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1일 고향 부산을 찾아 세몰이에 나섰다고 합니다. 상승세를 탄 지지율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조 대표는 지난달 13일 창당 선언 이후 약 한 달 만에 부산을 찾았는데, 광주에 이어 두 번째 지역 행보입니다.
지하철로 부산 서면을 찾아간 조 대표는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부산 사투리로 "이제 고마 치아라 마"(이제 그만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정권 심판론을 띄우는 동시에 고향 연고를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는데, 조 대표는 "한 여론조사에서 비례정당 지지율 30%를 넘어섰다"며 "조국혁신당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센 파도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당 등과 힘을 합쳐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시키겠다"며 "1차적으로 윤석열 정권 레임덕을 만들고, 2차적으로 데드덕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선거에 출마한 정당의 대표 목표가 대통령을 레임덕으로 만들고, 데드덕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데 이게 무슨 정당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저 대통령의 권한을 무조건 제한하겠다는 건가 본데 과거에 그들이 주장하고 추진한 검수완박의 결과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두 방랑자는 고도라는 인물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이 기다림이 언제 시작된 건지는 알 수 없다. 고도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나타나긴 하는 건지, 실체는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하루해가 다 가도록 고도는 오지 않고, 대신 염소지기 소년이 나타나 “고도씨가 오늘 밤엔 오지 못한다”는 전갈을 전한 뒤 사라지는 것으로 1막이 끝난다. 그러나 2막인 이튿날에도 고도는 끝내 오지 않는다.
문득 이 부조리극을 떠올린 건, 2심까지 실형을 받고도 정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서는 조국 대표를 보면서다. 항소심 재판부로부터 “반성하지 않는다”는 질책을 받은 그지만 다시 검찰 개혁을 끄집어내 총선 출마 기치로 내걸었다. 마냥 기다리는 중인 지지자들을 향해 내일엔 고도가 올 거라고 외치듯이.
조 대표는 “한 줌의 정치검찰이 쥔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을 자신의 마지막 과제라고 했다. 그가 만든 조국혁신당도 제1 강령을 ‘우린 검찰 개혁을 위해 행동한다’로 정했다. 검찰 개혁이 곧 존재 의미라는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검찰 개혁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다. 그러나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고도 “개혁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황운하 의원).
누구의, 어디서부터의 잘못인가. 이 실패는 검찰에 계속 칼을 휘두를 것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검찰 손에서 칼을 아예 빼앗겠다고 하는 정권의 이중적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전 정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명하면서도, 검찰의 직접수사권 축소·폐지를 밀어붙이는 모순. 여기에서 권력으로부터 독립이라는 검찰 개혁의 한 축이 무너졌다.
‘조국 사태’는 결정적 분수령이었다. 정권은 ‘쿠데타’라고 발끈하며 검찰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검찰 개혁이 ‘윤석열 축출’로 치환되는 순간, 많은 이들이 지난 정부가 말하는 검찰 개혁의 실상을 보고 말았다. 국민이 기다리는 개혁과 정권이 그리는 개혁의 상이 달랐던 것이다. 이를 드러낸 일등 공신이 누구였던가.
조국당이 비례대표 후보로 배치한 인사들의 면면도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게 한다. 징역 2년의 조 대표를 비롯해 이미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재판 또는 수사를 받는 중인 이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3년이 나온 황운하 의원도 8번에 후보 1번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의 경우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로 해임 처분을 받은 인사다. 성남지청장 재직 시 ‘성남FC 후원금 사건’ 수사 무마 논란으로 부하 검사와 공개 충돌하기도 했다.
이들이 검찰 개혁의 선봉을 자처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특히 조 대표는 정치 보복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낸다. ‘한동훈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추진도 공언했다. ‘멸문지화’의 원한을 예전 방식 그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원해 갚겠다는 뜻 아닌가.
현재 조국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은 건 ‘검찰 정권 심판’ 구호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을 추동하고 결집해 적절히 올라타면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선거 전략 측면에서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다만 검찰 개혁 이슈를 지지자들 의식을 일치시키는 소재로, 자신의 살길을 도모하는 방편으로 쓰는 건 아닌지 씁쓸하다. 사법 판단보다 정치적 판단을 구하겠다는 태도는 일반인들에게 형사사법 전반에 대한 불신을 심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제 와서는 ‘반윤석열’ ‘반검찰’ 구호를 걷어낸다면 이들이 말하는 검찰 개혁의 실체는 있는 걸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본인들의 개혁 방향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여전히 확신하는 걸까. 연극의 막이 아무리 길게 이어져도 고도는 오지 않는다.>국민일보. 지호일 온라인뉴스부장
출처 : 국민일보. 오피니언. [데스크시각] 조국의 총선
4·10 총선 후보자 등록이 22일 마감됐는데, 이번 총선엔 38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35개 정당이 후보를 등록해 역대 최장을 기록했던 비례 투표용지는 다시 한 번 기록을 경신할 전망입니다.
등록 후보자 가운데 약 34%는 전과자였고, 전과 11범 후보도 포함됐다고 합니다. 최고령은 86세였고, 여성 후보자는 10%대에 그친 걸로 나타났습니다.
38개 정당이 모두 비례 후보를 낼 경우 비례 투표용지 길이는 51.7㎝에 달할 전망이라는데, 21대 총선 당시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비례의석을 노린 정당이 난립하면서 투표용지가 48.1㎝ 였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이보다도 긴 투표용지를 받아 들게 된 셈입니다. 아마 조국을 보면서 많은 범죄자들이 큰 힘을 얻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어쩌다가 이런 개판이 되었는지 참담할 뿐입니다.
時雨
첫댓글 그놈의 검수완박 때문에 우리 힘없는 백성이 많은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알아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