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실격'.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억울한 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의 멋진 역주 모습.(솔트레이크시티=AP)
'비록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그의 플레이는 분명한 1위.'
미국의 일방적인 편파판정으로 인해 금메달을 순식간에 빼앗긴 김동성은 한국이 자랑하는 쇼트트랙 세계 제 1인자다. 쇼트트랙 세계랭킹 1위인 김동성은 지난 나가노올림픽 에서 막판 '스케이트날 내밀기'라는 신기술을 선보이며 2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사실상 '세계챔피언'과 다름없는 김동성. 하지만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 올림픽에서는 잇딴 편파판정으로 인해 3차례의 금메달 기회를 놓쳐 버렸다.
불운은 지난 14일 남자 5000m 계주에서 시작됐다. 팀동료 민룡(계명대)이 미국의 러스티 스미스에게 밀려 넘어졌지만 심판진은 민룡의 무리한 플레이를 지적해 한국 팀에게 실격판정을 내렸다. 가장 확실하던 한국의 금메달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17일에도 김동성은 또한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남자 1000m에 출전한 김동성은 준결승에서 중국의 '반칙왕' 리자준에게 무릎을 잡혀 넘어졌지만 실격패를 당한 것은 오히려 김동성 이었다.
두차례의 큰 시련을 겪은 김동성. 그러나 그의 굳은 결의는 그대로였다. 다른 선수들의 반칙과 심판들의 편파판정이 막더라도 김동성은 오로지 '실력'으로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로 1500m에 출장했다. 김동성은 2차례의 억울한 판정에 대한 '분노의 역주'를 펼치며 떳떳하게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심판들은 또다시 그에게 '실격판정'을 내렸다. 마지막 바퀴에서 오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것이 실격판정의 이유였지만 누가 보아도 그것은 정당한 레이스였다.
미국의 텃세와 오노의 '영웅만들기'의 희생양이 된 김동성. 하지만 매경기 마다 보여주는 그의 놀라운 스퍼트는 기량면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드러냈었다. 김동성은 비록 심판의 편파판정과 다른 선수들의 반칙으로 인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경기의 분명한 1위는 김동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