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너
淸庭 박 득 우
한 꼬맹이가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기웃거린다. 그
녀석은 딸이 친구한테 선물 받은 말티즈 새끼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힌 아내는 깔끔한 성격 탓에 걱정이 앞섰다. 딸에게 지원요청 받은
나는 이 어린 것을 어떻게 하냐며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내는 어쩔 수없이 업둥이처럼 소중하게 키워가며 동물농장을 자주 시청 많은
감동을 안겨줬다. 또 한편으론 동물들을 잔인하게 학대해도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사유 등으로 처벌수위가 낮은 것이 안타까워 동물보호법이 하루빨리
개정되기를 바랐다.
달콤한 녀석이란 애칭의 두유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귀여움을 독차지 상팔자로 변해 안방을 차지했다.
너무 잘생겨 인터넷 짱으로 선정 된 두유를 봤는지 어떤 청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자기 솔이도 너무예쁜데 선을 보잔다. 처음 본 순간 어찌나 도도하며 여왕처럼 기품이 있던지 두유는 너무 흥분 침을 질질흘리며
애정공세를 펼쳤으나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솔이에게 애가 탔다. 키 차이로 이룰 수 없게 되자 병원장 기지로 담요를 높게 해 달콤한 사랑을
나누웠다. 얼마쯤 지났을까 두 마리를 낳으면 한 마리를 선물하겠다 약속했지만 그 선물보다 3일간 우리 집에 머물며 정들은 인연으로 병원비도
내주고 미역국도 정성들여 끓여줬으나 두 마리를 낳은 후론 감감소식 연락두절이다. 두유 새끼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지만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어디 한 두 명이냐며 우리는 그냥 웃어넘기고 말았다.
그렇게 사랑과 배신도 경험한 두유는 어찌나
정이가고 똘똘하던지 아내의 보디가드가 되어 그 곁을 야무지게도 지키더니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이빨도 하나 둘씩 빠지고 혓바닥이 삐져나와 사료를
으깨어 어린 아기처럼 손가락으로 약 2년간 먹여줬으며 14년을 살면서 피부병도 생기고 눈과 귀 등은 돈으로 치장했다. 무엇보다 동물병원만
좋으라고 의료보험도 안 되니 젊은 친구들도 처음엔 좋았다가 부담이 되어 반려동물들이 생기나 싶었다. 갑자기 그렇게 떠날 줄도 모르고 하루 전에
병원비를 몇 십 만원씩 들여 이젠 괜찮을 거라기에 희망을 안고 목욕까지 시켜줬는데 세상에 이럴 수가 눈치가 9단 애교덩어리였던 녀석이 축 늘어져
축은하게 눈물을 흘린다며 아내는 발을 동동거리며 가슴에 꼭 안고 왔다갔다 울면서 어찌 할 줄 모른다. 일어서려다 맥없이 그냥 쓰러져 우리
가족에게 행복을 안겨주다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떠났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부패할까 봐 얼음을
팩에 넣어 깔아주고 가장 좋아했던 담요를 덮어주며 베란다에다 일단 뉘었다. 아들과 딸은 휴가를 내 아침 일찍 도착 인터넷으로 긴급 구입한 관속에
넣기 전에 정성스레 닦아주며 평소 좋아하던 간식을 차려주고 추억이 담긴 옷가지를 넣어주며 우리 가족은 석별의 아쉬움을 나눴다. 두유야! 너
때문에 우린 행복했단다. 부디 인간으로 태어나 다시 만나자꾸나! 우리 함께 걸었던 산책로를 따라 유유자적 흐르던 금강천변의 추억은 잊지 못하겠지
아름다운 벚꽃 길과 영원한 사랑이란 이팝나무 곁 무덤가엔 한없는 그리움이 쌓이고 쌓이겠지
엄마! 저 하늘 좀 봐 우리 두유가 저기 있어
벌써 좋은 곳에 갔나 봐 하늘가엔 강아지 형상이 펼쳐지고 그 중 몇 개는 신비롭게도 우리 두유랑 너무 똑 같아 연신 사진으로 담았으며 49제도
챙겨주며 마지막 선물로 명당을 찾아준 듯 우리 가족애는 더욱 돈독해 졌으며 잠시 소풍 왔다 스러져간 두유를 딱 한 번만 더 보고
싶다.
첫댓글 좋은 나날이 되시길요.
고운글 마음에 담고 갑니다
네, 고우신 발걸음 반겨드립니다.
저희 집에도
사년전 딸내미가 상의 없이 분양 받아온
몰티즈 암컷, 수컷 두마리,
몇개월 지나 암놈은
다른 곳으로 보내고
지금은 수컷 한마리
아롱이,다롱이로 이름을 지어
지금은 다롱이 밖에 없답니다.
애완견 키우기가 쉽지도 않고,
박득우 작가님 께서 쓰신 글처럼 살다가 떠날 때,...
가족들의 마음 알것 같습니다.
어짜피 한식구가 되었으니 힘들어도
평생을 같이 해야겠지요.
잊을 수 없는 너,
잘 읽고 갑니다.
수요일 오늘 하루도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다롱이가 무척 귀엽군요
오늘도 퇴근하면서 우리 두유 보고파
산책로를 따라 무덤가에서 속삭이다 왔답니다.
@박득우 작가님,
강아지 한 마리라고 하지만
참 손도 많이 가고,
키우기가 힘들지요.
혼자 두고 외출하기도 힘들고, 신경쓰이고,
이제는 한 식구라
없으면 허전할 것 같아요.
애지중지 같이 살다가
떠난다면 슬프겠지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분들은
이해를 못하겠지만요.
예전에 똑똑한 빠삐용 잡종
10년을 같이 살다가
누군가 데리고 가서 찾지도 못하고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 했던 것이
딸내미가 일을 저질러서
또 이렇게 살고 있지만
나중이 걱정입니다.
이별도,...
두유가 눈에 선하겠습니다.
마음 백번 이해하고 갑니다.
@해천 허희성 시인 그럼요
한식구 중 상전같이 제일먼저 챙겨줘야 하지만
그래도 이쁘기만 한 것을 말입니다.
저는 집 밖에 친구한테서 선물 받은
진돗개 수컷 한마리를 키운지 이제 7개월
되었는데 어찌나 영리한지 저절로
사랑이 가는데 더 커서 떠나보낼땐
어쩔까 걱정이 앞섭니다.
충성스럽고 용맹스런 그 녀석의
눈동자가 훤히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고마움 전합니다
가족처럼 살다간 두유를 보고 싶겠네요~
정이라는것이 참 힘들게 하지요~
구름의 모양이 신기하군요!
남은 오후 시간도 행복하세요
네, 지금도 보고픈지
사진을 없애지 않고 걸어놨네요.
두유가 하늘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별이든 영영 이별을 슬퍼요.
힘내시고 고운 오후 되세요
네, 은설님 마음이 고우셔서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각박한 세상에서
인간에게 가장 따스함과 평안을 안겨주는것이 애견입니다
저도 우리 구름이가 있어 늘 행복을 누리며 사는데
저 세상 간다면 견딜수 없을것입니다
힘내세요
네. 똑 같은 사랑스런 마음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