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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사수의 기초 및 중급 사격술
작성일 : 2018.10.07.
작성자 : panchan1
1. 지정사수란?
지정사수란 뛰어난 사격 실력을 인정받은 병사가 원거리 정밀사격을 하도록 지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사격 실력이 뛰어나다면 일단 지정사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정사수가 시가전과 야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자 아예 3~4배율 이상 조준경을 지급하고 아예 DMR이라는 형식의 전용 소총이 지급되면서 전문화되었다. 이 들 지정사수들은 저격수와는 달리 보병 분대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정사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보병분대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정밀사격능력으로 상황을 해결해 냄으로서 특히나 게릴라 전술을 통해 적을 소진시키거나, 게릴라 전술을 활용하는 적에 즉각 대응할 능력을 가지게 되므로 현대 보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지정사수의 사격 방식에 대하여 살펴보자.
2. 지정사수의 기초소양 -> 사격
맡은 임무가 임무인지라 지정사수에게 가장 크게 요구받는 능력은 역시나 사격술이다. 따라서 저격수를 제외한 보직 중에서 적과의 거리를 읽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 보직이다.
따라서 지정사수의 경우 지금까지 살펴본 방식과 같은 거리 측정 방식은 물론, 목표물과 자신의 고저차에 따라 발생하는 측정 차이까지 스스로 보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보직의 특성상 정밀하면서 가급적 즉각적인 사격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아 여건이 허락되는 한 전술 및 사격술 훈련을 더욱 철저히 받을 필요가 있다.
일단 나토 체계 내의 지정사수들은 자신의 제식소총에 조준경을 부착하는 방식이나 아예 가성비형 준 저격소총(DMR)을 따로 지급 받는 경우로 나뉜다.
그러나 어떤 장비를 이용하건 결국 거리를 정확히 재고 바람을 고려하여 사격한다는 사격의 기본 원리를 기반으로 사격을 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으니 장비의 제원에 집착하기 보다는 차라리 지정사수의 사격이 기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지정사수가 가장 많이 경험하게 되는 두가지 조준경을 중심으로 지정사수의 사격방식을 알아보자
A. 4배율 조준경을 활용할 경우.
4배율 조준경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조준경은 ACOG이다. ACOG은 미군 보병들을 상징하는 장비로서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언론보도, 게임, 영화, 유튜브 영상 속에서 굉장히 자주 노출되는 미군 장비이다.
게다가 건전지가 필요 없는 조준경이기도 하므로 보급소요도 적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다. 다만 낮에는 너무 밝을 수 있는데, 전기를 이용하는 조준경이 아닌지라 조준점에 광원을 공급하는 광학 막대부분에 청테이프를 일부 붙여서 밝기를 조절하기도 하다.
나중에는 아예 건전지 방식의 ACOG이 출시되기도 하였다.
ACOG은 비록 가변배율 조준경은 아니지만, 위의 사진과 같이 굉장히 직관적인 레티클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적인 수준의 보병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조준경이다. 특히나 이런 방식의 조준경은 일단 영점이 잡히면 수정 없이 즉각적인 장거리 사격이 가능하므로 인기가 좋은 편이다.
이미 사진에서 레티클을 읽는 방법이 제시되었으므로 굳이 추가로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거리별 보병의 크기 사진을 제시하겠다. 어차피 앞선 글 들에서도 원리들은 반복되어서 설명된 편이다.
300m는 400미터 영점에 머리가 들어간다.
이것보다 적 보병이 더 크게 보이면 그냥 200m 영점을 중심으로 타겟 신체 정중앙을 노리면 명중한다.
만약 상대의 신체가 레티클 전체 길이의 1.5배 이상이면 100m 영점을 중심으로 신체 정중앙을 노린다.
400m는 500미터 영점에 머리가 들어간다.
500m는 대략 600미터 영점에 머리가 들어간다.
이 것보다 작으면 백업 가변배튤 조준경으로 교체하거나, 분대장에게 초탄 명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알린다.
단 인간사 모든 부분이 그러하듯 ACOG도 약점이 있다. 바로 강풍이 부는 경우 바람에 맞추어 사격점 수정을 하는 것은 불편한 조준경이라는 점이다.
