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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 10년, 전혀 건강하지도 문화적이지도 않다
2010년은 우리나라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빈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책임이라는 인식에서 만들어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법 2조5항에는 최저생계비의 뜻을 ‘국민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이라 적고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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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에 책정된 생활기준이 바로 이렇습니다. 2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밥을 먹어야 하고, 팬티 2장으로 1년을 나고, 두루마리 휴지는 1달에 1개만 써야 하며, 영화는 1년에 0.5편, 책은 1년에 1권만 읽어야 합니다. 또한 주거비는 8만7천원이 책정되어 있지만 우리나라 어디에도 그런 집은 없습니다. 동자동의 곰팡이 가득한 쪽방도 월 20만원은 하고, 닭장 같은 고시원도 25만원을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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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일부터 아름다운재단이 지원한 <희망 UP캠페인,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프로젝트가 참여연대의 주관으로 성북구 삼선동과 용산구 동자동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저생계비를 다시 계측하는 2010년을 맞아, 11명의 일반시민들이 현재의 최저생계비를 가지고 빈곤지역 마을에서 실제 한 달을 살아보는 캠페인입니다. 최저생계비는 정부와 전문가로 구성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오는 8월부터 열릴 예정입니다. 체험단은 체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현실화를 위한 청원운동과 홍보캠페인을 벌여갈 예정입니다. 특히 쪽방촌인 동자동에서는 시민들과 각계인사들이 직접 쪽방에서 1일 최저생계비 6,300원을 가지고 하루를 생활하는 체험도 진행됩니다. 릴레이로 진행되는 이 체험에는 많은 국회의원과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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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식비를 줄일 수밖에... 장수마을 한달나기 체험단
11명의 체험단이 살고 있는 성북구 삼산동의 장수마을, 다닥다닥 붙은 지붕과 좁은 계단이 이어집니다. 저는 체험단을 만났습니다. 안 하던 고생을 해서인지 지치고 수척해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습니다. 체험단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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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안 통하는 골방에서 땀을 흘리고, 녹물이 나오는 수돗물에 아토피가 심해져 결국 병원을 갔다는 은지 양. 체험 시작 후 2주 만에 8kg 정도가 빠졌지만 늘 식사는 넉넉하지 않다는 만철 군. 그들은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식비를 줄여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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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체험을 하고 있는 안성호 씨를 따라 갔습니다. 검은 곰팡이가 가득한 주방 겸, 세면장을 지나 숨이 턱 막혀오는 눅눅하고 더운 쪽방에서, 성호 씨는 고전분투 중이었습니다. 최저생계비가 정한 항목대로 꼼꼼히 생활해 보려고 했지만, 모기약을 사면서 가사용품비에 구멍이 났다고 합니다. 이제 대부분의 빈곤층처럼 그도 식비를 줄여가고 있었습니다. | |
동자동 쪽방, 모진 ‘인간의 식탁’
저도 체험에 참가하였습니다. | |
반찬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니 점심입니다. 자원봉사자들과 남은 도시락을 나눠먹었습니다. 그런데 밥값이라며 참여연대의 간사가 2,100원을 가져갑니다. 이제 나에게는 4,200원의 생활비만 남았습니다. 서울역을 건너 숨은 듯 자리한 동자동으로 갔습니다. 여기는 도심의 속의 섬처럼 열악한 쪽방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제 4,200원으로 내일 아침까지 살아야 합니다. 1,600원을 주고 쌀을 삽니다. 그리고 동자동의 수돗물을 녹이 들어 있어, 1,000원을 주고 생수를 한 병 삽니다. 그러고 나니 반찬이래야 살 수 있는 것이 라면 한 봉지와 김치 한 봉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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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에 참가하기 전에 감기가 있어, 계속 기침이 났습니다. 얇은 벽의 좁은 쪽방 이웃들을 다 깨울 듯 기침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약을 먹으면 좀 나아질 텐데... 가만히 약값을 생각해봅니다. 약을 사 먹으면 밥을 먹지 말아야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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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는 올리고! 부양의무자 족쇄는 풀고!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30%정도에 그치는 최저생계비. 복지는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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