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늘어나고
낮이 짧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여름은 꼬리만 남아있고
가을이 머리를 들이미는가 보다 .
내가 살아온 60 더하기 몇 년의 날들의 계절은
어김 없이 올 때가 되면 오고 갈 때가 되면 갔다 .
그동안의 나의 사계절은 왔을때 알았고 갔을때
알게 되는 계절 변화였던것 같다 .
그런데 올해는 유독 계절이 바뀌어 가는 것을
낮과 밤, 어둠과 밝음의 변화로 알아차려진다.
나는 무심코 벌써 여러 사람에게 해가 짧아졌다는
말을 했다.
저녁과 밤 사이를
밤과 아침 사이를
혼자 맞이하다 보니 온전히 느끼게 되나 보다.
딱히 가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맘도 없다.
요즘 너무 일찍 잠이 깬다.
살짝 냉기가 느껴져 얇은 이불을 포개 덮고
잠을 청해 보지만 이미 잠은 달아났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 일어난다.
어떤 이는 새벽에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새벽에 성경을 읽고
어떤 이는 새벽에 신부님들의 강론을 듣는다 했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어둠이 남아있는
밖을 내다 본다 .
어제는 낯선 곳에 가서 골프를 했는데
처음 갔을 때보다 잘했다.
이번엔 공을 연못에 제물로 안 바쳤고
나를 떠나 버린 공도 없다.
끝나고 나서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도 참 의미가 있었다.
죽음, 그리고 사후 처리, 남겨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와 돌아가신 부모님 이야기도 했다 .
부모인 우리가 떠난 뒤에 자식들의 몫에 대한 의견이
네 명 모두 달랐다.
나는 말했다 .
분명한것은 죽음으로의 이별은
너무 가슴 아프고 슬프다 했다 .
다시는 만날 수 없는게 죽음이니까 .
그러다가 우리가 이제는 대화의 소재가 이런 것으로
바뀐 나이가 되었다 하며 어쨌든 오늘은 즐거웠다고
의견 일치를 보았다.
결론은 남아있는 날들을 즐겁고 건강하게 살자며
그래서 자주 만나야만 한다고 했다.
그리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끼리의 만남이었는데
어쩌면 계속 이어질것도 같은 예감이다.
흐르는 대로 마주 대하는게 나의 인연법이기에
결정이 확실치 않은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그렇게 보낸 어제는 과거가 되었다 .
그리고 생각해 본다 .
내 인생이 사계절이라면 나는 어디쯤에
와 있는것일까?
나는 지금 새날인 오늘이 밝아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명이 가시면 나는 묵주를 들고 산책을
나갈 것이다.
얇은 점퍼 하나를 꺼내 와야 겠다 .
만나는 이들에게 아침 인사를 하고
만나는 꽃들에게 눈길을 주고
만나는 새들에게 미소를 보낼 것이다.
나는 새아침을 그렇게 만날때 행복하다 .
오늘 나를 포함한 이 모두에게
축복의 날이 되길 바라는
화살기도를 바치리라.
첫댓글 분명 해의 길이가 짧아졌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도 까슬해졌어요.
어제 새벽 미사가는 길에 동쪽 하늘에 떠있는 그뭄달을 보고 추석이 보름 정도. 남았구나 생각했어요
부지런한 푸른비님이십니다 .
새벽미사도 가시고요 .
그러고 보니 추석이 다가 오는군요.
좋은 계절입니다 이제는 ~
아녜스 님의 하루를 여는
시간이 참 여유롭습니다.
그렇지요.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너무
가슴아프고 슬프지요.
단절이니까요.
아침 저녁 제법 시원합니다.
저는 이번 가을에는 많이
바쁠 것 같습니다.
애 안 낳겠다던 큰딸이 시월에
애를 낳습니다.
작은 딸이 먼저 애를 낳았는데
제가 오십견을 앓아서 조카를 돌봐
주다 애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네요.
저 68센데 뒤늦게 손주들이 생기니까
몸이 힘드네요.
이쁘기는 한없이 이뻐요.
그런데 체력이 안 따라주네요.
손자 일어 날 시간이라 주절주절
급하게 댓글 달아봅니다.
어쨌든 손주가 하나 더 생기신다니
축하 드립니다 .
아기 보는것 너무 힘들지요 .
그래도 친정엄마는 어쩔 수 없는것 같아요.
손주도 예쁘고 또 딸 고생하는것도 안쓰러워서
도와줘야 하는것 같아요.
그래도 이베리아님 건강도 잘 챙기세요 .
올해 폭염에 밀려 잊혀졌던 간절기의 상념을
돌아보게 하네요. 신이 있다면 그의 손길은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순수 창작.. ^^)
문득, 백운대에 오르면 그 바위의 뜨거움이
따스함으로 느껴지는 계절임을 알게 되네요.
