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도 남성에 의한 여성 성폭력은 '여성에게 고유하며 공통된 문제'로 간주되고, 여기에 문의 여지가 없는 공통의 목표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젠더폭력을 문제화하는 실천으로서 페미니즘을 설정하는 이러한 자세는 보편주의적 사상이 내재하는 몇 가지 위험을 수반한다.
여성은 언제 어떠한 때라도 남성지배의 희생자라는 보편성에 의겨하는 페미니즘에 대해,
지금까지 입장을 달리하는 수많은 페미니즘 비평이 이의를 제기해왔다.
이러한 페미니즘 비평을 나는 '비판적 페미니즘'이라 부른다.
비판적 페미니즘이란 제3세계 페미니즘, 유색 페미니즘,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탈구조주의 페미니즘에 공통되는 하나의 비판적 시좌를 가리키고 있다.
이러한 페미니즘 비평에 공통되는 것은 '남성에 대한 여성'이라는 젠더 관계에서만 형성되는 주체로서
여성을 파악하는 주류 페미니즘- 예를 들면 급진적 페미니즘이나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한계를 지적하며,
여성이라는 주체를 복수의 권력 관계로부터 교차되어 형성된다고 간주하려는 점이다.
비판적 페미니즘이 문제를 삼는것은, 첫째로 동일주의적이고 보편주의적인 주류의 페미니즘이
'여성'을 '남성'과 이항대립으로만 구축하여 젠더를 순수하고 일원적인 카테고리로 간주하는 자세이고,
둘째로 '여성'이 계급이나 인종과 같은 다양한 역사적 위치와는 상관없이
늘 이미 남성폭력이나 가부장제에 의해 종속화된 존재로 보는 견해이다.
그러나 주체의 교차성을 파악하는 것이 비판적 페미니즘 입장에서 도대체 왜 그렇게가지 중요한 걸까?
이점을 정리해두는 것은 비판적 페미니즘이 단순히 새로운 지의 트렌드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우선 첫째로 주체의 교차성을 무시하고 여성을 남성과 젠더화된 관계로만 파악함으로써 여성종속의 양상과
거기에서 나오는 해방 구제 재활의 경로가 동질화 되어버린다는 문제를 파악해두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성구제와 해방을 남성에 의한 억압으로부터의 구제와 해방으로 일원화하고
모든 여성의 자유와 해방일체를 동일한 척도로 재단하게 한다.
해방의 정도를 동일한 척도로 재는것은, 해방의 진행된 단계에 대한 보편적 측정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구제하는 측과 구제받는 측, 해방의 손을 내뻗는 측과 내밀어지는 측이라는 여성간의 계층화를 낳는 것이다.
이러한 보편주의적이며 동일주의적인 전제는 보다 고도로 해방된 여성들이 페미니즘의 규범이 되어
보다 억압받은 여성을 구제해야 한다는 선교사적 페미니즘을 낳는다.
글로벌 페미니즘을 엄격하게 비판하는 인더팔 그리월은
제3세계의 여성에 대한 젠더폭력이 여성의 인권 레짐의 대상이 되는 한편,
미국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인권문제로서 국제적 추궁의 도마위에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여성의 인권레짐'이 새로운 식민주의적 편성물-비서양의 여성을 서양의 시선하에 보호하고 살리는 것을 통해 종속하에 둔다는 통치성-로서 기능한다고 지적한다.
여성을 남성의 젠더 폭력에 의한 피해자로만 파악하고 여성이 마찬가지로 중요한 복수의 동질화될 수 없는 지배와 종속의 관계에 놓여있음을 무시하는 페미니즘이 그 귀결점으로서 식민주의적 태도에 빠져있다는 것을, 비판적 페미니즘은 이런 행태로 밝혀왔다
- 비판적 페미니즘과 일본군 성노예제-아시아/아메리카에서 보는 여성 인권 레짐의 함정 (요네야마 리사)-
페미니즘도 까려면 뭔지를 알아야 깔 수 있다는 것만 느끼네요
자유주의 페미니즘이 교차성이 결여되서 남성에 대한 여성같은 젠더적인 관계에만 매몰된다는 지적이 있는걸 모르면
페미니스트들 간에도 저 민족문제로 시선차이가 생기는 점을 파악할수가 없게 되니까요
위안부문제에서 보편주의 추구하는 과정에서 "민족주의에 쩔어서 순결한 피해자상을 내세우는 한국인"류의 시선이 나오고,
민족문제가 중요요소인 점을 지적하면 가부장적이고 민족주의과잉이라는 식으로 엿먹이는거보면
왜 박유하나 우에노 등 리버럴 계열이 제국주의적인 면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지도 알 수 있고요
그외에도 사회이슈를 보면 여성부가 하는 짓을 비판하려면 자유주의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하고
메갈워마드와 그 옹호자들이 끼치는 해악을 알려면 래디컬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비판이 자꾸 겉돌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공창=위안부론을 외치거나 민족문제를 무시하는 쪽의 주장 등등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논리들은
역사수정주의자들 주장에 너무 취약하다고 느껴집니다
첫댓글 자가번식을 못하는 생물이라는 점이 참 많은 지랄 같은 문제들을 야기하는군요.
