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 영양(일상생활) 23-1. *영 씨, 부탁드려요.
오늘 점심 식사를 하고 김희호 씨가 설거지를 하고 난 후 음식물 쓰레기를 작은 통에 담아서 공동 주방으로 가져왔다.
다온빌은 시골이라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아파트 단지 같은 시설은 없다.
폐기물은 분리해서 폐기물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버리고, 음식물도 따로 분리해서 음식물 전용 봉투에 담아서 처리를 한다. 다온빌은 각 가정마다 할 수 있는 만큼 개별 식생활을 진행한다.
자유롭게 밥, 반찬을 만들어 먹고 또 공동 식당의 음식을 가져다 먹고, 그것도 여의치 않거나 먹고 싶은 음식은 배달식, 주문해서 사다가 먹기도 하고 공동 식당에 부탁해서 음식을 남겨 놓았다가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하시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식생활에서 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이 곤란하다. 과일이며 음식물 폐기물을 입주자 분들이 풀밭에 버린 적도 있었고, 포장 용기들을 분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기도 하다.
그래서 음식물 관련한 일들은 주위에 위험한 인자도 많고(뱀,풀),제대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해서 공동 주방으로 가져오면 공동 주방에서 함께 처리한다.
오늘은 직원들 식사 시간이라 희호 씨에게 복지사 님들이 가져가시게 이야기 해 놓겠노라 말하고 여자 복지사 님들께 생활실에 올라갈 때 음식물 쓰레기통을 가져가실 것을 부탁 드렸다.
점심 식사 후 보니 201호 음식물 쓰레기통이 그대로이다.
음식물 쓰레기통을 챙겨서 201호로 가는데 엘리베이터에서 201호 박*영 님을 만났다.
“*영 씨, 201호 가세요” 말없이 직원을 쳐다보고 웃는다.
“*영 씨,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직원을 다시 쳐다보고 궁금한 듯 한 표정을 짓는다.
“이거 음식물 쓰레기통인데, 201호 거예요. *영 씨, 201호 가시면 가져가 주실 수 있어요?”
직원의 말에 *영 씨, 말없이 손을 뻗어서 음식물 쓰레기통을 받아 든다.
“*영 씨, 그럼 부탁 좀 드릴께요. 201호에 가져 다 주세요?”
“.....”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영 씨, 고마워요” *영 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201호로 향한다.
그러는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닫기고 3층으로 올라오는 입주인 분을 따라서 3층으로 올라왔다. 경사로를 따라 2층으로 내려간다. 노크를 하고 201호에 들어가니, *영 씨 텔레비전을 보고 있고 희호 씨가 문을 열어준다. 음식물 쓰레기통은 원래 있던 자리에 있다.
“*영 씨, 잘 가져 오셨네요.”*영 씨 말없이 직원을 보며 웃는다.
“희호 씨, *영 언니가 잘 가져왔지요?”
“언니가 가져왔어요.” 희호 씨가 이야기 해준다.
“*영 씨, 고마워요. 잘 하셨어요.”하고 엄지 척을 해주었더니
*영 씨, 박수를 치며 좋아하신다.
*영 씨가 말은 없지만 이해력은 좋으신 편이다. 직원이 입주자 분들과 이야기 할 때 귀 기울여 이야기도 듣고 재밌으면 박수 치며 깔깔 대고 웃기도 하신다.
한 번도 *영 씨께 부탁을 드린 적은 없었다. 혼자 일은 해보시거나 본인 앞치마를 들거나 이런 부탁을 해 본 적은 있지만 공동의 물건을 맡겨본 경험은 없었다.
직원은 대수롭지 않게 잘해내는 *영 씨를 보고 그동안 너무 *영 씨를 우리가 모르고 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201호에서 *영 씨의 역할이 조금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도 생겼다.
2023년 6월 29일 강병수
부탁받은 음식물 쓰레기 통을 *영 씨가 잘 가지고 갔네요.
*영 씨 대단합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