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을 두 주 앞두고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큰 불이 났다. 화재는 지난 24일 오전 2시 1분께 남구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안에 있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1천21㎡규모의 1층짜리 수산물종합동에서 발생해 2시간 가까이 지속되다 소방당국에 의해 진화됐다. 불이 난 수산물종합동에는 생선을 파는 가게부터 정육, 고래고기 판매점, 횟집 등 78개 점포가 입주해 있었는데, 이번 화재로 이 모든 점포가 완전 전소해 처참히 무너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3억 5천만 원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소방방국은 추정하고 있다.
화재현장을 찾은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특히 오는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두고 대목장을 대비해 미리 넣어놓은 제수용품 등이 화마로 사라진 상태라 그 당혹스러움과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설 명절을 코앞에 둔 상황이라 무리를 해서라도 대목장을 위해 점포 냉장고에는 생선이나 고기 등 제수용 재료들이 가득했을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이들 점포에서 좋은 품질을 먼저 확보하느라 미리 구입한 재료들을 가정에서 따로 보관할 곳이 없어 단골 점포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명절 전날 찾아가기도 한다. 상인들은 그 비용까지 충당해야 할 상황이라 그 피해는 더 심각하다.
이번 화재사고는 경기한파로 가득이나 힘든 소상인들에는 날벼락이다. 울산시에서도 이번 화재 피해회복을 위해 정부에 2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신청하고 시 차원의 필요한 조치를 다하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다면 관련 기관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실 농수산물시장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도 추석명절 6일을 남겨두고 큰 불이 난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9월8일 오후 6시께 이번에 불이 난 수산물종합동 옆에 있는 종합식품동에서 불이 났다. 당시 입점해있던 48개 점포 중 4개 점포가 전소 또는 반소됐다. 그런데 3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큰 불이 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화재가 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국비와 시비 71억 원을 들여 1990년 3월에 개장했다. 4만1천㎡부지에 도매시장과 소매시장 2개동 씩 총 1개 건물이 들어서 있다. 30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보니 공간이 협소하고 거물이 노후화돼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하지만 건물을 재건축 할지, 이전할지를 놓고 10년 이상 논쟁만 이어오고 있다.
시장 재정비 자체가 이번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화재는 낡고 노후 된 시설에서 빈번히 발생한다는 통계결과를 놓고 보면 이번 화재사고와 전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이제라도 낡고 비좁은 울산농수산물시장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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