송영구수님이 요즘 열심히 위안부 문제 관련한 여러 분석들을 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역사적 사실로서 박유하식 페미니즘의 헛소리를 충분히 논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서... 페미니즘 외부에서도 페미니즘 전체의 잘못된 철학적, 역사적 전제들을 비판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편입니다.
박유하는 수준이 낮아서 쉽게 논파가 가능한데
https://cafe.daum.net/shogun/1Db/9259
https://cafe.daum.net/shogun/1Db/9227
https://cafe.daum.net/shogun/TAp/104673
학계내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지는 입장들중에서도 영 껄끄러운게 보이는데(ex 위안부=공창론, 민족주의 비판론, 소정희의 주장들)
이런건 역사수정주의자들 패듯이 할 수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까
자유주의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비판이 겉돌아서
페미니즘들간에 차이가 뭔지를 알아야 비판이 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저 보편성을 지난 20년간 추구한 결과 민족차별이라는 요소가 경시되고
역사수정주의자들은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논리중 일부를 차용했고
이걸 비판하는 과정에서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보니(호사카 유지교수님도 해당이 되더군요)
역사수정주의자들 논파하려다 오히려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모자란 모습을 보이기도 하다보니 주의를 해야겠더군요
@松永久秀 저는 민족주의자라서 민족주의 비판론에 대해, 일제시대 역사에서 민족이라는 요소를 빼는 거야말로 역사왜곡이라고 보는 편인지라 역사적 설명으로도 충분히 논파가 가능하다고 보는 편입니다.
무엇이든 공부를 하면 더 도움이 되겠지만... 페미니즘을 공부해야만 페미니즘을 비판할 수 있다는 논리가 잘못하면 페미니즘 안에서만 페미니즘을 비판할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질까봐 걱정하는 편입니다.
송영구수님이야 지성이 뛰어난 분이니 그럴리가 없겠지만, 상당수는 페미니즘을 뛰어넘어 생각하지 못하고 페미니즘 안에 갇혀서 그 안의 논리세계에서 가능한 비판만 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더군요.
@나아가는자 저도 민족주의 비판론의 관점이 사안파악에서 자꾸만 왜곡을 발생시킨다고 보는 입장이긴합니다
다만 위안부=공창론같은 경우를 보면 호사카유지 교수가 이거 공격하는 과정에서 공창은 근대국가에서 성매매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
위안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을 하면서 반박을 했는데
찾다보니까 일제의 공창제 자체가 인신매매를 조장하는 막장스러운 제도라는 점이 있고
공창제의 시스템 상당부분이 위안부로 계승된면이 있다는게 지적된다는거 알고나서
역사수정주의자들 반박과정에서 스텝꼬이는 모습이 많이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이상하게 민족문제를 자꾸만 지워놓고 얘기하려는 주장들이 나오는 동기는 위에 나오다시피
자유주의 페미니즘이 민족문제나 식민지적인 문제등 다른 요소들을 등한시하고 남성-여성구도에만 집중해서 생기는 문제인데
이건 역사수정주의자로 분류하면 안되는 문제라서 상대가 어떤 동기에서 이런주장을 하는가 이건 알아야한다 정도의 입장입니다
애꿎은 사람을 일베부류로 보면 안되니까요
@松永久秀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한국에 일본식 공창제가 들어오는 과정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파다가 만적이 있는데... 여하튼 저도 공부를 더 해야하는 부분이라 더 말하기는 어렵네요.
여하간 송영구수님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나아가는자 여담인데 위안부 연구자들중에서 페미니즘과 무관한 사람 찾기가 힘들지 않나요?
제가 아는 선에서 위안부 주요연구자들이
국내연구자로 정진성, 박정애, 윤명숙, 강성현, 송연옥, 강정숙
일본연구자로 김부자, 양징자, 정영환, 야마시타영애, 요시미 요시하키 등등인데
이중에서 페미니즘색채가 중심이 아닌 사람이 정영환이나 요시미 정도밖에 안보이고
페미니즘색채가 약한 국내 위안부 전문가가 있는지를 잘 모르겠네요
요시미 교수가 쓴 글에서 위안부=공창론에 대한 논쟁에서
이걸 페미니즘과 비페미니즘간의 시선차이로 논평을 했는데
막상 제가 알아본 연구자들 중에서는 비페미니즘에 해당하는 연구자가 막상 안보여서 제가 못찾은건지 궁금하네요
@松永久秀 저도 주전공이 일제강점기가 아니라서 한정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송영구수님이 말씀하신 정도와 큰 차이는 안날거 같네요.
지들 믿음이 그런건 그렇다치고 왜 하필이면 같은 한국인끼리만 못 죽여 안달인건지 참
모든 페미니즘은 그냥 일반상식선에서 충분히 비판 가능합니다.
가부장제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는 것부터가 망상이라서요.
현실은 가부장제의 수혜자들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