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water dropwort)
- 영어 : water parsley, water celery, water dropwort
분류 : 채소|
1. 개요
미나리목 미나릿과 미나리속 여러해살이 풀. 주로 동아시아에서 재배한다.
20 ~ 50 cm 정도 길이로 자라는데, 꺾어 보면 줄기 속이 비었다.
7 ~ 9월에 하얀 꽃이 핀다.
2. 설명
특유의 향 때문에 생으로 먹거나 각종 요리에 쓰인다. 특유의 탄성이 있어서 다른 나물과는 달리 식감이 은근히 쫄깃하다.[1] 이 때문에 유부주머니 같은 요리에서 속을 채운 뒤 입구를 봉하고 또한 먹을 수도 있는 끈으로도 많이 쓰인다.[2] 주로 무쳐서 나물로 해서 먹거나, 생선 등을 이용한 탕, 국 요리의 비린 맛을 제거하는 데 많이 사용한다. 그야말로 한국 요리의 허브.
조선 궁중요리 중에는 데친 미나리로 소고기나 계란지단을 돌돌 말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가 있는데, 한식조리기능사 실기에도 나오는 레시피이다. 미나리 향이 원체 강해서 초고추장의 강한 향에도 밀리지 않고 되려 초고추장을 이길 정도. 새콤한 초고추장의 맛과 잘 어울린다. 삼겹살과도 잘 어울리는데, 구운 삼겹살에 생 미나리를 둘둘 말아 먹는다. 봄철 미나리와 삼겹살은 별미다.
미나리로 전을 부치기도 하는데, 물기가 많아 난도가 비교적 높고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린다. 그리고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미나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대부분은 향이 좋긴 한데 너무 강하다고 느끼거나, 또는 애초에 향이 있는 음식이나 나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거부한다.
논처럼 물을 대어 기르거나 아예 무논에다 기르기도 한다. 무논과 비슷한 습지에 미나리를 기르는 곳을 미나리꽝[3]이라고 한다. 이곳은 말 그대로 습지나 다름없기 때문에 거머리 등이 붙어서 오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하며, 농약도 많이 치는 편이므로 잘 씻어서 먹을 것. 미나리꽝이 아닌 일반 밭에서 자라는 미나리는 '돌미나리'라고 달리 부른다.
미나리는 벌레와 질병에 저항력이 강하고 생명력이 끈질기며 물을 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전근대에 미나리꽝은 지금의 하수처리장 같은 역할도 겸했다. 오폐수를 집의 미나리꽝에 버리거나,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큰 물길로 이어지기 전 미나리꽝을 거쳐 가도록 해서 오폐수를 버리면 물을 따라 죽 흘러가다 미나리꽝에서 정화된 후 나가는 식.
대한민국에서는 미나리철인 봄에 미나리 농가에 가면 비닐하우스나 가건물에서 불판, 부루스타, 평상 등을 구비해 두고 삼겹살과 미나리를 함께 파는 간이 식당을 찾아볼 수 있는데, 대부분 허가받지 않은 불법이다. 이런 불법 식당에선 탈세 문제와 설거지 오염수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매년 뉴스에 보도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사실상 눈감아 주고 있는 모양이다. 2021년 3월 KBS 뉴스에 따르면 경주시와 구미시는 이를 엄중히 단속하고 있지만 경산시는 방치하고 있다고 한다.
3. 여담
•향이 매우 강한데, 향신료인 커민, 아니스, 펜넬, 고수 등이 사용 부위는 다르지만 다 미나리와 친척지간이다.
•다이어트에도 좋은 채소이기도 하다. 100 g 기준으로 약 16칼로리. 간에 좋은 채소라고 알려져, 많은 간염 환자들이 녹즙으로 만들어서 섭취한다. 다만 미나리가 간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부족하며, 미나리 또한 채소로서 간에서 해독을 해야하는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어 녹즙으로 섭취할 경우 오히려 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항상 민간요법을 맹신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 후 섭취하도록 하자.
•조선의 교육기관인 성균관 주변에는 성균관 유생들이 먹을 미나리를 많이 재배했다.
그래서 성균관을 미나리 궁이라는 뜻으로 '근궁(芹宮)'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인도에서 들여온 말린 미나리가 후추에 필적하는 귀한 대접을 받았으나,
남부 유럽에 미나리가 전파되어 재배되자 그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다.
•같은 미나리과 풀로 독미나리(Cicuta virosa L.)가 있다. 이름 그대로 독초인데 미나리와 모습이 매우 흡사하며 독성이 강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단 독미나리는 미나리 특유의 향이 없으므로 잘 신경 쓴다면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독미나리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될 정도로 희귀해진 터라 일부러 찾아보려고 해도 찾기 힘들다.
•미나리를 먹으면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을 해독할 수 있다는 민간요법이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아직 테트로도톡신을 확실하게 해독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다만 미나리는 맛과 영양 면에서는 복어와 잘 어울려서 복어 요리에 잘 들어가는데 위 민간요법도 이것이 와전된 듯하다.
•잘 보면 잎사귀와 줄기 끝의 모양이 제법 예쁜지라, 음식 위에 잎사귀만 슬쩍 떼서 장식용 허브처럼 써도 괜찮다.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는 경북 청도군의 한재 미나리가 등록되었다.
•경찰청 본청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渼芹洞)은 미나리밭이 있던 동네라 붙은 이름이다. 미나리 근 자가 지명에 쓰였다.
•가끔 사람 인명으로 쓰는 경우가 있다. '미'를 떼면 여성 인명인 '나리'가 나오기 때문인 듯. 다만 이 경우 나리는 백합을 이르는 순우리말이기도 해서 어디에서 따온 이름인지 좀 애매하다. 왠만해선 사람 이름을 쑥갓이나 상추로 하진 않으니 후자가 유력하지 않을까
•영화 헬로우 고스트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었다.
•동명의 2021년작 영화가 있다. 자세히는 미나리(영화) 문서 참조.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인데, 이들을 한국의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에 비유한 작명이라 한다.
•아이돌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미나(TWICE)의 별명 중 하나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미나리를 생으로 고기에 싸먹거나 하는 습관이 있는데, 생으로 섭취할 경우 기생충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 관련 기사
[1] 그래서 맑은탕이나 매운탕 등에 푹 익혀서 먹어도 제법 아작아작한 식감이 있다.
흐늘흐늘한 채소류를 싫어하고 아작아작 + 즙 많이 나오는 줄기채소의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식감이다.
[2] 유부주머니를 둘둘 감싸서 입구를 봉하는 끈이 바로 미나리.
[3] 한자로는 근전(芹田)이라고 쓴다.
고려사에도 보여 늦어도 고려시대부터 미나리를 키워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중기 문신 안전의 호이기도 하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