애초에 ACOG은 본격적인 원거리 사격용이라기 보다는 소총수가 원거리 사격을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조준경에 가깝다. 따라서 계곡이나 사막 지형, 강변이나 해변에서 강풍이 부는 경우 상당히 감에 의존해서 사격편차를 조준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배율 조준경 자체가 경험 없는 사수가 영점을 맞출 경우 표적지 안에 탄착이 형성되지 않아 골치가 아픈 경우가 많다. 배율 조준경이니 각자의 신체조건이나 사격습관에 따라 영점 편차가 심하게 나타나는데도 영점 표적지는 기계식 조준기용 표적지를 그냥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러면 당연히 문제가 생기게 된다.
<Where are the Fucking holes?????>
특히나 경험 없는 교관은, 심지어 미군교관조차도 가끔은 하탄에 의한 지면도탄으로 영점표적지에 탄착군이 이상하게 발생하는 경우를 잡아내지 못하고 엉뚱한 영점 조절을 지도하는 경우마저 있다. 이러면 당연히 영점을 잡으라고 지도한 이 후 표적지에 탄착군은 사라지게 된다.
본인은 현역 미군 사격 교관으로 사격장에 나갈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면 표적지를 노리지 말고 표적지 후방 탄막이 언덕 중간에 페트병을 세워두고 그 것을 조준하게 한 뒤 탄착지점을 관찰하며 대충 착탄점이 페트병 주변이 되도록 지도한 이 후 영점 사격을 하도록 하였다. 한번은 포스터나 전지를 표적지 대신 세우고 쏘게 한 적도 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은 레이저 보어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실 레이저 보어사이트는 미군에 당연히 보급되어 있지만, 의외로 미군도 자신들의 장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서 이것을 잘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레이저 보어사이트는 여러 형태가 있으나 실탄 형태의 레이저 보어사이트를 약실에 직접 삽입하고 해당 보어사이트의 레이저가 사수의 조준 시 표적지 상 영점 지점에 닿도록 한 뒤 실제 영점 사격을 진행했을 때 가장 무난하게 문제가 해결되었던 것 같다. 그래야만 배율 조준경의 영점을 문제없이 잡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앞으로 우리 국군도 배율 조준기를 보병분대에서 쓰게 되는 날이 올 것인데 아마도 반드시 영점 사격 문제로 유사한 경험을 할 것이고, 미군보다 경험이 턱없이 적으므로 여러 엉뚱한 대응이 나올 것이 염려되어 자세히 적어둔다. 이런 이야기는 매뉴얼에 없다.
B. 가변 배율 Mil-dot 조준경을 활용하는 경우.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보직을 다룰 때마다, 자신의 조준기나 조준경 눈금과 거리별 사람의 크기를 비교하라고 말해왔다.그 이유는 이미 사격의 기초 부분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정사수 쯤 된다면, 기초사격 수준의 지식만으로 사격에 임해서는 안된다. 이제 슬슬 조금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가변배율 MIL-DOT 조준경을 다루는 법을 생각해 볼 때이다.
일단 제대로 된 장거리 정밀 사격을 하려면 먼저 Mil-dot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Mil-Dot이란 장거리 사격을 위한 배율 스코프에 십자선을 표기할 때, 점과 선의 형태로서 상대와 나와의 정확한 거리를 잴 수 있게 해주는 표기 방식을 말한다.
1MIL은 저 사진 상 빨간 선으로 표시한 부분처럼 ‘스코프 상 점과 점 사이 한칸’을 의미하는 것이며, 높이 1m의 물체가 1밀만큼 보인다면 그 물체와 나의 거리가 1km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너비 1m의 물체 역시 좌우 1밀이 될 것이다.
다만 너비의 경우 내가 그 대상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상당히 왜곡될 여지가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왜곡을 계산하기 편한 대상의 높이를 기준으로 거리를 재는 것이 보통이다.
자 그렇다고 한다면 이제 그 것이 인간이건 사물이건 1미터의 높이를 가진 대상은 1km 거리에서 1mil 만큼의 모습으로 드러난다는 점은 이해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군사장비의 제원 중 높이니, 길이니 하는 것들을 교육하는 이유도 다 거리나 화력 투사를 최대로 효율적으로 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만 그 제원을 암기만 시키지 어떻게 써먹을지 가르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어 안타깝다.
