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마트 50호점이 연수동에 개장했다.
주차장에 들어가는 부분부터 인산인해였다.
간신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느라고 혼잡했다.
정문에는 이번 대선 후보로 나온 두 후보의 차에서 튼 지원 유세로 더욱 복잡했다.
지원 유세 차 앞에서 율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일당 7만원일까? 10만원일까?'
그리고 바람이 쌩쌩 부는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은 모습으로 댄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나레이터들이 있었다.
보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계획된 행사이니 하는 것 같았다.
사전에 계획된 것이니 무조건 해야 한다는 남자들의 사고 방식이 보여지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레이터 모델'이라는 직업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물건에 덤이 된 것처럼 보인다. 너무 지나친 오버랩인지 모르겠다.)
나는 어머니께서 빠르다는 것을 이마트에 가면 깨닫곤 한다.
전단지를 보시면서 저렴한 물건을 찾아 동분서주하는 어머니를
나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
오늘도 그랬다.
잠시만 한 눈을 팔면 어머니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면 나는 어머니를 찾아 삼만리다.
특히 오늘은 개장 첫날이라 많은 할인 행사가 열렸다.
어머니는 많은 할인 행사를 한번 훑으시면서
머릿속에서 계산하고 계셨다.
'이 제품은 동네가 200원 싸니 여기서 사지 말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는 식품매장에 들르신다.
그리고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뭐, 먹고 싶은 거 있냐?'
나는 아무 거나 괜찮다고 한다.
그러면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아버지가 이거 좋아하지?'
또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동생이 이거 먹으려나?'
고민 고민하시다가 음식을 고르신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는 당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집지 않으신다.
매번 아버지가 즐겨 드시던 음식, 나와 내 동생이 맛있게 먹는 음식만을 고르시고는
계산대로 가신다.
나는 지금껏 어머니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어머니가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고른 적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여태껏 나는 어머니는 어느 음식이든 다 잘 드시는 걸로만 알고 있었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들인 내가 어머니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시는지 모른다는 걸...
어머니가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고른 적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걸...
그런 걸 알았을 때는
이미 어머니의 입맛은 다른 가족 구성원이 좋아하는 입맛으로 변했다는 걸...
그래서 어머니가 당신의 입맛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는 걸...
어쩌면
어머니는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잊어버려 앞으로 영원히 드시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아들인 나도 그 음식을 찾을 수 없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