깔옷을 입혔습니다.

송편이 왜 송편인지를 우리 꼬마는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추석날 중국인은 월병을 우리는 무엇을? " 송편" 이 문제는 좀 쉬웠나 봅니다.

찜솥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하나 하나 올립니다.

다 찌고 나니 본래의 크기보다 더 커졌어요. 우리 어머니만들었던 크기 만큼이나 ...
어린시절 송편 빚기 실력이 지금의 실력입니다. 이쁜 송편 하나도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송편 이쁘게 잘 빚으면 시집 잘 간다는 엄마 말 곧이 믿었던 순수했던 그때...

쪄내고 나서 참기름물에 한 번 샤워를 했습니다.
잘 굳지도 않을뿐더러 달라붙지도 않고 참기름 고소한 향기도 솔솔...
급한 마음에 한 입 !
양념에 재료들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잘도 챙겨 만들었는데
먹어도 먹어도
뭔가 2%부족한 느낌은 무엇때문일까요?

넉넉히 만들어 아랫집에 갖다 드렸습니다. 화단에 농사지은 방울 토마토 이사 후 내내 얻어 먹었거든요 ^*^

학교 교수님이 주신 수피 월병입니다. 시중에 파는 구운 월병과 다르지요.
너무 달지도 않을뿐더러 수십개의 얇은 피막으로 싸여 있어 양파 까듯 피를 하나씩 까 먹을 수도 있네요.
보답으로 학교 라오스 ,그리고 통쉐들과 나눠먹으려고 합니다.
"우리것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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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짜 크게 만드셨네요. 녹두와 깨를 소로 준비한것도 같네요.저도 어제 아이들과 집에서 송편을 만들면서 그런생각을 했습니다.우리 애들은 과연 어른이되서 송편을 만들어 볼생각이나 할까 하고 말이죠..하오펑요우님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되시길..
2% 부족한 이유- 过份。。。행복 불감증?? 저 정도면 아주 행복 할것 같은데... 나눠 드시기도 하고... 절대 부족한게 아니니 别担心。。。
직접 만들었으니 얼마나 정감이 있겠습니까.풍성한 추석 보내셨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