애초에 그런 장비의 높이를 재는 것이 제각각인 인간의 키를 재는 것보다 나은 일이다. 그러나...
여하간 다음 질문에 답해보자
우리는 어떻게 인간이라는 ‘대상’을 Mil-dot을 통해 잴 수 있을 것인가?
이제부터 알아보자.
인간이라는 ‘대상’은 기본적으로 그 연령과 인종적 특성, 성장과정에서의 여러 조건에 따라 다양한 키를 가지게 된다. 그러니 적어도 MIL-DOT만으로 정밀사격을 진행한다고 한다면 단순히 키를 잰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가능하면 대상의 나이나 성별, 해당 국가 국민의 동일 인종집단에서의 평균 신장을 참고하여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키를 대략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실제로 해결해내는 사람들을 우리는 ‘전문 저격수’ 혹은 ‘전설적인 저격수’라고 부른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지정사수 수준의 사격을 논하는 것이니 일단 단순화 시키자. 마침 본인이 즐겨쓰는 군사훈련 시뮬레이터 ARMA3에서의 인간들은 모두 성인으로 180cm의 동일한 키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일단 고수가 되기 전에 먼저 기본이나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골치아픈 키라는 변수를 고정시켜버려서 문제를 단순화 시키자. 어느 분야에서나 화려한 스킬이 아니라 기본이 체득되는 것이 중요하다.
산술적으로 볼 때 1m의 높이를 가진 대상이 1MIL로 보일 때 그 대상과 나와의 거리가 1km라고 할 수 있다면, 180cm 즉1.8m의 높이를 가진 대상이 1km 떨어져 있다면 당연히 1.8mil이 나올 수 밖에 없다.
1km = 1000m이기 때문에 그렇다. 일단 위에서 제시된 기본적인 사실을 가지고서 100m 단위의 Mil을 구하면 당연히 100m = 18mil, 200m = 9mil, 300 = 5.6mil 식으로 이어져 나갈 것이다.
그런 원리를 공식으로 나타내면 결국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180(키) * 10)/Mil = 대상과 나와의 거리.
그렇다면 이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로 연습해보자. 우선 100m 단위다. 내가 군대에서나 제대 후 경험한 사설기관에서나 해당 교관들에게 강조받은 것이 있다면 100m나 50m 단위 Mil은 숫자가 아니라 그림으로 기억하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미 설명해온 방식처럼 그냥 단순히 키를 재고 십자선을 기준으로 사람이 꽉 차는지, 아니면 십자선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보는 것이 100m~300m 사격까지는 더 신속하게 대략적인 거리를 알 수 있는 방법이니, 사격을 훈련할 때마다 100~300m까지는 그렇게 가르치자.
여하간 이제부터 살펴보면
현재 목표물은 대략 18밀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적 보병의 키가 180cm라는 전제하에서 적과 나와의 거리는 100m가 된다.
(180 * 10)/18 = 100
이번에는 200m이다. 대략 9Mil을 차지하고 있다. 혹시 잘 이해가 안되면 18MIL이 100m인데 그 절반이 되었으니 200m라고 이해해도 일단은 좋다.
(180 * 10)/9 = 200m
300m다 현재 6MIL을 차지하고 있다. 200m때와 마찬가지로 100m 표적이 키 180cm 기준 18MIL 이어다는 것을 이용하여 역산을 해도 좋다.
(180 * 10)/6 = 300m
400m다 약 4.5Mil을 차지하고 있다. 18Mil/4인 셈이다.
(180 * 10)/4.5 = 400m
500m다 약 3.5Mil을 차지하고 있다. 정확히는 18Mil/5 = 3.6Mil.
(180 * 10)/3.6 = 500m
600m이다. 당연히 3Mil을 차지한다. 18Mil/6 = 3Mil
(180 * 10)/3 = 600m
700m이다. 대략 2.6Mil 정도 되보인다.
(180 * 10)/2.6 = 700m
800m. 약 2.25Mil이다.
(180 * 10)/2.25 = 800m
900m 당연히 2Mil이다.
(180 * 10)/2 = 900m
1000m 즉 1.8Mil이다.
(180 * 10)/2 = 1000m
그러면 이번에는 좀 더 심화 문제를 풀어보자. 여전히 수평인 공간이지만 무작위 지점에 적을 출현시키고 거리를 계산해보자.
