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오면 개나리 진달래 울타리 속에 청초하고 우아함으로
온 마음 설레게 하던 목련화 꽃잎 휘날리 더니
님 오시는 길에 깔아드렸나 가시는 길에 뿌려드렸나
목련화도 보이지 않고 님에 흔적도 보이지 않네
내 님은 목련화에 취해 따라 갔나 봐
석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헌화가란 작품이 나옵니다. 어느해 임금의 부인이 험준한 산밑을 지나는데 문득 산 꼭대기를 쳐다보니 아름다운 꽃이 화들작 피어잇어 부인의 마음이 동하게 되고 부인은 잠시 행렬을 멈추게 한다음 동행한 사람들에게 누가 저 꽃을 내게 꺾어줄 수 잇겠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지요. 이떼 하얀수염이 길게 늘어진 어떤 노인이 나타나서 내가 꽃을 꺾어다가 바치겠다고 합니다. 노인은 그 말과 함께 산꼭대기로 바람처럼 올라가 아름답고 향내나는 꽃을 한다발 따서 부인에게 안기고 헌화가를 부르면서 사라집니다.
바로 그 노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이른봄, 아직도 추위가 겁이나 움적달작 못하는 꽃나무들을 젖히고 맨처음 이 세상에 봄을 알리는 목련화, 비록 향기는 그다지 없으나 사람들의 마음속에 사랑의 이름을 되새겨주고 이윽고 시들어서 바람결에 뚝뚝 떨어지는 그 하얀 목련화들은 바로 전세원 로사님의 외롭고 애달픈 옛사랑의 추억을되새겨주는 한줄기 등불과 같은 존재가 아닐런지요?
이렇듯 꽃이 필때가 있고 질때가 있고 사람도 태어날때가 있고 죽을때가 있고 일어날때가 있고 앉을때가 있습니다. 목련화도 보이지 않고 님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고 너무 서러워하지 마세요.언젠가는 그 귀부인이 보앗던 산꼭대기의 꽃을 꺾어다가 바칠 한 사람이 나타나게 되겠지요. 그 사람의 이름은 세상의 끝간데까지 함께하는 하느님이고 메시아인지도 모릅니다.
로사님의 빈마음 속에 헌화가를 부르면서 아름다운 목련화를 가즈런히 놓아줄 그 사람을 기다리세요.그 사람은 로사님에게 인사도 없이 무정하게 떠난 남편이 될수가 있겠고 그분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전하세요.그러면 세상의 모든 뜰녂에 목련화가 만발하고 그 향취가 온세상에 가득할 것입니다. 그때 먼저 목련화를 꺾어 바치세요.목련화진다고 슬퍼하고 애닲아 하지 말고요.귀여우신분(하느님의 눈으로 볼때),사랑스러운분,나보다 추억이 덜한분들에게 좋은 추억많이 만들라고 오늘 성당에 가셔서 기도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