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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수도자로 구성된 밴드 ‘Sursum Corda’(마음을 드높이)가 10월 31일 대봉성당에서 공연을 가졌다. | | 주님 향한 열정으로 찬양드리세
10월 31일 오후 8시, 대구 대봉성당(주임 조성택 신부)이 변했다. 성전은 제대 대신 기타·드럼이 채워진 무대로, 사제와 수녀는 악기와 마이크를 잡은 가수로 변했다. 성전을 가득 채운 신자들은 가수의 노래와 몸짓에 열광하는 ‘팬’으로 변했다.
공연의 주인공은 ‘Sursum Corda’(마음을 드높이)라는 이름의 밴드. 베이스 조성택 신부(대봉본당 주임), 리드 보컬 이성구 신부(용계본당 주임), 기타 나경일 신부(만촌3동본당 주임), 드럼 백승열 신부(대봉본당 보좌), 보컬 조마리아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와 키보드 안마리아씨가 그 구성원이다. 2시간 동안 팬들을 열광시키고, 공연이 끝난 후에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는 ‘프로’다운 모습.
처음에는 그저 음악이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성직자들의 모임이었다. 2007년 5월 모임을 결성,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합주를 즐겼다. 1여 년이 지나고 연주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 즐거움을 신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신자들에게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잠시 잊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던 것. 10월의 마지막 날로 공연 날짜를 정하고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본당에서 가장 수가 많은 30~50대를 위한 공연으로 방향을 정하고, 생활 성가 5곡과 ‘J에게’, ‘존재의 이유’, ‘장미’, ‘아파트’ 등 70~80년대의 히트곡 15곡을 선정했다.
‘마음을 드높이’라는 사회자의 외침에 이어 ‘주님께 올립니다’라는 신자들의 화답으로 시작된 공연. 신부님들의 공연 소식에 여러 본당에서 몰려온 1500여 명의 신자들은 플래카드에 풍선, 야광봉 등을 흔들며 환호를 보내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공연 직전 인터뷰에서 공연자들은 “우리들 중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없기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그저 재미있고 즐거워서 하는 것”이라며 “공연을 보러오는 신자들도 아무 부담 없이 모든 걸 잊고 함께 즐기기를 바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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