대략 4밀이다. 그러니 계산을 해보면...
1800/4 = 450m가 된다.
실제로 확인해보자.
벡터로 거리를 측정해보니 451m이다. 이정도면 거리 측정은 대성공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거리를 구한 김에 실제로 사격을 해보자.
Mil-DOT 조준기로 실제 전투에서 사격 시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a. 영점을 300m나 500m로 미리 고정하고, 클리크 수정 없이 레티클의 Mil-Dot으로 적을 겨냥하는 방법
이 방법은 주로 야전에서 작전지역으로 기동중이거나, 시가전에서 사격섹터를 아직 지정 받지 못한 채 활동하는 동안 주로 이용한다. 즉 기대교전거리가 100~500m인 경우라 하겠다.
우선 자신의 총기에 맞는 레인지 카드를 살핀다.
ARMA3에서의 7.62mm 탄도 정보는 대략 다음과 같다. 해당 레인지 카드는 100m 영점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여기서 Bullet Drop은 사격 시 해당 거리 별로 얼마나 레티클 상 몇 Mil을 올려서 쏴야 하는지 나타내는 정보이다.
일단 300m 영점으로 조준경을 맞춘다면 1.2를 올린다. 이 것을 흔히 ‘클리크 수정’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는 내가 적과 300m 이내에서 조우할 것이 예상될 때이다. 주로 무성한 숲이나, 조밀한 시가지 내에서 움직일 때 이렇게 설정해 둔다.
만약 적이 300m보다 가깝다면 십자선 상부 수직축 Mil 닷을 이용해 교전한다. 현재는 약 9MIL이니 200m 거리에 위치한 적이다. 그러니 300m 영점에 맞춰진 조준경이라면 상 1MIL 지점 인근에 총탄이 명중할 것이다.
참고로 저 지점은 외골격 기반 장갑보병이 아닌 이상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부위라서 명중시키면 적은 반드시 사망한다고 봐야 하는 지점이다.
b. 500m 영점 고정
이 경우는 지정사수가 7.62mm 기반 소총으로 시가지 내 옥상이나, 탑, 야전에서의 고지, 헬기 등에서 사격섹터를 지정받고 작전할 때 즐겨 쓰는 방법이다. 따라서 기대교전 거리는 300~700미터로 상정했다 봐도 무방하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레인지 카드를 확인하고 500m 영점에 맞게 상하 조준선을 조정하자. 이 경우에는 3 올리고 다시 5칸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교전한다. 500m보다 가깝다면 십자선 상부 Mil-Dot으로 조준하고 멀다면 하부 Mil-Dot으로 조준한다. 사진은 400m의 경우이다.
600m의 경우 레이지 카드상 탄도 낙차 차이가 1.5mil이므로 하부 1.5밀 지점으로 조준한다.
이런 식으로 교전하는 방법은 클리크 수정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즉각 사격할 수 있으므로 지정사수라면 반드시 할 수 있어야만 한다.
단, 예상권역 밖의 적과 교전할 때에는 클리크 수정을 해야만 하니 작전지역의 성격과 적에게 기습을 받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예상 사격권역이나 본인 사격 스타일에 맞는 기준 영점을 신중하게 지정해야 한다.
그 외 바람을 읽고 사격하는 방법은 다음 항에서 논하겠다.
b. 클리크 수정을 통한 정밀사격.
이 경우는 분대장이나 지휘소로부터 매우 분명하게 타겟을 지시받은 가운데, 내가 상대에게 인지되지 않았으며, 반드시 초탄 명중을 시켜야만 할 때 주로 선택되는 방법이다.
우선 거리를 아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이미 위에서 무작위 지점에 출현시킨 적 보병이 있으니 다시 써먹자.
이미 거리 측정은 끝났다. 451m 거리...
그렇다면 이제 바람을 읽을 차례다.
사실 바람을 읽는 부분 관련해서는 다양한 훈련법과 측정법이 연구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지정사수 수준의 사격술을 논하는 것이니 바람을 전문장비로 측정하는 것은 ‘저격수’ 편에서 다루겠다.
바람이라는 것을 읽기 위해서는 나름의 기준이 필요하다. 인간은 그 문제를 시각정보와 바람소리 등을 통해 인지한다. 사실, 인간의 원초적인 감각만큼 인간에게 빠른 연산은 없기에 전문 저격수를 양성할 때, 풍동 연구장 같은 곳에서 풍속 4m/s의 바람을 몸으로 직접 느끼게 하는 시도마저 있다.
