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월)
상쾌한 아침이다
야영장 관리인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데..
이 주변의 물가 자리 부동산 가격이 평당 100만원이 넘는다나?
그만 두쇼.. 나는 그 돈으로 캠핑 장비나 사겠소
(새벽엔 날이 맑다가 갑자기 운무가 산하를 덮는다.. 더더욱 주변이 고요해진다)
(캠핑장 바로 붙은 계곡)
산속의 조용한 자리에 자리잡은 이 곳 야영장의 단점을 꼽는다면
걸어서 산책 나갈 곳이 별로 없다는 것..
뒤쪽에 내원사까지의 짧은 코스뿐, 더 이상 올라가 보아도 계곡의 멋드러짐은 찾기 힘들었다.
마을이 있다는 산길을 차로 5km 정도 오르다 계곡 모습이 실망스러워 되돌렸다
그리고 바로 옆 계곡의 대원사(계곡)
천왕봉과 연결되는 곳
대원사에서 새재 마을까지 6km의 멋진 드라이브 코스
계곡미가 무척이나 평온하고 정겹다
이 곳에도 국립 야영장(소막골)이 있다
(새재라는 차로 오를 수 있는 마지막 동내)
C) 백무동 야영장
예약을 안 하고 왔다며 관리소 직원에게 많은 구박을 받았다
이곳은 오토 캠프장이 없고 구내로 차가 들어와 짐을 내린후 밖으로 빼 내야...
그런 틈세를 노려 관리소 바로 밖에 1박에 1만원하는 사설 무인 주차장이 있다.
전기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오늘은 없는 곳에서 지내기로 했다
장소 선택은 차로 물건 나르기 쉽고(일반 캠핑의 경우) 한적하고
그늘, 조망, 그리고 문화시설(여기선 화장실과 세척장, 계곡물)이 적당한 거리에 있어야..
세석 산장으로 통하는 한신 계곡을 따라 3km거리인 가네소까지 왕복하고 내려오다가
더 좋은 캠프 자리를 발견하고 자리를 바꾸기 위해 다시 한번 기나긴 설교를 참아야 했다
야영객들도 없었는데(전체 3팀) 펜 한번 움직이는 것이 그렇게나 생색낼 일인가?
슬슬 이 야영장에 정이 떨어지려다가 새로 옮긴 자리에 무척 만족하며,
이전의 잔소리 들었던 불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역시 모든 시설이 깨끗하고 비데까지 설치되어 있으니 8천원에 호강하네..
지리산의 싱싱한 나뭇잎을 바라보니 눈은 물론 심신에 엔돌핀이 가득해진다.
수많은 새들이 짝들을 부르고 다람쥐들이 관심을 가져달라며 괜히 부산을 떨어댄다
모든 캠프장에 날벌레(모기)와 들고양이가 없는 것이 신기했다
나의 캠핑 준비물
텐트(6인용), 슬리핑백(작년에 코스트코에서 2인용 사놓고 처음 사용)
에어 매트레스, 접이 의자 둘, 바나와 코펠, 수저및 칼,
랜턴과 전기줄및 충진기, 카메라, 블르투스 스피카, 책
그리고 세면도구와 여벌 옷, 슬리퍼, 아이스박스에 쌀및 반찬 몇가지
기타 먹거리는 수시로 마트에서 보충(마트마다 취급하는 생수 얼린 얼음으로 아이스박스의 음식을 보관)
등산용품(배낭, 스틱)
(아! 우리는 집에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짐들과 함께 사는건가?)
캠프 장소는 이런 국립 공원 운영 야영장과 국립 휴양림 야영장, 그리고
지방 자치단체들이 서로 자기들 시설들을 자랑하기 위한 각종 편의시설들을 갖추고
저렴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런 곳들이 성수기의 금, 토나 공휴일만 빼면 항상 비어 있는 상태이니
민간 사설 야영장들의 사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6/14(화)
새들이 경쟁하듯 지저귀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아주 상쾌한 아침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하루를 살아도 행복 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 ♬♩♪♬♬"
이 캠프 사이트가 생각외로 매우 정이 들어 매우 아쉬워하며 뱀사골로 출발하려는데..
아내가 이정표에 적힌 칠선계곡을 들려 보자네
잘 되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중 하나인 마누라 고생 시킬 기회!!
지리산을 오르기 위해 버스 타고 백무동에 갈 적마다 계곡 건너편 저 산위의 암자가 궁금했었는데...
