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외교가에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외교란 무엇입니까. 바로 나라와 나라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사안들을 미리 조율하고 상대 국가에 대한 정보를 습득해 자국 정책에 반영하도록 조치하고, 상대 나라에 살고 있는 자국민들을 보호하는 기능이 바로 외교 그리고 외교관이 해야할 일들입니다. 그런 외교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이들이 바로 외교관이고 그런 외교관의 현지 수장이 바로 대사입니다. 그래서 대사란 직책은 매우 중요하고 상대국에서는 함부로 간섭하지 못하게 철저한 치외법권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만큼 대사라는 직책이 엄중하고 무게가 많이 실린 자리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 외교 그가운데 대사들이 구설에 중심에 올라 있습니다. 호주 대사로 임명됐던 이종섭 전 국방 장관이 바로 핵심 인물입니다. 국방 장관 재직 시절 발생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았지만 갑자기 호주대사로 임명됐고 급하게 밤에 호주로 날아가 부임을 했습니다. 한국내에서는 피의자가 호주로 도피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호주에 거주하는 한국민들은 창피해서 살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호주의 중요 언론매체는 피의자가 호주대사로 부임했다면서 비아냥 거리기도 했습니다. 호주에서 한국인의 대표로 활약해야 할 인물이 비웃음의 핵심이 됐으니 무슨 외교관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여론에 못이겨 귀국했으며 결국 대사직에서 사임했습니다. 호주나 호주사회에 한국 외교관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린 대표적인 사례가 됐습니다.
주중 한국 대사도 요즘 이런 저런 구설에 올라 있습니다. 주중 정재호 한국 대사가 바로 그 장본인입니다. 정 대사의 잦은 폭언은 대사관 안팎에서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소식입니다. 정재호 대사는 여러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굳이 특정인을 지목하며 이런 머리로 여태 일을 해왔다는 것이냐며 면박을 주거나 박사까지 했다는 사람 머리가 그것밖에 안 되냐는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 왔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 외교관은 대사가 유독 직원들의 두뇌를 가지고 거친 발언을 자주 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정대사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기로서 현 정권 출범 전부터 관계가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정 대사는 지난 25년동안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전문 외교관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정 대사는 대사관뿐 아니라 외교부에서도 자질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었다고 합니다. 외교부의 한 인사는 정대사가 중국 외교부 인사들과 접촉하는 것 자체가 드물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주중대사관의 대사 전문 내용이 중국 측과의 접촉이 아닌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 외교관과의 접촉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는 것에서도 정대사의 성향을 잘 알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정 대사 주변 인물들의 언급을 종합해 보면 정 대사는 현지에 부임해서 해야할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사관 직원들과의 알력과 잡음만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재호 주중 대사는 갑질 의혹이 제기되자 예정됐던 한국 언론 특파원단 대상 월례 브리핑을 돌연 취소한 데 이어 매주 월요일 열리던 직원 전체회의도 연기했습니다. 이번 대사 브리핑은 지난달 치러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 대한 분석을 하기로 한 자리였기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아 왔습니다. 외교부는 정재호 대사의 비위를 고발한 주중 한국 대사관 직원의 신고를 접수하고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종섭 주 호주대사에 이어 정재호 주 중국대사의 잡음속에 외교부는 매우 곤혹스런 입장입니다. 중국과 호주는 한국과 이런 저런 사유로 긴밀한 관계입니다. 비록 요즘 중국과의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나라임에 틀림없습니다. 호주도 마찬가지입니다. 태평양 안보를 둘러싸고 미국과 일본과 더불어 호주와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게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들에 부임된 대사로 인해 그들 나라와의 관계가 불편하게 된다면 그것은 매우 우려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외교전의 최선두에 서 있는 대사들의 불협화음과 잡음은 한국 외교에 있어 매우 중대차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24년 4월 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