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기생으로 알고 있는 논개, 그는 기생이 아닙니다. 최경헌의 부실이었습니다. 엄연히 한 지아비를 섬기던 여인이었습니다. 열일곱에 최경회 장군의 부실이 된 후 지아비가 임진왜란으로 세상을 뜨자 복수를 위해 잠시 기생으로 변신한 겁니다. 여인의 몸으로 왜장들의 술자리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었으니까요. 예나 지금이나 나라를 위해, 어쩌면 지아비를 향한 지고지순한 마음으로 자기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트래블리더들을 기다리던 장수군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더해진다. 가만, 진주성 촉석루 지척에도 의암이 있지 않던가. 그곳에서 논개는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뛰어들었다. 그의 나이 방년 스물이었다. 논개사당을 '의암사'라고도 하는 이유다. 이곳 장수 장계면 태생의 논개는 최경회 장군을 따라 거처를 옮긴 진주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렇듯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면 같은 이름의 인물이 여러 다른 장소에서 발견되곤 한다. 경치 좋은 곳의 정자나 누각의 현판에서 빠지지 않고 만나게 되는 우암 송시열이나 퇴계 이황 선생 같은 독보적인 존재들을 필두로.
한참 어른일 것 같던 논개가 열심히 설명을 들으며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는 트래블리더 여학생들과 비슷한 나이였다니. 얼굴도 남아있지 않은 상상으로 그려진 논개의 초상화 앞에서 그가 편히 쉬기를 기원해본다. 꽃이 폈다며 신이 난 트래블리더들은 사당 앞 호수(두산제)를 산책하기 바쁘다. 일정상 논개를 뒤로 하고 방화동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아직 신록은 솟지 않았지만 맑은 물줄기는 속살을 드러냈다. 자연학습장과 모험놀이장, 삼림욕장과 풍부한 물줄기를 품은 방화동자연휴양림에서 잠시 쉬었다. 흙길이건 물길이건 가리지 않고 미션완수를 위한 트래블리더들의 노력이 눈물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