한번 올라가 봐야지..
일일이 주지 혼자 날라야 되는 짐이 몇개의 지게에 실려 있었는데...
웬 지게마다 과일주 담그는 소주가??
고불사(古佛寺)
특이하게도 산신령을 모시는 절이었고
역시 산신령님은 소주파!!!
칠선 계곡
국내 3대 계곡(설악산 천불동 계곡 + 한라산 탐라 계곡)중 하나이고
천왕봉 바로 밑에서 시작되며 지리산 4대 계곡(한신 + 뱀사골 + 피아골)중 으뜸인 원시림의 계곡으로
관계자와 동행않는 등정이 금지되어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이고 비경이다
칠선계곡 입구의 추성이란 동내는 동창들과 지리산 산행하며 몇번 온 곳으로
변강쇠 전설로 유명한 벽송사와 서암도 가볼만한 곳이다
입구에 위치한 주차장을 외면하고 찻길따라 끝까지 올라가 공터에 주차했는데,
걸어 올라 가려면 적지 않은 힘을 소비해야 한다..
주차(09:30)후에도 한동안 급 경사를 올라야 하고
곧 두지터라는 6가구가 산다는 산골 마을(10:00)을 거쳐야
드디어 물과 만나는 칠선교(10:20)에 닿는데..
기쁨도 잠깐..
계속해서 다시 산길을 오르내리며 충분히 땀을 쏟아내야 드디어 선녀탕(11:00)에 도착한다.
이제부턴 그야말로 비경이 계속되는 소와 작은 폭포를 즐기며 오르게 되는 데,
그도 잠시, 아쉽게도 곧 입산 통제소(11:30)에 닿게 된다.(추성에서 총 4.3km)
이 이상은 1년에 넉달만 제한적으로 개방되는 국립공원 안에서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추성리라는 입구의 동내 -- 입산회 단골 백숙집이 있었는데..)
(칠선교)
(선녀탕)
(출입 통제 구역)
절경에는 역시 대가가 따르는 법.. 만만치 않은 코스이다.
간단히 물가로 편하게 오르는 줄 알고 식수외엔 아무것도 챙기지 못해
마누라가 허기를 노기로 표현하려는 순간,
다행히도 두지터에서 산골 야채 부침개와 동동주로 점심을 대신할 수 있었다.
얼마전 우리가 다녀온 지리산의 사진을 훔쳐보더니 마누라의 눈빛이 변한다.
10년만에 태어난 외손주(이로써 우리 집이 한지붕 3가족 4세대의 동거가 시작 되었는데...
꿈도 꾸지 못했던 일)가 조리원에 들어간 2주간의 황금기에 번개처럼 어디라도 다녀와야 쓰겠단다..
입산회 정기 산행도 있지만 회장, 총무, 그리고 전 입산회 회원들을 모두 합쳐도
마누라가 더 무서우니 당연히 알아서 기어야..
허지만 이번 기회에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명언을 아내에게 세뇌시켜 놓아야
차후 내가 여행을 떠나도 무덤덤해질텐데..하며 고심끝에 선택한 방법이 캠핑여행...
통영시 외에는 텐트에서 5박을 해결하자고 꼬셨다
캠핑이란 아무리 오토 캠핑이라도 많은 잔일, 잡일들과 불편한 잠자리로
모두가 감당하기도 권하기도 부담이 된다.
게다가 우리 나이에 며칠씩 계속하면 힘에 겨워 짜증이 생기며 언쟁이 나기도 한다.
모든 것을 줄이고 가장 간단한 먹거리, 잠자리, 그리고 즐길 거리로 지내야 하며
운이 안 좋으면 비바람과도 맞짱떠야 하는게다
D) 뱀사골 자동차 야영장
하루 9천원(야영장 사용료 2명분 4천원에 주차비만?)
특이하게 빈 자리에 자유롭게 야영 가능.
이곳은 워낙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아직 시간이 이르긴 했지만
칠선계곡 하산시 아내가 발목을 삔 것이 걱정되어
야영장 바로 옆에 흐르는 물에 발만 적시며 휴식했다.
첫댓글 할배됨을 축하축하! 천연기념물 가족이네 한지붕 세가족이라니, ㅎ ㅎ ㅎ
외 손자 출생 축하 또 축하. 소생은 언제? 성인이 된 자녀가 넷이나 있는데 작년에 하나가 처음으로 결혼 했으니... 갈길이 멀우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