본인이 4m/s의 풍속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탄도표가 풍속 2m/s나 4m/s를 기준으로 작성되는 경우를 많이 접해서이다. 최소한 풍속 4m/s에 대한 분명한 감이 있어야 바람을 고려해서 클리크 수정이나 Mil-Dot 편차 조준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글을 통해서는 그 ‘감’을 전달할 방법은 없으니 아쉽지만, 일단 자신의 주변 잔가지들이 평소보다 약간 더 지속적으로 흔들리고 기분 좋게 머리가 흩날리는 느낌이라면 대략 풍속 4m/s라 하겠다.
다행히, 시뮬레이션을 통해 방법 자체는 연습할 수 있으니 일단 아쉽지만 그렇게라도 연습해보자.
ARMA3에서는 shift + k를 누르면 화면 우측 상단에 바람의 방향과 바람의 강도가 아이콘을 통해 표시된다.
현재 바람은 본인을 기준으로 6시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면 바람의 강도는 흰점의 개수로 표시되는데, 현재 Level 3이다.
Level 별 바람의 강도는 다음과 같다.
Level 1 = 0~1m/s
Level 2 = 1~3m/s
Level 3 = 3~5m/s
Level 4 = 5~8m/s
Level 5 = 8m/s 이상이다.
따라서 현재 바람은 나를 향해 3~5m/s로 불어오는 것이고, 중간값을 취한다면 4m/s로 불어온다고 간주하면 된다. 이 경우 맞바람이니 조준 클리크 수정시 상향 0.1이나 0.05, 0.025정도 넣어주면 무난하다.
그럼 이제 바람의 강도를 알았으니 다시 탄도표를 살펴보자 파란 바탕의 칸 안에 있는 숫자들이 풍속 4m/s의 측면 바람이 흘러갈 때의 편차 조절 값이다. 450m의 경우 옆바람 4m/s를 기준으로 해당 바람이 흘러가는 반대방향으로 1.3을 넣어주어야 한다.
다만 맞바람이니 바람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그냥 거리에 맞게 조준 클리크를 상향 조정하고 사격하자. 탄도표를 기준으로 2.8을 올려야 한다.
그 다음 이제 방아쇠를 당길 단계다.
한번쯤 들어보았겠지만 정밀 사격을 하려면 총이 최대한 안정되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반동을 받아낼 준비를 충분히 하고서 총신을 양각대나 배낭, 벽, 돌, 모래주머니, 동료나 적의 시체 등에 의지한 채로 쏘라는 말이다.
일단 총의 안정 부분이 해결되었다면 다음은 총이 최대한 ‘바른자세’로 수평 유지되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탄도표의 기준값들이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그 다음 개머리판을 위와 같이 잡는다.
그래야 총이 더욱 더 안정된다. 운이 좋다면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나름 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조준은 상체 정중앙 폐와 심장을 이은 Y선 중심에 한다. 그래야 약간의 오차가 있어도 여전히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만약 거리 계산이 애매하거나 총열이 이미 달아올라 벌어져 있다면 상체 중앙을 노린다.
그 다음 호흡을 관리한다. 입을 헤벌리고 편안히 입으로 숨 쉬는 것이 포인트 이고 일단 방아쇠 압력이 느껴지는 지점까지 방아쇠를 당기고 영점 사격 때와 같은 양의 공기가 남아있을 때 방아쇠를 조금 더 당긴다.
그러면 총탄이 발사되고 모든 것이 제대로 되었다면 위의 동영상에서처럼 목표는 쓰러진다. 이번 표적은 좌측 폐를 피격 당했다. 사망까지는 아니어도 사실상 전투불능 상태가 되었고, 제대로 된 의무병이 없다면 10분~30분 내로 사망할 것이다.
이상으로 지정사수를 다루면서 기초사격보다 더 심화된 중급 사격술도 같이 살펴보았다. 이외 이동 중인 목표를 명중시키는 방법은 저격수 편에서 다루려 한다.
다만, 지정사수의 경우 대충 좌우 2mil에서 4 Mil 정도를 기준으로 상대의 진행 방향과 속도에 따라 쏘면 된다는 정도만 적어두겠다.
