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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의 유고집 <팡세>를 번역한 책. <팡세>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인간의 문제를 진지하게 추구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애독되고 있는 파스칼의 정신적 유산이다. 인간이 갖는 위대함과 비참함을 꿰뚫어 보고 그 존재의 구원을 찾고자 한 철학자 파스칼의 사상이 담겨 있다.
<팡세>는 압축되고 요약된 945개의 단장과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단장이나 단편이 전체 구성에서 차지하는 기능과 역할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며, <팡세>에 담긴 파스칼의 사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양장본]
저자소개
1623년 6월 19일, 프랑스 오베르뉴의 클레르몽 페랑에서, 고등 세무원장인 아버지 에티엔 파스칼과 어머니 앙투아네트 베공 사이에서 태어났다. 3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8세 때 가족이 파리로 이주하였다. 12세의 파스칼이 유클리드 제32명제를 푸는 것을 목격한 아버지가 크게 놀라며, 그때부터 수학과 기하학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14세 때부터는 당대 과학자들의 모임인 메르센 아카데미에 출입하였다. 1940년 17세 때에는『원추곡선론』을 발표하고, 2년여에 걸쳐 계산기를 제작하였다. 24세 때에는 ‘진공’에 관한 실험을 실시하여 그 결과를『진공에 관한 새 실험』에서 발표하였다. 이를 계기로 데카르트 및 노엘 신부 등과 일련의 논쟁을 벌인다. 그는 1654년까지 자연과학과 수학, 기하학 등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보였다. 파스칼은 제1차 회심(1646년), 아버지 에티엔의 죽음(1651년), 사교 생활(1651~1654년), 제2차 회심(1654년) 등의 일련의 체험을 통해 이후 기독교의 원리 탐구와 인간과 신에 대한 사색에 전념한다. 1655년에는 포르루아얄 데 샹에 체류하면서, 철학과 종교에 관한 대화를 드 사시와 주고받는다. 이때『그리스도의 생애 약전』과『기하...학적 정신』을 쓴 것으로 추정한다. 1656년부터 장세니스트들에 대한 예수회의 비난이 점차 격화되자,『한 지방인에게 보내는 편지』(일명『프로뱅시알』)이라는 글을 통해 장세니스트들을 변론하는 데 앞장을 선다. 1658년부터는 기독교를 반대하는 이들에 대항하기 위해 ‘기독교 호교론’를 쓸 구상을 시작하였다. 1659년부터 건강이 현저하게 악화되었고, 1662년 8월 19일 지병이 악화되어 39세를 일기로 생을 마친다. 1670년에는 파스칼의 유고 출판이 성사되어, 그의 조카 에티엔 페리에가 서문을 쓴『종교 및 기타 주제에 관한 파스칼의 사상』(『팡세』초판본)이 출간되었다.
목차
제1권
제1부 파스칼 자신이 나눈 짧은 글들
1 순서
2 헛됨
3 비참
4 인간의 비통과 본질적인 특성
5 결과의 이유
6 위대함
7 모순
8 오락
9 철학자들
10 지상선
11 APR
12 시작
13 이성의 굴복과 행사
14 신을 증명하는 이 방법의 우월성
15 인간을 아는 것으로부터 신에게로 옮겨감
16 다른 종교들의 거짓됨
17 종교를 사랑스러운 것으로 만들 것
18 그리스도교의 기초와 이의에 대한 답변
19 율법이 상징이었다는 것
20 랍비 교설
21 영속성
22 모세의 증거
23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
24 예언
25 특수한 사정
26 그리스도교의 도덕
27 결론
제2부 나누어지지 않은 짧은 글들
제2권 다른 몇 가지 문제에 대한 명상
제1부 개인적인 명상 초고
제2부 여러 가지 조각글
제3부 기적에 대한 명상
주해
파스칼의 생애와 사상
1 첫머리
파스칼의 시대-파스칼의 생활과 업적
2 파스칼의 생애와 사상
어린 시절/루앙 시대/최초의 회심/사교생활
결정적 회심/포르루아얄/프로뱅시알/만년
3 파스칼의 인간론적 사상
기하학적 정신과 섬세한 정신
생각하는 갈대/기분전환
파스칼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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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생각하는 갈대
“사람은 하나의 갈대에 지나지 않으며, 자연계에서 가장 약한 자이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를 부수는 데에는 온 우주가 무장할 필요가 없다. 한 줄기의 증기, 한 방울의 물로도 넉넉히 그를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부수어 버린다 해도 사람은 그를 죽이는 그것보다 훨씬 고귀한 것이다. 그는 자기가 죽는다는 것과 우주가 자기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주는 그런 것을 도무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존엄성은 완전히 생각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채울 수 없는 공간과 시간으로서가 아니라, 이것, 즉 생각으로 우리의 가치를 올려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올바르게 생각하도록 힘쓰자. 이것이 도덕의 근본이다.”
