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묵상과 기도
‘재의 수요일’에 사순 시기를 시작합니다.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신자들의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여서 ‘재의 수요일’이라는 이름이 생겨났습니다.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나뭇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이마나 머리에 얹으면서, ‘사람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가르침을 깨닫습니다(창세 3,19 참조). 오늘 재의 수요일에 단식과 금육을 함께 지킵니다.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 만찬 성 목요일 미사 전 까지 입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그분의 파스카 축제를 준비합니다. 사순은 '사십 일'의 뜻으로 성경에서 공동체가 중대한 일을 앞두고 준비하는 기간을 상징합니다. 모세는 십계명을 받기전에 사십 일 동안 시나이 산에 머물렀고(탈출 34,28 참조), 엘리야은 호렙산까지 사십 일을 걸었으며(1열왕 18,8절 참조),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 사십 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하며 유혹을 받으셨습니다(마태 4,1-2). '사십'의 영적 의미는 자유와 해방의 뜻있으며, 우리는 이 사순 시기에 하느님을 만나며 그분의 말씀을 듣고 회심과 쇄신과 개선을 위한, 곧 자신과 공동체의 복음적 쇄신을 이루고자 노력 합니다.
이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기도와 전례에 참여하고, 희생과 사랑과 절제, 곧 자선을 통해서 자기 내적 쇄신과 개선에 동참합니다.
회상과 성찰
-. 지난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지난 시간, 어제 등을 걸어온 길. 자리, 만남, 대화를, 나의 모습과 말과 행위를 바라봅니다.
-. 선과 진리, 사랑과 자비 기준으로 나의 허약함과 허물, 그릇됨과 악습 등을 바라 봅니다. 회개, 개선, 결심, 자선 등 생각합니다.
-. 내 안에 살아계신 주님, 자비하신 그분의 현존을 바라봅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리고 나의 바람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또 그분의 말씀을 듣습니다.
-. 감사의 마음으로 다짐과 실천의 내용을 기도로 바칩니다.
말씀 묵상
주님의 말씀이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
그가 다시 후회하여 그 뒤에 복을 남겨 줄지 주 너희 하느님에게 바칠 곡식 제물과 제주를 남겨 줄지 누가 아느냐? 너희는 시온에서 뿔 나팔을 불어 단식을 선포하고 거룩한 집회를 소집하여라.
백성을 모으고 회중을 거룩하게 하여라. 원로들을 불러 모으고 아이들과 젖먹이들까지 모아라. 신랑은 신방에서 나오고 신부도 그 방에서 나오게 하여라.
주님을 섬기는 사제들은 성전 현관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아뢰어라. “주님, 당신 백성에게 동정을 베풀어 주십시오. 당신의 소유를 우셋거리로, 민족들에게 이야깃거리로 넘기지 마십시오. 민족들이 서로 ‘저들의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하고 말해서야 어찌 되겠습니까?”
주님께서는 당신 땅에 열정을 품으시고 당신 백성을 불쌍히 여기셨다. 요엘 2,12-18
형제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권고하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빕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2코린 5,20─6,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마태 6,1-6.16-18
실천
오늘 재의 수요일. 회개와 참회, 진리와 사랑의 길을 위한 사순절을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온 백성에게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기 전 광야에서 사십 일동안 유혹자로 부터 유혹을 받으며, 단식과 함께 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해방을 위한 이집트 탈출과 새로운 땅에 들어가기 위한 광야의 생활과 하느님 말씀 들음을 통하여 정화의 시기를 가졌습니다. 엘리야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공동체를 위한 예언과 건설을 위해서 그 길을 걸었습니다.
사순 시기를 시작하면서, 무엇보다도 우리의 생활과 삶에서 예수님의 걸어가신 길. 구원의 선포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묵상합니다. 이에 따라 기도하고 전례에 참석하고, 절제와 희생, 사랑과 나눔, 복음적 쇄신과 복음 선포에 지향을 두고 생활합니다. 죄를 고백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하느님과 화해하며 복음의 길로 나아갑니다.
마침 기도
오늘은 재의 수요일에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께 간절히 청합니다. “주님, 저의 허물과 죄를 용서 청하고 회개합니다. 선과 진리, 사랑과 자선을 하고자 하오니, 우리의 길을 새롭게 하고 봉헌하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바칩니다.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