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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의 교육 담론 분석 보도③ (2017. 04. 06)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들은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이론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만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는 뇌과학 담론, ‘한글을 일찍 배워야 인지 발달에 효과적이다’는 한글 조기 교육 담론, ‘다중지능 발달을 위해 다중지능 교재·교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다중지능 담론 등입니다. 그러나 해당 교육 이론이 교육적으로 적합한 것인지, 그리고 영유아 교재·교구가 이러한 교육 이론을 실제로 구현한 것이 맞는지는 사회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3차에 걸친 시리즈 보도를 통해,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들의 홍보 담론을 분석하고 비판하고자 합니다.
다중지능이론 창시자 가드너 교수는 영유아 다중지능 업체의 주장 거부할 것을 촉구해
▲ 기탄교육 <다중지능 계발 워크북>, 아가월드 ▲ 유아기는 구체적 다중지능 계발에 적합하지 않으며, 다중지능이론은 인간 지능의 다양성에 주목한 것으로 ‘여덟 개의 지능이 모두 발달해야 한다’는 획일적 이해와는 거리가 멂. ▲ 가드너 교수는 2014년 사교육걱정과의 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중지능이론 상품에 대해 승인한 적이 없으며, 부모와 교사는 그들의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음. ▲ 해당 이론의 창시자가 직접 부인했음에도 다중지능이론을 홍보 담론으로 사용하는 사교육 업체를 공정위에 신고함과 동시에, 올바른 유아교육 담론을 유통하는 활동을 지속할 예정
영유아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면서, 영유아 교재·교구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영유아의 19.3%가 학습지를 이용하고, 3.0%가 교구 활동을 이용하는 등(육아정책연구소, 2016), 많은 수가 영유아 교재·교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영유아 교재·교구 영업 사원이 활동하고, TV와 인터넷 등의 영유아 교재·교구 광고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등,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교육걱정의 분석 결과,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는 검증되지 않은 영유아 교육 담론을 상업적 목적을 위해 교묘히 차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담론의 대표적인 예가 ① ‘만 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는 뇌과학 담론, ② ‘한글은 일찍 배워야 인지 발달에 효과적이다’는 한글 조기 교육 담론, ③ ‘다중지능 발달을 위해 다중지능 교재·교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다중지능 담론 등입니다. 사교육걱정은 이 담론을 분석하는 시리즈 보도를 통해 올바른 영유아 교육관에 대해 성찰해보고자 합니다. 그 마지막로, ‘다중지능 발달을 위해 다중지능 교재·교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다중지능 담론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사교육걱정은 2014년, 영유아 사교육 상품 중 다중지능이론에 대한 왜곡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한국의 다중지능 개발 상품에 대해 어떠한 특정한 상품도 결코 승인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와 주고 받은 메일 내용을 발표하자 큰 관심을 받았고, 무분별한 교육이론 상품화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적으로 활성화되었습니다.(2014-08-04 보도자료 참고) 그러나 사교육걱정의 2017년 조사 결과, 2014년보다는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다중지능이론을 차용했다고 홍보하는 영유아 사교육 상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기탄교육 <다중지능 계발 워크북>, 아가월드
기탄교육 <다중지능 계발 워크북>은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을 소개하며, ‘어느 한 가지 지능만을 집중적으로 계발한다고 해서 개개인이 자신만의 특출난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능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아가월드 <MIT>
결국 영유아 사교육 업체는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교수를 언급하며, 자사 제품을 이용하면 다중지능이 발달된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기탄교육의 <다중지능 계발 워크북>은 다중지능이론에 대해 소개하면서, ‘여러 지능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사실일까요?
[그림 1] 기탄교육 <다중지능 계발 워크북>: 다중지능이론을 소개하며 ‘어느 한 가지 지능만을 집중적으로 계발한다고 해서 개개인이 자신만의 특출난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능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고 홍보
[그림 2] 아가월드
[그림 3] 천재교육 <돌잡이 명화>: ‘하버드 대학 가드너 박사의 다중지능이론을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하여 아이가 8가지 지능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언급
[그림 4] 프뢰벨 <영아를 위한 다중지능 통합프로그램>: ‘다중지능이론에 의해 여러 지능으로 각 교재 교구가 구분되어 영아의 다양한 지능을 자극한다’고 홍보
■ 유아기는 구체적 다중지능 계발에 적합하지 않으며, 다중지능이론은 인간 지능의 다양성에 주목한 것으로 ‘여덟 개의 지능이 모두 발달해야 한다’는 획일적 이해와는 거리가 멀어
영유아 사교육 업체는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교수를 언급하며, 자사 제품을 이용하면 영유아의 다중지능이 발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유아기는 스펙트럼 검사 등을 통해 강점, 약점을 발견하는 시기이며, 다중지능이론에 따른 구체적인 계발은 유아기 이후에 유용합니다. 또한 다중지능이론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개성과 재능을 가진 학습자 개인이 존중받는 환경이어야 하나, 해당 사교육 상품들은 통제된 공간에서 계획된 순서에 따라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기탄교육의 <다중지능 계발 워크북> 홍보 문구처럼 ‘여러 지능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는 말은 다중지능이론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가드너에 따르면 모든 개개인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여덟 가지 지능을 모두 가지고 있고 이러한 지능이 서로 연관되어 독특한 개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개인마다 타고난 ‘지능의 구성(profile)’이 다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저마다 다른 지능이 계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에 따라 여덟 개의 지능의 높낮이는 서로 다를 수 있고, 따라서 여덟 개의 지능이 모두 높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한 두 개의 지능만 높을 수 있는 것입니다.(김임순·김성훈, 2015) 결국 다중지능이론은 인간 지능의 다양성에 주목한 것으로, ‘여덟 개의 지능이 모두 발달해야 한다’는 획일적 이해와는 거리가 멉니다.