현재 ARMA3 시뮬레이터는 지정사수 수준 훈련에 적합하도록 온도나 습도 등의 변수를 비활성화 시킨 상태로 진행하였는데, 역시나 저격수 편에서 그 문제를 다루도록 하겠다. 상대와 나와의 고저차와 입사각과 관련하여 거리 편차를 수정하는 것 역시 저격수 편에서 다루겠다.
그럼 이제 실전 사례를 보면서 지정사수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자.
3. 지정사수의 역할 및 가치
정찰 중 적에게 기습을 당하였다.
적은 현재 KORD 12.7mm 기관총을 유리한 위치에 전개해 둔 상태이다. 이 기관총 덕분에 1분대는 자신들이 몸을 숨긴 건물 인근에서 완전히 제압당하고 있는 상태다.
시간이 조금만 더 흘러도 1분대는 다수의 사상자를 내게 될 것이다. 분대장과 부분대장이 분주하게 지시를 내려 보지만 이미 불리한 위치에서 적 소총수들과 기관총의 집중사격에 노출되어 생존을 해내는 것조차 벅찬 상황이다.
주어진 연막을 피우면서 시간을 끌어보지만 너무 노출된 지역이다 보니 연막을 이용한 이탈은 도저히 불가능한 가운데 건물 벽에는 주먹 만한 크기의 구멍들이 퍽퍽 패여나가고 벽을 뚫고 날아드는 대구경 탄환이 사방에서 바람을 가르며 국군 보병 주변을 두들기고 있다.
적 보병분대는 상호 엄호 하에서
1 분대의 좌측면을 타격하려 시도하는 중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것인가?
지정사수가 없이 가능한 대책은 대략 다음과 같다.
A. 아군의 CAS를 요청한다.
-> 단, 타입1 타격이든 타입 2 타격이든 SOTAC이나 JTAC 능력이 있어야 하고, 투사되는 화력의 종류에 따라 300만원에서 1억 2천만원 까지의 전투비용이 지출될 것이다. 해당 전투기는 적 대공화력에 노출될 수도 있고, 화력 투사 후 기지로 복귀해야 할 수도 있다.
-> 타입 3 요청을 해도 적이 너무 소규모이고 도착할 때 쯤이면 이미 Danger Close 상황이다.
B. 아군의 포격 지원을 요청한다.
-> 단, 이 경우 현장의 분대가 10단 좌표를 얻어낼 정도의 훈련도를 가져야 하고 포격 유도를 해야 하는데, 게임과 달리 현실에서, 그리고 ARMA3와 같은 훌륭한 훈련 시뮬레이션에서는 절대로 포탄이 요청 즉시 적을 두들기지 않는다.
엑스칼리버 같은 GPS 유도 포탄을 쓴다면 대략 2500만원 * 요청 포탄수 만큼의 전투 비용이 지출될 것이고 해당 포대는 대포병 사격에 노출되거나 대포병 사격을 피해 진지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백린탄이나 재래탄 연막탄 역시 마찬가지로 나름의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 역시나 Danger Close를 각오해야 한다.
C. 아군 기계화 전력의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적을 지연시킨다. Hold the Line!!!
-> 단 이 들이 제 시간에 도착할 것인가와 이 들이 도착할 때까지 분대가 생존할 수 있는지는 정말 미지수이다.
D. 아군 열상 추적 방식 대전차 화기로 적 특화점을 날려버린다.
-> 재블린 같은 열상 추적 방식 대전차 화기는 적 보병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다만 전비로 7000만원이 소모될 것이고 적 무장차량이 나타났을 때 여분의 재블린이 없다면 적 차량이 500m이내에 들어와서 정지할 때까지 꼼짝없이 두들겨 맞게될 것이다.
E. 아군 지정사수가 정밀사격으로 적의 특화점을 제압하고 적의 우회기동을 억제/좌절 시킨다.
-> 대략 실탄값 40달러 + DMR 장비 지급 비용으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현장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이쯤 되면 지정사수가 현대전을 수행할 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이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전술 시나리오를 계속 이어가보자.
다행히 1 분대의 후방에는 4인으로 구성된 분대가 아직 적에게 포착되지 않은채 엄폐 중이다. 해당 분대는 의무병, 대전차 사수 그리고...
