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방콕여행, The Most Stylish City Life
처음 만나는 방콕 스타일, 당신도 놀랄 거에요!
내가 10년 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방콕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을 때만 해도 방콕 특유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인 '카오산 로드'와 태국 왕조의 눈부신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왕궁과 사원 등의 유적지, 서민들의 삶을 체험하는 수상 가옥과 수상 시장 같은 곳들로 가이드 북이 안내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콕 여행이 요즘 달라지고 있다. 트렌디한 패션과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세련된 여행'을 즐기는 젊은 자유 여행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쇼핑 여행이라고 하면 '홍콩'만을 떠올렸다지만 요즘은 태국의 독특한 감성이 묻어나는 로컬 브랜드,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뛰어난 쇼핑 스팟이 속속 생겨났기에 이제는 방콕을 더 매력적인 지역으로 꼽기도 한다. 방콕의 '밤' 풍경 또한 마찬가지로 달라졌다. 과거만 해도 방콕의 '밤'이라고 하면 어딘가 퇴폐적인 환락가가 떠올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연인, 친구, 가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세련된 나이트 라이프가 여행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행에 따라 뜨는 동네도 있다. 예전엔 오직 배낭여행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카오산 로드'뿐이었다면, 요즘은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싸톤'이나 '방락', '쑤꿈윗' 지역이 뜨고 있다. 특히 이 동네는 밤이면 화려한 클럽이나 재즈바, 루프탑 바가 문을 열기에 멋진 밤 문화를 체험하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나처럼 여자 혼자 방콕 자유여행을 떠나온 사람이라면 밤 거리를 쏘다니는 것이 다소 걱정될 법도 한데, 이런 지역들은 치안도 안전할 뿐 아니라 보다 스타일리시하게 여행의 밤을 즐길 수 있다.
1. 지상 최고의 야경, 루프탑 바
방콕의 야경은 세계 어느 도시에도 뒤지지 않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그렇다면 야경을 가장 로맨틱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발 아래 세상이 내려다 보이는 루프탑 바에 앉아 달콤한 칵테일 한 잔과 함께 야경을 감상하는 것이리라.
야경으로 유명한 루프탑 바를 꼽자면, 르부아 호텔의 '시로코(Sirocco&Sky Bar)'와 반얀트리 호텔의 '버티고&문바(Vertigo & Moon Bar)', 쎈타라 그랜드 호텔의 '레드 스카이(Red Sky)',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스리 식스티(Three Sixty)' 등이 유명하다. 낮에 돌아다니느라 지쳤다면 잠시 초고층 건물의 꼭대기에서 서늘한 밤 바람을 맞으며 칵테일 한 잔 하는 호사를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 반얀트리 호텔 입구의 부처상. 동양적인 테마로 호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반얀트리 호텔 63층의 스카이바인 '버티고 앤 문바(Vertigo & Moon Bar)'
나의 선택은 반얀트리 호텔 63층의 스카이바인 '버티고 앤 문바(Vertigo & Moon Bar)'. 내가 묵은 룸피니 호텔과 룸피니 역에서 걸어서 10분~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여서 늦은 밤 멀리 택시를 타고 오가는 부담이 덜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반얀트리 호텔 맨 꼭대기에 도착하자 발 아래 멋진 별천지가 펼쳐졌다. 초고층 빌딩 옥상에서 방콕의 야경을 내려다 보니 아찔하면서도 황홀한 기분이 몰려온다. 바람이 산들 부는 지상 63층 오픈 루프탑 바에서 감미로운 재즈 음악을 들으며 칵테일 한 잔을 마시고 있자니 여기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던 '세상의 끝'인가 보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 내가 이 야경을 보러 방콕에 왔나 보다!' 하는 탄식이 절로 터져나왔다. 너무나 아름다워 도리어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무려 63층. 척 봐도 고급스러운 바. 그렇다면 가격도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그러나 염려마시라. 칵테일 한 잔 가격은 350~400밧 (한화 12,000원~14,000원) 내외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 이토록 멋진 야경을 만날 수 있는 것 치곤, 아주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식사는 제법 가격이 있는 편이다. 연인이나 가족과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문바'가 아니라 '버티고'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밤 10시가 지나면 문바는 태국의 멋진 선남 선녀와 외국인들로 바글바글하다. 버티고에서는 가족이나 연인들이 저녁을 먹고, 문바에는 주로 가벼운 칵테일을 즐기는 외국인들과 커플, 가족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 혼자 문바에 앉아 있자니 역시 두고 온 가족들이 그립다. 다음 휴가에는 꼭 함께 와야지 하고 다짐을 해 본다.
호텔의 루프탑 바는 드레스 코드를 신경쓰는 것이 좋다. 남자라면 자켓, 여자라면 원피스 정도는 입어야 한다. 샌들이나 백팩, 민소매와 반바지는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문바에는 좌석이 그리 많지 않아서 바로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오래 죽치고 있기 보다는 야경을 감상하고 금방 내려가는 분위기라 조금 기다리면 된다. 단, 비가 오는 날은 영업을 하지 않으니 참고할 것.
Information
- 찾아가는 길: MRT 룸피니 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 주소: 21/100 South Sathon Road Sathon, Bangkok 10120, Thailand
- 전화: 66 (0) 2679 1200 E-MAIL bangkok@banyantree.com
- 운영시간: 버티고(레스토랑) 18시~23시, 문바 17시~01시
- 홈페이지 : http://www.banyantree.com/en/bangkok
2. 모던 야시장, 아시아티크
▲ 아시아티크 메인 스트리트의 모습
방콕 남쪽, 차오프라야 강변에 새롭게 들어선 유럽풍 야시장인 '아시아티크'는 해질 무렵부터 더욱 활기를 띤다. 방콕 최대 규모의 야시장인 아시아티크는 한국의 명품 아울렛처럼 잘 꾸며놓은 쇼핑 빌리지로, 멋진 레스토랑과 로맨틱한 조명의 거대한 대관람차가 도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히 뭘 사지 않고 아이쇼핑을 하는 데이트 족에게도 낭만적인 데이트 코스로 그만일 만큼 분위기가 좋다.