시간의 흐름을 느껴내는 아녜스님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바위의 뜨거움과 따스함의 차이를
저도 잘 알듯 합니다 .
역시 산을 좋아하시는 앵커리지님이시라
바위에 저장된 온도로 계절의 바뀜을 아시는군요.
애써 한가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도 있답니다 .
적당한게 좋을텐데요.
앵커리지님께도 가을을 느껴실 수 있는 여유가
허락되길 바랍니다 .
어느날 지나가는 차창밖으로 산 허리쯤있던 무덤을 보았을때 받았던 충격. 그전에는 느끼지못했던 죽음의 의미, 언젠간 누구나 맞이하게될,
아녜스님 말씀대로 오늘에 충실히 즐겁게 좋은사람들 자주보고 살아야겠어요.
더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행복한 가을 맞이 하시길요.
커쇼님 맞아요 .
운동 같이 한 사람중에서 한명은 8월에 어머님을 하늘 나라로
보내셨고 한 사람은 암수술을 했는데 올해가 4년째라 합니다 .
그러다 보니 대화의 소재가 그렇게 되었어요 .
커소님의 올해 가을이 아름답길 바랍니다 .
올해의 여름은 너무 길어요.
우선 건강한 여름 보내기가
여름철 숙제이니까요.
마음으로 여름을 미워하지 않고 지내려면,
하릴없이 보내는 시간은 없게 합니다.
새벽 산책에는 가을의 전령을 느끼며
아직도 낮에는
뜨거운 햇볕과 눈부신 햇살을 받습니다.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게 자연의 배려이기도 하지요.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에, 익어가는 듯...
원숙한 초노의 여심에 응하면서,
나 역시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한국의 여름이 많이 더웠다 들었습니다 .
이곳은 아주 덥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
아침 저녁의 기온이 확실이 달라지긴 했어요.
한낮의 햇빛이 과일을 달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
콩꽃이 필 계절이겠네요.
늘 아름답운 날 들이시길 바랍니다 .
이번 주말은 손주들이 오지않는 주말이었지만
갑자기 지난 밤에 들이닥쳤습니다.
할미는 예정대로 새벽에 친구들과 서천으로 꽃구경갔고 선잠깬 저는 자는 손주들을 들여다보고 덩달아 새벽같이 간만에 산을 찾았습니다.
기다릴 손주들 생각에 너무 급히 하산을 하느라 무릎이 시큰거립니다.
아녜스님의 하루는 조용하게 분위기있게 여셨는데
저의 하루는 산길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또 쉬이 시간이 흘러갈 것같습니다.^^
서두르시는 둥실님의 발길에 손주들 보고픈 마음이
실려 있는 모습이 보이는듯 합니다 .
어쩌겠나요 ?
분답스럽긴 해도 반갑고 예쁜걸요 .
저는 주로 제가 갑니다 . 잠깐 만 있다 와요 ㅎㅎ
애기 손자가 할머니 간다고 울면
한쪽 마음은 은근히 행복하답니다 .
오늘은 좀 자유스러우신지 모르겠습니다 둥실님 ~
이제 제가 길에서 만나는 나무들도
그 잎들도 가을 이별을 준비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
그 이별을 위한 완숙으로 나무와 잎들의
색이 깊어지면 이별을 도와주는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겠지요.
어떻게 보면 순리가 예정된 아픔이기도 하지만 준비된 아름다움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곳은 가을에 비가 안 와요 .
대신 바람이 한번 몰아칠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나뭇잎도 거의 그대로 이니 제 마음의 나무잎을
물들여 볼까 생각합니다.
다 순리겠지요 . 늘 그랬던것처럼 올해도 그렇게
자연에 순응하렵니다 .
세월이 어찌나 빠른지 벌써 오늘이 9월입니다. 큰아들이 1980년 태어난 날이라 같이 낮에 점심을 합니다. 이제는 아들도 머리칼이 별로 없고 아이들 키우는데 힘든시기 인가 봅니다.
우리는 나이는 먹었어도 지금 즐기지 않으면 안될 시기라 열심히 놀고 있답니다.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지내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아드님의 생일 점심을 함께 하셨다니 다복함이 느껴집니다 .
언덕저편 1님이 사주셨지요 ?ㅎㅎ
제 딸은 1984년 생인데 흰머리 났다고 염색한다네요 .
제가 새치 아니냐 했더니 아니랍니다 .
저도 가능한 열심히 잘 놀려고 합니다 .
부지런하게 살려고 하고요 .
언덕저편1님의 마음처럼 저도 그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