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덜 먹으면 천천히 늙는다”… ‘이 유전자’ 덕분
‘OXR1 유전자’, 뇌세포 노화 속도 늦춰 치매 파킨슨병 예방에 큰 영향
간헐적 단식, 열량 제한 등으로 음식을 덜 먹으면 뇌 건강과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 여기엔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OXR1 유전자)가 작용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음식 섭취량을 줄이면 뇌의 노화속도가 늦어지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 때문이다.
미국 벅 노화연구소는 열량(칼로리) 제한 식단이 뇌 노화를 늦추고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며,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OXR1 유전자)가 여기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초파리와 인간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OXR1 maintains the retromer to delay brain aging under dietary restriction)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고 미국 과학문화포털 ‘스터디파인즈(Studyfinds)’가 소개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케네스 윌슨 박사(박사후연구원)는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면 소화관이나 지방 축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지만, 덜 먹으면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도 활성화한다. 뇌 건강과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이어트를 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이 과정은 주로 뇌세포를 노화, 신경장애로부터 보호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에 의해 촉진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새로운 노화 방지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식이 제한의 신경 보호를 매개하는 뉴런 특이적 반응을 발견했다. 영양소를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이나 열량 제한 등은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의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판카즈 카파히 박사는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는 중요한 뇌 회복력 인자로서 노화와 신경계 질환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식단에 따른 초파리 균주 약 200종의 변화를 조사 분석했다. 그 결과 초파리에서 ‘머스터드(mustard)’나 ‘mtd’로 알려진 특정 다이어트 유전자(OXR1 유전자)를 포함한 특정 유전자 변이가 열량 제한 식단에서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유전자가 산화적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걸로 드러났다. 세포 손상은 심각한 신경학적 결함과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이 유전자는 세포 단백질과 지질의 재활용에 필수적인 특정 단백질 복합체(리트로머, retromer)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윌슨 박사는 “리트로머는 세포로 유입되는 모든 단백질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는 뉴런에서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식단이 이 유전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세포에서 단백질이 적절하게 분류되는 메커니즘이 강화되며, 세포는 OXR1의 발현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OXR1 수치를 높여 뇌 노화를 지연시키고 수명을 연장하는 화합물을 찾는 데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