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생각하면서 써내려가는 것만 아니라 느린 타자치기 실력으로 쓰다보니
짧은 시간으로는 마음을 표현하는 재주가 없는 느림보입니다,
글을 쓰는데 긴 시간이 필요한데다 바쁜 일정까지 겹쳐 글을 쓸 시간을 찾지 못했습니다.
조금 한가해진 요즘 지난 5월과 6월의 일들을 하나 하나 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5월 24일 유치원 졸업식과 학년말 발표회를 가졌었습니다.
아이들 발표회를 코랏에 있는 극장을 빌려서 하느라 생각보다 규모가 커져서 준비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태국 동북부에 있는 유일한 극장이고 500석이 되는 큰 홀이었습니다.
그동안의 발표회는 반별로 노래나 무용등을 준비해서 하는 발표회여서 좀 못하거나 아이들이 실수를 하여도 학부모들의 눈에는 마냥 자녀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러워 모든게 너그럽게 양해가 되었는데, 이번 발표회는 전교생이 하나가 되어 하는 뮤지컬이었습니다.
혹시 지루할까봐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좀 더 모션을 크게 해서 관중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몇번의 수정 작업을 했습니다. 무대 배경을 꾸미는 것도 프로에게 맡기는 방법이 있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직접 그려서 자부심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하나 하나 모든 것을 세심하게 준비하여야 하는 큰 작업이었습니다.
유치원 졸업식과 바이올린 그리고 우크렐레 발표회를 한 후 15분의 휴식 시간을 갖고 약 50분의 시간이 걸리는 뮤지컬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 휴식 시간을 위해 음료수만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고마운 학부모들에게 조금이라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밤새 쿠키와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감사하게 동이 나도록 인기가 좋았습니다. 학부모들은 누가 만들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라도 한 학기를 마치며 감사한 마음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좀 더 역사가 깊어지고 오래된 직원들이 많아지면 수월할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이런 큰 행사를 치르기에는 할 일이 참 많았습니다.
부산 꿈이 있는 교회에서 캄보디아로 단기 선교를 갔다가 코랏에 1박 2일로 방문하였습니다.
23일 밤 늦게 도착해서 24일 발표회를 관람하기로 했는데 아이들의 발표회를 보시며 지루하시면 어쩌나 내심 쓸데없는 걱정을 하였습니다.
바이올린 클럽으로 섬겨 주시는 심그린집사님은 아이들과 Amazing Grace와 Do Lord 찬양을 연주했습니다. 우크렐레 클럽을 섬겨 주시는 최현숙사모님은 I got peace like a river(내게 강 같은 평화)와 I got the joy 찬양을 부르며 연주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찬양 연주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게 하였습니다. 물이 바다 덮음 같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 학부모들까지 복음의 기쁨을 나눌 그 날을 소망하였습니다.
꿈이 있는 교회 장진희목사님은 아이들의 찬양을 들으며 10년 전에 방문했을 때 허허벌판 땅에서 나눴던 말씀이 생생하게 떠올랐다고 합니다. 설교 제목까지! "영적 지도를 바꿔라!"
그 때는 선포되는 예언의 말씀 같았는데 이번 방문 때는 하나님께서 이루어 나가고 계시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고 있는 것 같아 큰 은혜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말씀 이사야 41장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웨슬리 학교를 이가 날카로운 새 타작기로 삼으셔서 산들을 쳐서 부스러기를 만들 것이며 그래서 이 지역의 영적 지도가 바뀌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함께 건축중인 2층에 올라가 예배를 드리고 땅을 흔드는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오후 강한 햇살보다 뜨거운 눈물과 땀의 기도였습니다. 당장 건축가에게 지불해야 할 건축비가 생긴 것도 아니면서 하나님이 하시고 계시고 하실 것이라는 담대한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영적 지각 변동이 일어나며 지도가 바뀌고 있는 중이니 어려움도 있겠지만 마침내는 하나님이 승리하실 일을 신뢰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음을 선포하며 다짐하였습니다.
바다를 건너라 하실 때 믿음으로 순종하면 바다도 반석으로 만들어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학부모들은 수도 없이 자녀들이 연주한 바이올린과 우크렐레 찬양을 듣고 또 들을 것입니다.
그 찬양이 생수가 되어 그들의 영혼의 밭을 적시기를 기도합니다. 한 알의 밀알이 그들의 영혼에 떨어져 100배 60배 30배가 될 날을 사모합니다. 오래 기도하며 기다려야 하는 사역에 동역자들을 보내 주시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는 분들을 만나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