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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8월 마지막 날.
토요일 아침.
평균기온, 최고기온, 열대야 일수 8월 역대 기록.
내일부터 열대야 해제.
내일부터 서늘해지는 가을의 길목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뉴스.
점점 절기(節期)가 무색해지고
예로부터 내려오던 하늘과의 약속을 잃어가는 이 땅.
사람이
하루아침에 폭삭 늙어지지 않듯,
우리의 이 땅도 내일 당장 무에 어떻게 되는 듯하랴마는.
참
엄두내기 힘든 몇십 밤 몇십 날이었다.
내년에도 이럴까!?
우리와 비슷한 위도(緯度)에서 여름에도 눈 내리는 USA가 있는데,
예전과 같은 평온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無理) 아닐까.
지구의 온도가
과거 몇십 년 동안 1.5도 올랐다는데,
이제 0.5도가 더 오르면
이 지구, 이 땅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고 하는데
세계의 정치(政治)는 무엇하고 있나!
그나저나 어쨌거나
6월에 맘먹었 듯 비슷하게
200년, 300년 전에 살았던 옛 조선의 화가들이 그린,
수묵화, 산수화, 지도 등
그림책 다섯 권을 읽다 보니 늦게나마
하나의 여름은 가고 있다.
화천 사창리의 곡운구곡을 필두로
강원도의 실경산수(山水)를 옛사람들이 어떻게 그려
놓았는지 궁금하여 읽기 시작한 책이, 결국은
금강산, 경기와 하삼도, 서울, 제주도 까지,
작가가 발굴한 모든 그림을 눈으로 마주쳤다.
사진과는 또 다른 그림들,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깨닫는 즐거움,
와유(臥遊)하며 떠올리는 그 장관(壯觀)을 되살리는 기쁨,
작가를 통해 본 감히 꿈꾸지 못할 화가의 기막힌 의도,
수없는 발품을 팔아 거의 영혼을 바쳤을 작가의 혼신(渾身).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경구(警句)가
진리(眞理) 임을 새삼 다시 믿는다고 느끼게 해주는
내게는 몰입(沒入)스러운 책이었다.
특히 옛 그림 <강원>, <서울>, <제주>는
이미 알고 있는 곳, 개인적 발자취를 남겼던 곳이라
과거에 본 그 기억들을 그림으로 되살려내게 해주는
즐거움과 재미가 여간(如干) 하지 않았다.
이제
다가올 가을은
적당히 서럽게
적당히 기쁘게
적당히 아름답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기를.
첫댓글 유투님은 무더운 여름을 독서로 해결하셨나봐요.
대단해요~~^^
ㅋㅋㅋ
허구헌 날 하릴없어서리요, 주껬어요^^
C U at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