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15.com에서 윤대녕의 에세이가 나왔을까 하여 검색하러 갔다가 다른 책 두 권을 주문했습니다.
오랜만에 장정일의 글이 읽고 싶어서 그의 장편 <보트 하우스>(프레스 21)와 <영화속의 열린 세상>(송희복, 문학과지성사)이라는 책을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지금 사놓은 책이랑, 한창 정독하고 있는 책들도 다 소화를 못시키면서 욕심은 많아서...
저는 책읽기 다음으로 영화읽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영화 속 음악 산책을.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영화음악 얘기나 두서없이 할까 합니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영화와 영화음악을 사랑하는 곳입니다.
헐리우드의 지배를 가장 덜 받는 두 나라 중 한 곳이 우리나라라는 얘기도 그렇고, <8월의 크리스마스>란 영화가 일본에 개봉되었을 때 일본 OST 시장은 지극히 미미한데도 개봉하자마자 만 장이 팔려 곧 추가 주문을 하기까지 했다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사> OST를 좋아합니다.
조성우 음악감독과 개인적 친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분의 Original Scoring에 대한 신념이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여지껏 흥행한 작품의 면면을 훑어 보면, 주로 삽입곡이 영화음악의 전부인 양 느껴지기도 합니다. <접속>, <쉬리>, 까지.
삽입곡이 그 영화의 분위기를 이끌기도 하지만, 삽입곡의 선입견 때문에 영화의 Story-Telling이 삽입곡에 이끌려간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외국 작품을 예로 들어 안됐지만, '모리스 자르'나 '한스 짐머' 등의 대가들이 각 장면마다 가장 적절한 Theme Music을 작곡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그 음악으로 장면이 연상되며 오래토록 영화의 향내에 취하기도 하구요.
우리의 경우, 음악감독들도 그런 정도의 깊이는 있으나 감독이나 제작자의 요구에 수용할 수밖에 없는 충무로의 현실과 Film Ending 후 음악의 살을 붙이는 후반작업이 겨우 한 달 정도 주어지는 척박한 여건때문에 기존의 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 <플란다스의 개>는 국내 유명 재즈 세션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즉흥연주를 하게 해서 음악감독이 믹싱 및 레코딩을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영화가 흥행은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영화음악도 앞으로 무한히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한 경우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성취도도 배두나의 열연에 힘입어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