■ 가드너는 2014년 사교육걱정과의 메일에서,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중지능이론 상품에 대해 승인한 적이 없으며, 부모와 교사는 그들의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혀
2014년 사교육걱정은 하워드 가드너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메일로 보내 답변을 받았습니다.
1. 한국의 유아 사교육 상품이 귀하의 다중지능이론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또한 다중지능이론에 근거하고 있다는 한국의 사교육 상품이 실제적으로 다중지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2. 다중지능이론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3.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입니까?
답변 메일에서 가드너 교수는 한국의 많은 사교육업체와 상품들이 다중지능이론에 따라 다양한 지능을 개발시켜준다고 주장하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합니다. 이어서 가드너 교수는,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다중지능이론 상품에 대해 결코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중지능이론은 시작했을 때부터 왜곡되고 오용되어 왔다. 나는 비록 사교육회사들이 다중지능이론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워낙 그런 사례가 많아서)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나는 어떠한 특정 제품을 결코 승인한 적이 없다. Since its inception, MI Theory has been misused and misrepresented. Although I was not aware Shadow Education Companies were making unsubstantiated claims about MI Theory, unfortunately I am not surprised. I have never endorsed specific products.”
또한 가드너 교수는 다중지능이론의 본질적 가치가 ‘개인화’(individualization)와 ‘다원화’(pluralization)라고 밝혔는데, ‘개인화’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형태로 학습 기능한 방법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며, ‘다원화’란 다양한 여러 가지의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설명에 따른다면, 각각의 유아를 심도 있게 관찰하거나 파악하여 제공되지 못하고, 표준화·구조화되어 있는 시중의 영유아 사교육 상품은 다중지능이론을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개인화란 인간이 태어났을 때부터 각 사람 본연, 자체의 사고 형태를 띠는 데, 사람들은 이를 고려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지도 및 양육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이 아이들이 자신만의 형태에서 학습 가능한 방법으로 가르쳐야 하며, 아이들이 이해한 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용인하는 방식을 통해 평가해야 한다. Individuation (also termed personalization), suggests that since human beings have their own unique configuration of intelligences, we should take that into account when teaching, mentoring or nurturing. As much as possible we should teach individuals in ways that they can learn and we should assess them in a way that allows them to show what they have understood and to apply their knowledge and skills in unfamiliar contexts.”
“또한 다원화란 중요한 내용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 과학, 역사, 수학 등 어떤 과목을 가르치던 간에 다양한,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알려줘야 한다. As for pluralization, that is a call for teaching consequential materials in several ways. Whether you are teaching the arts, the sciences, history, or math, you should decide which ideas are truly important and then you should present them in multiple ways.”
이에 따라 가드너 교수는 “부모와 교사들은 그들의(사교육 업체의) 주장을 거부해야한다. Consequently parents and teachers should reject such claims”고 권고하였습니다. 이는 더 이상 사교육 업체들의 상업 논리에 현혹되지 말고 올바른 소비를 하라는 촉구인 것입니다.
■ 사교육걱정은 해당 이론의 창시자가 직접 부인했음에도 다중지능이론 상품을 홍보·판매하는 사교육 업체를 공정위에 신고하고, 올바른 유아교육 담론을 유통하는 활동을 지속할 예정
결국 다중지능은 각기 다른 개성과 재능을 가진 학습자 개인이 존중받는 환경에서 발달이 가능하고, 다중지능이론은 인간 지능의 다양성에 주목한 것으로 ‘여덟 개의 지능이 모두 발달해야 한다’는 획일적 이해와는 거리가 멉니다. 뿐만 아니라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2014년 사교육걱정과의 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중지능이론 상품에 대해 승인한 적이 없으며, 부모와 교사는 그들의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당 이론의 창시자가 직접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중지능이론이 영유아 사교육 상품의 홍보 담론으로 이용되는 현 상황은, 사교육 업체의 비양심적인 태도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습니다.
사교육걱정은 세 번에 걸친 보도를 통해 영유아 교재·교구 담론에 대해 분석하고 비판했습니다. ‘만 3세 무렵에 뇌의 발달이 대부분 완성된다’는 뇌과학 담론, ‘한글은 일찍 배워야 인지 발달에 효과적이다’는 한글 조기 교육 담론, ‘다중지능 발달을 위해 다중지능 교재·교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다중지능 담론 등, 영유아 사교육 업체는 상업적 의도로 학부모가 검증하기 어려운 교육 이론을 유포하여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사교육걱정은 잘못된 교육 이론을 유포하는 영유아 교재·교구 업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함과 동시에,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유아교육 담론을 유통하는 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또한 영유아가 발달 단계에 맞지 않고 과도한 학습 부담을 주는 사교육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지나친 영유아 사교육을 제한하고 영유아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영유아 인권법’ 제정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 4. 6.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 이슬기(02-797-4044/내선번호 502)
정책 2국장 구본창(02-797-4044/내선번호 511)
<참고 자료>
김임순, 김성훈(2015),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이 교육에 주는 함의, 인문학연구 제49집, 395-422
김양현(2000), 다중지능이론과 교육적 시사, 한국초등교육 Vol.11 No.1, 263-280
하워드 가드너(2007), 다중지능, 서울: 웅진지식하우스 |
첫댓글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