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은 눈도 입도 맛있었다
포항~부산, 여름 동해안 볼방&먹방 여행
여름의 끝을 잡고 동해안 남부를 대표하는 미녀 해안, 포항과 부산 볼방&먹방 여행을 준비했다. 전국민의 해돋이 명소 호미곶을 필두로 죽도시장, 내연산까지 품은 포항을 지나 말이 필요없는 해양도시 부산으로 넘어간다. 남포동, 해운대에 기장을 더해 조금은 색다른 부산여행을 만들어봤다. 물회부터 대게까지, 넉넉한 동해가 품은 먹거리는 보너스다.
2014 포항국제불빛축제 ‘뮤직불꽃쇼’. 지금부터 동해안 먹방, 축제의 시간이 시작된다!
산업과 문화 모두 잡은 포항…호미곶·죽도시장·내연산까지 볼거리 풍부
미리 고백한다. 물회 전문점 <환여횟집>이 자리한 영일대(북부)해수욕장에서 포항국제불빛축제를 보고 해운대로 넘어가 ‘부산바다축제’까지 즐기려던 야무진 ‘한여름밤의 꿈’은 태풍과 함께 사라졌다. 그래도 포항~부산은 ‘먹방’만으로도 충분한 동선이다.
[왼쪽/오른쪽]여름철 계곡트레킹 명소로 꼽히는 포항 내연산 청하골 / 포항 해돋이 명소 호미곶 상생의 손
먼저 포항부터 가보자. 2014년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10년 넘는 시간 동안 포항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자리 잡았다. 매년 주제를 갖고 짧게는 하루나 이틀에서 길게는 열흘까지 진행된다. 2014년 올해에는 ‘영일만, 불빛에 물들다’를 주제로 7월31일부터 나흘간 영일대해수욕장, 포항운하, 형산강체육공원 일대에서 펼쳐졌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뮤직불꽃쇼’는 태풍으로 취소된 마지막날을 뺀 축제기간 내내 밤 9시부터 10분간 진행됐다.
포항국제북빛축제. 폭죽 종류에 따라 밤하늘에 그려지는 그림이 달라진다.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는 포항 별미 물회
[왼쪽/오른쪽]고래고기 / 문어
자, 다음 포항 여행지를 살펴보자. 불빛축제는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만큼 낮 시간대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행의 묘미를 ‘식도락’이라 여기는 미식가라면 포항 별미 고래고기와 물회, 문어 등을 맛볼 수 있는 죽도시장 구경을 추천한다. 얼큰한 매운탕이 세트로 나오는 포항의 물회는 애주가들에게는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참한 안주다. 과메기는 찬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니 패스. 대게 산지로 알려진 포항 후포항은 찬바람 부는 제철이면 상당히 저렴하게 대게를 맛볼 수 있으니 기억해 두자. 그래도 평균적으로 몸값 귀하신 국산 대게가 부담스럽다면 계절에 상관없이 러시아산으로 맛봐도 무방하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포항 북쪽에 자리한 내연산(710m) 청하골로 짧은 피서를 떠나보자. 열두개의 폭포를 품은 청하골을 안고 있어 여름이면 계곡 트레킹 코스로 찾는 이들이 많다. 굳이 정상까지 갈 필요 없이 내연산이 품은 물줄기, 청하골(20km)을 따라 쉬엄쉬엄 놀다 와도 충분하다. 상생폭․보현폭․연산폭․은폭 등 열두개의 폭포 이름들을 맞춰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폭포가 여럿이니 꼭 챙겨야 할 이도 알아가자. 쌍둥이처럼 두 개의 물줄기가 흐르는 상생폭, 그리고 연산폭 바로 아래로 이어지는 관음폭. 이 둘은 더위에 지친 심신을 한껏 달래줄 것이다.
포항 내연산 보경사 지척의 적송 숲
내연산을 찾았다면 천년고찰 보경사도 빼놓을 수 없다. 보경사는 602년 신라 진평왕 시절, 진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대덕 지명법사가 창건한 사찰. 오랜 시간을 품은 만큼 원진국사비(보물 제252호), 원진국사부도(보물 제430호),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 등의 보물이 안겨있다. 보경사 뒤 적송 숲에 자리한 보물 원진국사부도는 놓치지 말자. 보물도 보물이지만, 보물찾기 하러 가는 길에 만나는 붉은 소나무들이 아름답다.
맛과 멋의 부산, 말이 필요 없어예!
이 정도로 포항을 살폈다면 부산으로 넘어가보자. 7번국도를 타고 경주 내륙을 거쳐 가도 되고 구룡포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경주 해안(감포)을 따라 가도 된다. 다만 이번 기사에서는 먼저 부산 기장으로 들어설 예정이기에 31번국도에 올라 해안 따라 가는 길을 추천한다. 부산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기장을 설명할 때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가 떠오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부산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부산과는 조금 다른 색깔을 지닌 덕분이다.
