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RYA1X3NBB5s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4)에서 임모탄 조와 그의 왕국이 여성주의자들이 상정하는 '가부장제 건국 신화'의 상징물이고,
이에 도전하는 다섯 아내들과 퓨리오사, 부발리니들의 모습이 여성주의적 서사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였다면 아무리 좋은 액션을 보여주어도 매드맥스4 또한 그저 교조적이고 재미없는 작품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또한 화려한 스턴트와 로케이션을 가지고도 망한 영화는 매우 많습니다. 액션이 전부라는 것은 관객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상당수의 저질 여성주의 영화들이 여성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남성성'을 격하시키는 전략을 쓰는 반면,
매드맥스4에는 그런 요소가 없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리즈의 원래 주인공인 맥스가 대변하는 마초적 이미지와 퓨리오사의 강한 여성 서사가 이질감 없이 함께 존재하기에,
매드맥스4는 관객들에게 여성주의적 서사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기존의 사회 질서 속에서 여러 층위로 존재하는 다양한 남성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보여줍니다.
이는 현실의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무시하고 있는 측면이죠.
맥스는 상남자 마초이지만 동시에 책임감을 가진 조력자이며, 눅스는 본래 광전사였지만 변화하여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한 모습을 보입니다.
맥스의 개쩌는 마초력과 눅스의 심경 변화를 퓨리오사와 시타델 일행 및 부발리니들의 서사만큼이나 비중있게 다루어,
여성주의에 부정적인 남성 관객조차도 인정하고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하나씩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성주의적 서사에 한층 관대해진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영화의 결말부에 맥스는 퓨리오사의 새로운 공동체에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떠납니다.
여성주의자들의 세상 속에 마초남의 자리가 어딜지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일까요?
물론 시리즈 전통의 존속을 위해서도 맥스는 황무지를 계속 헤매야겠지만, 생각해볼만한 점이겠습니다. (끝)
첫댓글 그렇습니다 그냥 잘만들면 모두가 좋아하는겁니다. 명화에다가 이상한 덧칠하지 말고요
여성주의 서사를 작품에 어떻게 녹일지에 대한 고민 없이 기존 프랜차이즈에 우격다짐으로 덧칠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긴 어렵겠죠.
글 잘 봤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ㅇㅇ 동의합니다.
눅스의 경우가 대표적이죠.
한때의 알파메일 워너비 빠돌이에서 벗어나 고생하고 자기가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변화하고,결국 소중한것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서사는 남자들에게는 이해가 쉽고 인상적인 서사죠.
그 누구도 격하하거나 비하하지않는게 매우 중요하죠.
맥스가 이전 시리즈와 달리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데 적극적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어쩌다보니(?) 휘말린거였지만
분노의 도로에서는 자신의 의지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서요.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몰입할만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는게 아주 중요하죠.
동의합니다
상당히 폭력적이기에 마초적인 장르에서 여성 서사를 잘 이끌 수 있던 점에는 남성성에 대한 과한 비난과 부정이 없었기 때문도 있다고 봐요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남성성에 맞서는 여성 서사만 있었다면, 그리고 남성 주인공의 쩌리화와 멸시만 있었다면 망하는 서사였을 겁니다
라제가 루크를 그렇게 소모시켜 평이 망해버렸죠
제가 툼레이더 리부트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거에요.
라라가 전사로 크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아버지와 로스에요.
이런 남성 롤모델이 남성이 여성에게 가르치려든다는 느낌이 아닌, 그저 동등한 인격체들끼리의 자연스러운 교육과 계승의 느낌으로 잘 살렸죠
만약 라라가 일부 얼치기 여성 서사대로 아버지를 부정하려고만 들고 폭력성을 그저 자습하는 식이었다면 이야기의 깊이가 많이 부족했을 거라고 봐요. 현실성도 많이 떨어지고요. 무엇보다 과거 설정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겠죠.
매드맥스는 분명 폭력적 가부장제에 맞서는 여성서사이나 남성들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쪽짜리가 아니라 완전한 작품이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여성주의자들에게 퓨리오사나 라라 크로프트, 부발리니 같은 캐릭터들은 "남성성을 모사하는 여성"이라고 비판할 수 있긴 합니다. 근데 정작 그들이 말하는 걸스 두낫 니드 어 프린스 같은 것도, 그 스스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당당하고 강한 여성도 남성성에 대한 모사와 또 유사하죠. 그래서 반대쪽에서 나오는 여성주의자에 대한 비판 역시 그래서 남자한테 자격지심 있냐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거고요. 결국 남성성이고 여성성이고 "어른스러움"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오랫동안 이게 남자들이 더 어른스러웠고, 좀 일반화하자면 남자들이 독점에 가깝게 점유하고 있었죠. 성관념에서 중립적인 어른스러움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면 남성성이라고 혐오 받을 이유도 없고, 그 남성성을 모사하거나 복제하는 여성주의도 비판받을 일이 없죠. 물론 남자 쪽이든 여성주의 쪽이든 기존 비판은 여전히 유효할 겁니다. 어른스럽지 않다면 누구든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이 명작을 극장에서본 나 칭찬해
반지의제왕이후 처음느껴본 그느낌을 잊지 못합니다
굿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