한국에도 널리 확산되고 있는 명품 아울렛과 비슷한 유럽풍 아케이드로 1,500여 개의 상점들이 유통 과정 없이 직거래되는 구조라 저렴한 가격에 좋을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원한 차오프라야 강의 강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밤 산책을 하거나 노을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기에 딱히 쇼핑이 목적이 아니라도 찾아오기 좋은 곳이다.
다만 시장 특유의 북적이고 시끄러운 분위기는 적어 '야시장' 특유의 흥겨움을 기대한다면 조금 부족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깔끔하고 잘 정리된 쇼핑 타운을 구경하며 방콕의 최신 유행을 보고 싶다면 여기만한 곳도 없다.
아시아티크는 크게 4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시계탑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작은 숍들이 밀집한 차런크룽 구역, 디자이너의 공예품을 파는 팩토리 구역, 서양식 라이프 스타일과 음식을 접할 수 있는 타운 스퀘어 구역, 차오프라야 강의 노을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워터 프런트 구역이다.
▲ 곳곳에 즐비한 레스토랑의 모습 / 저렴한 가격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 한국의 대표 길거리 음식인 떡볶이 가두 매장(왼쪽)과 ‘닥터피시’로 불리는 가라루파 체험을 하는 사람들(오른쪽)
▲ 길거리에서 캐리커처를 그리는 화가들도 만날 수 있다.
▲ 타운 스퀘어 지역의 세련된 레스토랑들 / 그 중 인기있는 Why 97의 모습
▲ 트랜스젠더 공연이 열리는 칼립소 극장
▲ 방콕 쇼핑 필수 코스! 나라야 매장
강바람을 맞으며 차오프라야 강을 가로지르는 보트 셔틀도 밤에는 더욱 낭만적이다. :)
5성급 호텔에서는 무료 셔틀을 운영하니, 한번 확인해보도록 하자.
Information
- 찾아가는 법: BTS 사판탁신 역 샤톤 선착장에서 15분마다 셔틀 보트 운행
- 주소 : 2194 Charoenkrung Rd., Wat Prayakrai, Bangkoleam, Bangkok 10120, Thailand
- 전화: +66 2 108 4488
- 운영시간 : 오후 5시~ 밤 12시
3. 볼거리와 쇼핑이 어우러진 곳, 씨암
서울의 명동, 혹은 여의도에 해당하는 라차프라송 지역에는 씨암파라곤과 마분콩(MBK) 등 방콕의 주요 쇼핑몰이 위치해 있고 각종 글로벌 기업과 은행 본사가 몰려 있어 태국 엘리트들의 집합소라고 부린다. 그 중에서도 씨암(Siam, '암갈색'을 뜻하는 태국의 옛 국가명칭) 지역은 씨암 파라곤과 씨암 스퀘어, 씨암 센터 등 복합 쇼핑몰이 즐비해 태국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다.
씨암 파라곤과 씨암센터는 분수대가 있는 광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영화관, 수족관, 서점, 학원, 팬시용품, 가방, 신발, 악세서리 가게 등이 밀집해 있어 태국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다. 특히 씨암 파라곤은 2012년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올라온 곳으로 손꼽힐 만큼 인기 만점. 1층에는 명품 브랜드가 자리하고, 지하의 고메 마켓에는 전 세계의 모든 식재료를 모아놓은 듯한 거대 규모의 식품관이 있어 깜짝 놀라게 된다.
나는 일정의 마지막 날, 공항 가기 전에 씨암에 들러 쇼핑도 하고 고메 마켓에서 식재료도 사느라 마음이 바빴다. BTS로 씨암 역에 내리면 대부분의 쇼핑몰이 도보 5분~10분 거리에 있어 편리하고, 쑤완나품 공항과의 거리도 30분 이내라 부담스럽지 않으며 고메 마켓에서는 짐을 맡아주는 서비스까지 있으니 돌아가는 길 쇼핑에도 최적이다.
▲ 태국에서도 인기있는 소녀시대! 한류 붐이여 널리 퍼져라~
▲ 씨암센터 지하의 푸드코트
▲ 씨암파라곤 맨 윗층에 위치한 멀티 플렉스
▲ 씨암파라곤 지하의 고메 마켓
▲ 씨암 파라곤 지하에 위치한 수족관, 씨암 오션월드
Information
- 시암 파라곤 찾아가는 법: BTS 시암역 2,4,6번 출구와 연결
- 주소 : Siam Square, Rama, 1Road Bangkok
- 영업시간: 오전 10시~저녁 9시
여자 혼자 떠나는 나홀로 방콕 여행. 전통적인 태국의 역사 문화 탐방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브런치와 쇼핑, 마사지, 재즈바, 애프터눈 티 등 방콕의 트렌디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빡빡한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쉬엄쉬엄 방콕 시티라이프를 즐기다보면 '힐링'은 덤으로 얻어진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분 전환 하기에 더 없이 좋았던 이번 방콕 여행. 벌써부터 그 후덥지근한 공기가 그립다.
첫댓글 짝.짝.짝..!!!
저도태국엄청좋아하고자주가는데요. 아시아티크는아직못가봤네요 가봐야겠어요^^
구경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