지정사수를 보유하고 있다.
1분대의 요청에 따라, 그리고 요청이 없어도 훈련과 실전으로 단련된 2분대장이 지정사수에게 적 특화점 제압을 명령한다.
지정사수는 침착하게 적 KORD 사수를 포착하고
몸으로 대략 바람을 느낀 뒤
거리를 재기 시작한다. 사수는 대략 4.1mil로 간주하였다. 그리고 빠르게 머릿 속으로 계산한다.
1800/4.1 = 약 440m
탄도표 기준 조준 클리크 상향 2.5이다. 클리크를 수정하고
조준한 뒤
초탄에 가슴을 맞고 쓰러진 적의 머리에 한발 더 발사한다. 두 발을 가슴과 머리에 맞았으니 저 사수는 확실히 죽었을 것이다.
그 다음 마찬가지의 요령으로 동료들의 우회기동을 돕기 위해 엄호사격을 가하던 적 분대지원화기 사수와 소총수들을 빠르게 제압해간다.
이때는 클리크 수정 없이 Mil Dot 편차 수정 사격으로 한명 당 2발 이내의 사격으로 적들을 제압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적들은 굉장히 소극적으로 교전에 임하게 되었으며, 자신들의 화력을 유도하는 것 역시 지연되게 된다. 오히려 기세를 회복한 1분대의 집중 사격과 유탄 타격 등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능선 너머로 철수해버리게 된다.
이렇게 분대는 최소한의 전쟁비용과 적시 적 특화점 제압을 통해 훨씬 더 안정된 상황에서 아군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대기할 수 있었다.
비록 짧은 사례지만 지정사수를 보유하여 적 저격수나 적 관측수, 통신병 등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본격적으로 전투자원이 투입되기 전까지, 그 후에도 아군 보병분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연과 견제, 즉각 대응 능력이 크게 강화되므로, 소련은 2차대전 때부터 이미 나름의 교리를 발전시키다가 60년대에 일찌감치 지정사수 개념을 정식으로 도입하였고 미군 역시 테러와의 전쟁을 겪으면서 지정사수의 가치에 본격적으로 주목하여 운용하고 있다.
미 해병대는 아예 해병대 내 전 보직은 기본적으로 소총수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고참 소총수들에게도 ACOG을 지급하거나 아예 각자 사비로 장만하는 방식으로 전 소총수가 준 지정사수 수준의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받는다.
그만큼 지정사수의 존재 유무는 분대전투나 소대전투에 있어서 지도자의 전술선택에 있어 큰 이점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미 해병대의 보병 전술은 굉장히 변태스럽고 압도적인 소화력 전술을 강조하는데 아마 분대장 파트를 다루면서 소개할 것 같다.
지금까지 어설프게나마 지정사수에 대한 기초적인 사항들과 중급사격술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이제 대전차 사수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PS : 이 글에서 이용된 시뮬레이션 제작사 Bohemia Interactive는 현재 미군에서 실제로 병력을 훈련시키는데 이용한 VBS를 제작한 회사이자 현재 전세계 어떤 지형이건 인공전장으로 구현하는 능력을 보여준 회사입니다. 실제로 미군에서도 채용한 것으로 압니다.
PS : 저는 이 글을 ARMA3를 같이 플레이 하는 분들의 부탁으로 적었습니다만, 저 스스로 해당 게임은 미래전장 훈련도구로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참고할 만 하다 판단해서 밀덕당에 게시합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게임 게시판으로 옯겨 주시기를 청합니다.
해당 글은 현실에서의 관련 경험과 현실에서 받은 관련 교육 및 훈련을 근거로 작성되었고, 시뮬레이션 경험 역시 현실 교육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적용했습니다. 만약 오류가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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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경험상 200m 정도면 크게 신경 안쓰고 그냥 보이는대로 쏘면 맞았고 250m는 호흡 좀 안정시키고 쏘면 잘 맞았는데.. 그거 넘어가면 바람까지 읽어야 해서 우리나라 알보병들한테는 250m까지만 훈련시키나 보네요 ㄷㄷ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이번편도 잘봤습니다 군시절 나름 사격이 잼써서 관심잇엇던 것들이네요~
보병전에서 지정사수의 역활이 매우 크군요
역시 전쟁은 비싸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