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04 (토) 女心도 잡고 "기대되는 시·도지사" 1위…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지방선거 다음 날인 6월 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17명의 시장·도지사 중 앞으로의 시정(市政)·도정이 가장 기대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20%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꼽았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과 공동 1위지만, 서울 거주 응답자만 놓고 보면 거의 절반(48%)이 오세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내 차기 대선 주자 중에서 오세훈 시장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세훈 시장은 6·1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면서 사상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이 됐다.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지사 후보 가운데 오세훈 시장(59.05%)만큼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경우는 없었다. 승리의 ‘순도(純度)’도 높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전부에서는 물론, 426개 행정동의 425개 투표소 전부에서 송영길 후보에게 앞섰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앞섰던 창신2·성산1·화곡8·구로3·항동 등 5개 동에서도 이번엔 오세훈 시장이 이겼다. 오세훈 시장 득표율도 지난 4·7 재·보궐선거(57.90%)보다 더 높아졌다.
이번 선거에서 20·30대 남성은 국민의힘에 투표하고 20·30대 여성은 민주당에 투표하는 성별 쏠림 현상이 반복됐지만, 오세훈 후보는 20·30대 여성 표도 상당 부분 흡수했다. 지상파 3사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시·도지사 후보들은 전국적으로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으로부터 각각 30.0%, 42.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예측됐지만, 오세훈 시장은 이보다 각각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37.4%, 51.5%로 예상됐다.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은 유권자도 시장은 오세훈 시장을 찍는 ‘교차 투표’ 현상이 두드러졌다.
오세훈 시장은 선거 기간 ‘야전사령관’을 자처하면서 국민의힘의 서울 구청장과 시·구의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주력했다. 나경원·진수희 전 의원, 최재형·배현진·조수진 의원 등 지명도 있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캠프에 합류시키고, 이들과 함께 서울의 국민의힘 후보들을 지원하는 유세를 펼치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서울 서부권을 집중 공략했다. 당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덕분에 구청장과 시·구의원 선거도 크게 앞선 측면이 있다”며 “당내에서 오세훈 시장의 입지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시장은 당분간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2일 시장 직무에 복귀한 오세훈 시장은 기자들에게 “(박원순 전 시장이 있었던) 10년간 시정이 어떻게 정체돼 있었는지, 어느 부분이 나아졌는지 파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며 “당분간은 구상을 가다듬는 데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어려운 분들을 위해 시정을 하겠다는 각오가 10년 정치 휴지기 때부터 마음속에 있었다”며 “4년 동안 ‘약자와의 동행’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기존 지지층을 넘어 중도 확장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오세훈 시장의 압승이 정말로 오세훈 시장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가 더 커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민주당의 약세로 인한 반사이익인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오세훈 시장이 약점이 없는 강한 후보이기도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는 중도층 입장에서 찍어줘야 할 이유가 없었던 후보로서 민주당의 역대 서울시장 후보 중 최약체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원주시장 원강수… 일하지 않는 직원 · 갑질 직원 '아웃'
“일하지 않는 직원과 갑질 직원은 아웃시키겠습니다.” 원강수 강원 원주시장 당선인이 향후 원주시 인사관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원 당선인은 6월 3일 오후 원주시 내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과 면담을 가지면서 공직사회를 혁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원주시청 공무원노조 간부들은 원강수 당선인에게 ‘공직문화 대혁신을 위한 원주시정 7대과제’를 전달했다.
노조가 전달한 내용은 Δ일하지 않는 직원, 갑질하는 직원 OUT Δ의전보다 실무, 국장실 운영 효율화 Δ협업 가로막는 부서이기주의 타파 Δ국과장 점심당번제 폐지 Δ성비위, 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인권보호 전문 외부기관 운영 Δ직원 연가소진율 및 초과근무시간 감축율 부서장 평가에 반영 Δ직장 내 위화감 조성하고 지역주의 온상이 되는 동문회 폐지다. 이에 대해 원강수 당선인은 “공무원노조와 함께 원주시 공직사회를 혁신하며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모든 것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원강수 당선인의 원주시 인사를 비롯한 공직사회 혁신의지는 국민의힘 시장 후보로 나서면서부터 분명히 했다. 원강수 당선인은 후보 시절 원주시청 공무원노조와 면담을 통해 “원주시 인사 난맥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특정학교 중심의 줄서기 문화가 만연, 노골적인 학교 챙겨주기로 인한 직원 노동의욕 상실 등이 일상화한 상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도 “특정학교나 줄을 서는 인사가 아니라 능력으로 인정받고 우대받는 조직을 이끌겠다. 시민을 위한 행정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원강수 당선인은 원주시장 당선증을 받은 6월 3일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인사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내놨다. 원강수 당선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무원노조와 협의를 통해 일하지 않는 직원과 갑질 직원은 아웃시키고, 의전보다 실무에 집중하겠다”며 “또한 (원주시청) 국장실 운영 효율화와 협업을 가로막는 부서 이기주의를 타파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소비자물가 5.4% ↑… IMF 금융위기 이후 최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수입 관세·부가가치세 인하 등 민생안정대책을 내놨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통계청이 6월 3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 모두 오른 영향으로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에너지·원자재·곡물 등 대외 공급망 차질과 함께 국내 방역 완화에 따른 내수 회복세가 물가를 끌어올렸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급등했다. 러시아산 원유의 부분 금수 조치 등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석유류는 34.8% 올랐고, 이 중 경유가 45.8%로 상승 폭이 컸다. 밀가루(26.0%), 식용유(22.7%), 빵(9.1%) 등 가공식품도 7.6%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가격이 4.2% 올랐다. 이 중 축산물은 사료비와 물류비가 오른 영향으로 12.1% 뛰었다.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등도 크게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7.4%)과 외식 외(3.5%)가 모두 올라 5.1% 상승했다. 요금 인상 영향 등으로 전기·가스·수도는 9.6% 올랐다.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식품과 식품 이외 상승 폭이 함께 확대되며 6.7%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6, 7월에도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와 국제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 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 하락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5월 30일 수입 관세 인하 등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며 물가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 조치가 소비자물가를 0.1% 포인트 낮추는 정도의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지면서 성장 둔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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