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9일 (토요일)
◈ 산행경로
덕정역
신암리(06:41)
사리산
구름재
임꺽정봉
감악산(09:55)
간패고개(11:44)
마차산(13:44)
임도(15:19)
옥녀봉삼거리(16:22)
옥녀봉(16:55)
37도로고개(17:22)
국사봉(18:37)
전곡리선사유적지(19:22)
소요산역
◈ 산행거리
29.38km
◈ 산행시간
12시간 41분
◈ 산행기
덕정역에서 새벽녘의 냉랭한 바람을 맞으며 20분도 넘게 남은 법원리행 시내버스를 기다리다 생각지도 않게 도착한 2-2번 군내버스를 홀로 타고 신암리에서 내려 곳곳에 굵은 소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임도를 타고 사리산(x320m)을 넘어 바스락거리며 밟히는 낙엽들의 감촉을 느끼며 잔설이 깔린 산길을 따라간다.
된비알을 치고 바람개비들로 둘러싸인 정자가 있는 구름재(425.7m)에 올라 나지막한 감악지맥과 철옹성처럼 큰 바위들을 안고 있는 감악산을 둘러보다 서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구름재 안부와 선일재를 거푸 지나서 인적 없는 이른 아침의 산길을 만끽하며 기다렸던 나무 데크와 만난다.
전망대에서 지나온 능선과 짙푸른 저수지들을 바라보고 낙석 위험으로 점검 중이라는 아찔한 하늘길 나무계단들을 쉬엄쉬엄 기분 좋게 딛고 정상인 임꺽정봉(674.9m)을 넘어서 곳곳에 깔린 빙판들을 조심스레 피해 감악산 헬기장으로 올라가면 역시 단체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한쪽 벤치에 앉아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지맥으로 꺾어 감악산 숲길 이정표들이 줄줄이 서 있는 완만한 능선을 부지런히 내려가다 갑자기 진땀을 흘리며 숲에서 나타나 40분을 헤맸다며 폐교 가는 하산길을 묻는 젊은 여자 등산객에게 늘목분교 방향을 알려주고 자신도 두어 번 길을 잘못 들다가 375번 도로의 간패고개를 찾아 건넌다.
산우들과 몇 번이나 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늦은고개로 내려가 따사하게 햇볕이 비추는 황금송 조림지에 걸터앉아 찐 떡으로 점심을 먹고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굵은 줄들이 걸려있는 가파른 암 능 지대들을 통과해 마차산(x588.4m)으로 올라가 벤치에 앉아 주전부리를하다 동두천 지역을 감싸고 있는 미세먼지와 박무를 보고 문득 답답한 마음에 일어난다.
낯익은 산길을 서둘러 걸어 이제나저제나 언제 나올까 기다리며 한동안 반질반질한 능선을 따라가다 기진맥진해 임도를 만나 벤치에 앉아 이정표를 보니 정상에서 4.2km나 떨어져 있어 짧은 거리가 아닌데 그동안 착각했던 것이라 쓴웃음이 나온다.
한적한 임도를 타고 승전교와 시 경계 갈림길들을 다 놓치고는 어이없어하며 옥녀봉 갈림길과 만나서 예정대로 이어지는 구정산 쪽으로 직진하다가 왠지 국사봉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돌아와 잠시 고민하다가 왼쪽 흐릿한 능선으로 꺾는다.
임도를 지나 두 번이나 와 기억에 남는 산불지대를 잡목들을 뚫고 힘겹게 통과해 벙커 배기구만 있는 옥녀봉(x280.0m)을 넘어 흐릿한 족적을 살피며 북쪽 능선 따라 골프 연습장이 있는 흰색 전원주택을 지나 어지럽게 파여 있는 참호들을 횡단해 37번 도로 고개로 떨어진다.
엉겹결에 바꾼 산행이라 가야 할 국사봉의 위치를 몰라 여기저기 산우들에게 물어보며 전화 하다가 국사봉 3.6km 이정표가 서 있는 신설도로를 만나는데 짐작했던 국사봉 옆의 161봉 능선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지만 확신이 없어 그냥 도로를 따라가기로 한다.
