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름 지루박을 안추다가 오늘 춰보니 노냥하던 동작도 이게 긴가민가 정신차려야 정리가 되고 참으로 몸이라는게 잠깐만 쉬어도 기름칠이 안되는가 보다. 하기야 아파서 3일만 들어누워 있어도 걸음이 온전하지 못하니 몸이라는게 계속 써야 본전이라도 한다. 아무리 관리를 해도 나이들어가는 모습은 변함이 없고 사람이 늙는다는데 무슨 묘약이 없는지 모를 일이다.
하여간 돌아오는 길에 다리도 묵직하고 영 아니올씨다다. 좌우지당간 춤을 어찌 춰야 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문득 머리에 스친다. 다른거 다 빼고 한가지만 꼽으라면 과연 무엇이겠는가. 그건 "멋"이다. 우리 한글이 참으로 멋진게 이 "멋"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걸 평정한다. 멋있는 춤, 멋있는 인생, 멋있는 옷차림 등등 멋이 있어 나쁜건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한 "멋"에 익숙하지 못하다.
과거 유교사회에서도 "멋"은 있었다. 도포를 입은 선비의 자태. 참으로 멋있다. 그러하던게 후대에 전해지면서 "멋"은 사라지고 그저 고리타분한 유교 관념만 머리에 남았다. 일제 36년에 625까지 겪으면서 그저 먹고 살자고 바둥거리다 볼 일 다 봤는데 어느 세월에 "멋"을 찾을 수 있었겠는가. 양복도 그저 우중충한 색깔이요 어느 한구석 멋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렇다고 검은색이나 회색이 멋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멋을 살릴 생각은 할 겨를도 없이 그저 그렇게 입어야만 되는 줄 알았다.
각설하고 춤에서 한마디만 꼽으라면 "멋"이다. 사람이 "의식주" 먹고사는 외에 한가지를 더한다면 그건 "멋"이다. 그게 음악으로 또는 그림으로 여러 예술로 표현되기도 한다. 인생을 향유한다하면 "멋"을 알아야 한다. 먹고 살려하면 "의식주"를 알아야 한다. 이리 보면 "멋"이라는게 우리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멋을 등한시하고 살았다.
멋있는 아빠가 되기도 글렀고 멋있는 남편이 되기도 글렀다. 그저 아둥바등 지지고 볶다가 세월 다 간다. 정치는 또 어떠한가. "멋"있는 정치란 눈씻고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멋"이란 바를 정(正)자 하고도 통한다. 바른 것과 "멋"이 상반되는 것 같지만 그건 아니다. "멋"이란 그저 명품차고 으시댄다고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진정한 "멋"이란 모든게 바로 서야 제대로 된 "멋"이 아니겟는가. 물론 이는 내가 내맘대로 갖다붙인 말에 불과하다.
각설하고 춤에서 필요한 단 한가지는 "멋"이다. 이러한 "멋"을 살리기에는 갈길이 까마득히 멀지만 멀다고 피할 일은 아니다. 애인도 외국에 이민갔는지 얼굴 한번 못보게 생겼고 춤도 콩나물자라는것보다 느리게 발전하니 참으로 재주가 빈약하다. 하지만 그래도 해보는데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앞으로 춤방이든 뭐든 춤 근처에만 가면 이 "멋"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길 일이다. 아니 부적이라도 써가지고 다닐 일이다.
첫댓글 잼있는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참으로 멋있는 글입니다.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