이렇게 파스칼은 인간의 ‘사고의 위대함’, ‘생각하는 것의 존엄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말은 ‘사유의 존엄함’ 또는 ‘인간의 나약함’같은 단순한 개념 이상을 의도하고 있으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파스칼이 말한 이 ‘사고의 위대함’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와도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다. 데카르트의 명제가 존재와 그 인식에 관한 것이라면, 이 ‘생각하는 갈대’는 인간 존재의 실상을 언명하고 있는 것이다.
신체, 정신 그리고 사랑의 질서
파스칼이 무엇보다도 그 생애를 통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졌고 또 주된 목적으로 삼았던 것은, 잃어버린 영혼을 설득과 논증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신앙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먼저 스스로 신앙의 길에 들어간 파스칼은 다른 사람들이 신앙에 눈을 뜨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파스칼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그의 말 ‘생각하는 갈대’로만 연상할 수 있는 단순한 철학자는 아니다.
《팡세》에서 볼 수 있는 파스칼의 그리스도교적 변증론(비신자를 신앙으로 이끌기 위한 이론)의 방법은 3단계로 분류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인간을 ‘비참함’과 ‘위대함’의 모순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인식에서의 오류, 사교생활에서의 기만, 정치권력의 부정 등은 인간의 ‘비참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인간은 진리와 선을 추구해마지않는 ‘생각하는 갈대’이다. 즉 인간은 ‘사고’에 있어서는 ‘위대’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이러한 인간의 모순을 구제하는 것으로서 ‘철학’이 음미된다. 그런데 ‘철학’ 중에서도 독단론(교조론 도는 反수정주의)과 회의론의 대립, 그리고 스토아주의와 에피쿠로스주의의 대립은 풀리지 않은 채 그대로 남게 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역시 종교가 대두된다. 파스칼은 여기서 인간의 모순을 설명하고, 거기서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종교는 그리스도교라고 주장한다. 파스칼은 이 같은 3단계의 비약, 즉 인간의 비참함에서 철학으로, 철학에서 종교로의 비약을 인간적 삶의 3단계로 하여, ‘신체의 질서’, ‘정신의 질서’, ‘사랑의 질서’라 불렀다. 이 3질서설은 파스칼의 ‘변증론’ 전체, 나아가서는 그의 사상 전체의 구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대에도 살아있는 파스칼의 사상
파스칼은 독특한 존재이며, 어떠한 철학자의 범주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유명한 파스칼 연구가인 자크 슈발리에가 말했듯, 파스칼의 철학은 그가 살면서 체험한 모든 것에서 나온 것이다. 파스칼의 생애 자체가 곧 그의 사상이다. 파스칼의 사상은 영혼의 깊이를 더해 가는 생활과 함께 그 속에서 발전한 것이다.
파스칼은 단순히 ‘역사상의 인물’로만 치부할 수 있는 철학자가 아니다. 그의 사상은 현대에도 살아 있고, 지금도 그의 저서가 널리 읽히고 있다.
파스칼의 사상에는 수학, 물리학, 인간론, 그리스도교의 세 가지 측면이 있다. 같은 사람의 사상이기에 이 세 가지 측면은 서로 관련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단절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단절이 있다는 것이 그의 사상적 특징이다. 파스칼은 수학, 물리학에 대해서는 주로 과학사적 관심에서 연구를 하였다. 이에 비해 인간론 측면을 보자면 철학사상에서도 그토록 날카롭게 인간성을 추구한 사상가는 드물 정도이다. 그리고 그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연구 또한 오늘날 종교계에서 매우 중시되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과 자아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팡세》는 영혼을 뒤흔드는 충격을 준다. 인간이 갖는 위대함과 비참함을 꿰뚫어 보고 그 존재의 구원을 찾고자 한 대철학자 파스칼의 사상은 영원히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