심술궃은 봄바람을 맞으며 지겨운 도로를 걸어가다 2020년에 지났던 눈에 익은 임도 삼거리를 만나 예측이 맞았음을 확인하고 왼쪽으로 꺾어 700미터 떨어진 국사봉(165m)으로 올라가면 전에 없던 큼지막한 원형 데크가 조성되어 있고 역시 조망이 시원하게 터진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감악산에서 이어온 감악지맥 능선을 둘러보고 판단을 잘못해 7년여 동안 자리나 지키며 시간 낭비를 했던 전곡 읍내를 씁쓰름한 심정으로 내려다보고는 하나둘 켜지는 불빛을 보고 하산을 서두른다.
신설도로에 가로등까지 훤히 켜져서 랜턴도 꺼내지 않고 걸어 차를 타고 와 야영하는 사람들을 보며 전에도 건넜던 잠수교를 통과해 전곡리 선사유적지와 만나서 마침 차를 타고 나오는 젊은이들에게 부탁해 전곡 읍내로 나가 한 시간에 한 대 있는, 새로 생긴 연천 전철은 놓치고 추위에 떨며 전에 노상 탔었던 버스를 기다린다.
▲ 사리산 정상
▲ 구름재 정상
▲ 구름재에서 바라본 불곡산과 북한산
▲ 감악산
▲ 감악산 임꺽정봉
▲ 구름재
▲ 하늘길
▲ 암능
▲ 임꺽정봉 정상
▲ 감악산 정상
▲ 마차산 정상
▲ 감악산 산그리메
▲ 옥녀봉 정상
▲ 37도로 고개
▲ 신설도로 이정표
▲ 국사봉 정상
▲ 국사봉에서 바라본 마차산, 감악산, 파평산
▲ 한탄대교로 이어지는 감악지맥
▲ 전곡읍 조망
▲ 왕재지맥
▲ 잠수교에서 바라본 한탄강
첫댓글 정말 회춘한 모양입니다 ^^
어마 무시한 거리에 했다하면 야간 모드네요
거의 반은 도로와 임도입니다...시간이 남으니 이른 저녁까지 하는 거고요...
엄청나십니다 ㅠㅠ 살살하세요. 저는 마차산, 국사봉만 가봐야겠습니다.
국사봉은 낮지만 한탄강을 에워싸고 있어 가실만 합니다...
국사봉 백패킹 명소에요
응가맨은 꼭 갖고 갑니다만
응가맨...? 연천 집에는 언제 초대 한번 안 하냐...?
오메!! 사리부터 국사까징이라~ㅎ
임꺽정봉 오르는 하늘계단문 열어놨나봐요.
해빙기철은 닫아놓던데.
언제나 닫혀있어요. 벌써 3년째인가요? 잘 만들어 놓고는...그냥 슬쩍 몰래 들어갑니다...
헐 무리마시라니까 30키로를 당일에 ㅠ
나두 마차 국사봉은 해야긋네요
국사봉 가보실만 합니다. 다 도로와 임도라 수월합니다.
나날이 괴력이십니다.
감악산에사 바라보는 산그리매가 멋집니다.^^
괴력은요...? 그저 힘 닿는데로 다닙니다.^^
대단하십니다.
강철 체력에 할 말이 없습니다.
기본이 30여키로에 ...12시간은 여벌이십니다.
후기와 지도만 보고는 다니신 등로를
따르기는 엄두가 나질않습니다.
일전 버스타고 강촌서 내려 방아산.박달이산을 잠깐 다녔는데 그 4시간도 확실치않은
산길서는 고충이 말이 아니었답니다.
다니신 산길트렉만 잡아주심 나름 힘내
따르고 싶습니다.
제가
교통과트렉을 빨리 익혀야 산길이 수월
할텐데말밉니다.
말씀 하시면 간략 지도라도 보내 드리겠습니다. 강촌 쪽은 의암호 조망이 대단하지요...
@킬문 네ㅡ꼭 그리 요청드립니다
그래야 고생을 덜 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