기장시장 대게 골목
부산의 북쪽 관문 기장 별미로 꼽히는 대게
기장에서는 기장시장에서 대게를 맛보고 대변항 지척에 자리한 연화리 해물촌에서 싱싱한 해산물과 전복죽을 맛보면 된다. 기력이 딸린다면 기장 별미, 짚불구이 곰장어도 있다. 곰장어야 부산의 별미로 첫손에 꼽히지만 대게는 아무래도 부산보다는 더 북쪽에 자리한 동해안 별미. 때문에 부산과 대게는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기장과 대게는 입에 착 붙는다. 대게는 기장시장에서 kg에 3만5000원부터 맛볼 수 있다. 다리가 하나둘 떨어진 ‘찔찔이’는 좀 더 저렴하게 맛볼 수 있으니 가격흥정을 위한 히든카드로 써먹자.
부산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한적한 대변항에서 해운대의 인파를 감당할 마음의 준비를 한다. 광안리도 있고 송도도 있지만 그래도 여름엔 해운대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부산바다축제는 ‘축제의 바다 속으로’를 슬로건으로 해운대ㆍ광안리ㆍ송도ㆍ송정ㆍ다대포해수욕장 등 부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에서 펼쳐졌다. 여름 해변콘서트를 개막행사로 다양한 문화공연이 진행됐다. 태풍으로 축제 기간 중 행사가 취소된 날도 있지만 파도로 일렁이는 여름 해운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달맞이길에서 바라본 해운대
태풍으로 수영금지. 2014년 8월2일 해운대
해운대를 따라 동백섬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가볍게 몸을 풀어본다. 광안대교 야경은 여전하다. 출출해지니 돼지국밥, 밀면, 비빔당면, 냉채족발, 씨앗호떡까지 생각나는 먹거리들이 가득이다. 대부분 남포동 국제시장 지척에서 쉽게 맛볼 수 있다. 일단 해운대에서는 달맞이공원 자락에 올라 여유있게 차를 한잔 하고 미포나 청사포 즈음에서 바다와 마주하고 조개구이나 장어구이를 맛보자.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이 있는 남포동과 해운대는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거리인 만큼 한 번에 한 지역씩 몰아보는 편이 좋다. 해운대에서는 해수욕과 여유를 남포동에서는 구석구석 알찬 먹방을 추천한다.
[왼쪽/오른쪽]부산 별미 첫손에 꼽히는 돼지국밥 / 밀면
당면을 매콤새콤 양념에 비벼 맛보는 비빔당면 / 여름철 인기메뉴 부산식 따로김밥
가장 유명한 국제시장. 앞서 소개한 먹거리만 맛봐도 시간은 금방이다. 이미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더는 설명이 필요없다. 다만, 국제시장이 품은 또 하나의 쇼핑천국! 구제시장은 놓치지 말자. 여름 원피스 한 벌이 5000원부터 시작한다. 보석같은 눈과 날씬한 몸매를 지닌 그대는 이곳에서 떠날 수 없으리라! 마무리는 역시 자갈치시장. 혼자가도 2만원이면 회 한점에 소주 한잔 더할 수 있으니 어찌 부산을 외면할 수 있을까.
여행정보
1.주변 음식점
*포항
춘원식당 : 우리밀칼국수, 산채요리 / 북구 송라면 / 054-262-1170 / korean.visitkorea.or.kr
삼보가든 : 우리밀칼국수, 산채요리 / 북구 송라면 / 054-262-2224 / korean.visitkorea.or.kr
환여횟집 : 물회 / 북구 두호동 / 054-251-8847 / korean.visitkorea.or.kr
*부산
할매가야밀면 : 밀면 / 중구 광복로 56-14 / 051-246-3314 / korean.visitkorea.or.kr
18번완당집 : 완당 / 중구 비프광장로 31 / 051-245-0018 / korean.visitkorea.or.kr
동래할매파전 : 동래파전 / 동래구 명륜로 / 051-552-0791~2 / korean.visitkorea.or.kr
2.숙소
*포항
연산온천파크 : 북구 송라면 / 054-262-5200 / korean.visitkorea.or.kr
애플트리호텔 : 남구 상도동 / 054-241-1234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부산
게스트하우스코리아 부산역 : 동구 중앙대로 / 051-464-5800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 051-742-2121 / korean.visitkorea.or.kr
토요코인 부산해운대 : 해운대구 달맞이길 / 051-256-1045 / korean.visitkorea.or.kr
첫댓글 볼방&먹방 여행... 참. 뭔 소린지.
왜정 때 일본말 안 섞으면 식자 취급 못 받았고 요즘은 영어 모르면 인간도 아닌듯이 여겨지는 세태에
이젠 뭔 소린지도 모를 볼방, 먹방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