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4월 30일 중국 상하이 왕바오 호텔에서 벌어진 제6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이세돌 9단, 박영훈 9단이 본선1회전 관문을 통과하며 16강에 합류했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늦은 시각까지 힘겨운 일전을 펼치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특히 321수까지 가는 난투극을 벌이면서 후야오위 8단을 벌점 6점으로 몰고 가는 사투를 벌인 끝에 백5점승을 거두었다. 왕레이 8단도 일본의 다카오신지 9단을 상대로 소비시간을 거의 모두 사용한 상황까지 가며 늦은 시각까지 난전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이 두 대국을 끝으로 최종 16강 진출자가 모두 가려졌다. 그런데 정작 16강전 대진 추첨을 거행하려는 순간 공석이 하나 눈에 띈 것. 알고 보니 이세돌 9단 vs 후야오위 8단, 왕레이 8단 vs 다카오신지 9단의 대국이 너무 늦게 끝나자 조치훈 9단이 배고픔을 참지못하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가버린 것. 그래서 왕밍완 9단이 조치훈 9단을 대신해서 무대에 올라 추첨을 한 결과 조치훈 9단의 16강 상대는 창하오 9단으로 결정됐다.
이어 대진 추첨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최측은 박영훈 9단을 무대로 불러 추첨을 한 결과 박9단의 다음 상대는 콩지에 7단. 하지만 다음 추첨자인 이세돌 9단이 추첨할 생각을 하지않고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한국 대표에게 추첨순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했다. 이세돌 9단은 추첨은 연령과 입단순서에 따라서 해야 한다며 자신이 박영훈 9단보다 먼저 추첨을 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사실 한국기원이 주관하는 경우 전기 대회 우승 준우승자, 단위, 입단, 연령 순서의 순으로 추첨을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다. 어쨌든 주최측은 이세돌 9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박영훈 9단이 방금 추첨한 결과를 무효처리하고 이세돌 9단이 추첨을 진행한 결과 저우허양 9단으로 상대가 낙점됐다. 재추첨을 진행한 박영훈 9단은 펑첸 7단으로 대국자가 바뀌는 해프닝을 겪었다.
어쨌든 세계대회에서 벌어진 추첨이 무효가 되는 등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응씨배는 옥의 티(?)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응씨배 주최측은 이번 응씨배에 유럽대표로 당초 중국인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판후이 2단이 출전할 것이라고 언론에 알린 후 실제로는 타리누 카타린 5단이 출전하는 등의 석연치 않은 오점을 남겼다.
◇ 제6회 응씨배 본선 16강 대진표 ◇
-이창호 9단 : 씨에허 7단
-이세돌 9단 : 저우허양 9단
-최철한 9단 : 구리 9단
-박영훈 9단 : 펑첸 7단
-조치훈 9단 : 창하오 9단
-콩지에 7단 : 왕레이 8단
-류싱 7단 : 왕밍완 9단
-송태곤 8단 : 박문요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