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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왼쪽 두번째)와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9일 친교 만찬장인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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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실세 김정숙·이방카·김여정
김 여사의 존재감은 트럼프 대통령의 극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과정에서 여러 차례 김 여사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외교 공식석상에서 정상이 상대국 영부인을 여러 차례 치켜세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 친교 만찬에서 김 여사를 가리켜 “내 아내는 문 대통령 부인의 굉장한 팬”이라며 “그녀는 김 여사가 환상적인 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튿날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재차 “문 대통령을 어제 만났을 때 제일 먼저 얘기했던 것이 영부인께 감사를 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이방카 보좌관으로부터 남·북·미 판문점 회동 성사 가능성을 미리 언질받기도 했다. 29일 남·북·미 회동이 가능성만 점쳐질 당시 김 여사가 “내일 중요한 행사가 있는데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이방카 보좌관이 “오늘 저녁 그것과 관련해 남편이 업데이트 해줄 것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귀뜸하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백악관 실세다운 존재감을 뽐낸 셈이다. 그는 멜라니아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의 역할로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다. 30일 오전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미 여성역량 강화 포럼’ 일정을 소화했고 오후부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DMZ 방문에 동행했으며 북미 정상의 만남에도 배석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앞줄 가운데)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남북미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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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이방카 보좌관과 김여정 부부장 사이의 조우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부부장과 이방카 보좌관은 양 지도자의 가족 구성원 이상으로 신임을 받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과 지위를 가진 ‘실세 중 실세’라는 점에서 닮았다. 최근 국정원은 김 부부장의 위상이 국무위원급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과정에서 인사를 나눌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일정이 엇갈리며 불발됐다. 판문점 회동에서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떤 식으로든 만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전 담당 부상 현송월·실무협상 복심 최선희
김 부부장의 위상 제고로 의전을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현송월 부부장으로 옮겨졌다. 현 부부장은 하노이 회담 이후 김여정 부부장에게서 바통을 받아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며 행사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던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의 역할도 현 부부장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 부장이 오랫동안 의전담당자로 일해왔지만, 연세도 많고 해서 현 단장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미 정상이 추후 실무 접촉에 대해 합의하면서 북미간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는 최선희 부상이 김 위원장의 ‘복심’으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최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회동 제안에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김 위원장의 ‘입’ 역할을 했다. 이후 판문점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극비리에 접촉해 회담 준비에 나섰다. 향후 북한의 대미 실무 파트너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