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고운 이 밤 달맞이꽃처럼 예쁜
너를 품에 안고 사랑하며 행복한 꿈에 젖어든다.
몇 년 전 수십 년을 그리워하던 첫사랑을 만났다. 그때 난 이혼하여 혼자였고, 그녀는 가정이 있는 주부였다. 1년여 동안 여덟 번을 만났고, 카톡을 주고받았다. 첫사랑이란 명분이 있었지만 타인의 시선으로 볼 땐 엄연한 불륜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우린 수십 년 서로 그리워하고 갈망했던 사랑을 뜨겁게 했다. 욕심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욕심을 버려야 했다. 첫사랑일지라도 욕심과 집착은 결국 파멸로 이끌 것이란 것을 우린 공감했기 때문이다. 죽도록 사랑했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가슴 아픈 이별을 통보한 그녀의 선택을 나는 존중한다. 그래서 그 후론 그녀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고, 만남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가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난 그리움에 익숙해져 있다. 수십 년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다 우연히 만난 것처럼 수십 년 세월이 흐르면 또 만날 수 있을 테니까… 현생에서 만나지 못한다면 다음 생에서라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길 빈다.
<작가소개>
저자 정훈
그녀와 만나는 동안 카톡 내용을 대학노트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혹여 핸드폰을 분실하면 우리의 소중한 추억이 사라질까봐… 드디어 옮겨 적는 작업이 끝났다. 대학노트 5권이었다. 그녀가 보고 싶을 때마다 노트를 보면서 그리움을 달랬다. 그러다가 책으로 펴내서 영원히 소장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출판사에 의뢰를 하였는데, 대학노트 5권이 책으로 거의 700페이지 분량이었다. 너무 긴 분량이라 추리고 추려서 이 책이 마침내 나오게 되었다. 혹시라도 이 책이 나옴으로 해서 그녀에게 누가 되는 일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삭제하고 이름, 지명 등은 다르게 설정하였음을 밝힌다.
<본문 詩 ‘달맞이꽃’ 中에서>
달맞이꽃은 어디에나
피어 있지만
아무 가슴에나 담기지
않는다
달맞이꽃은 어디서든
피지만
아무 가슴에나 활짝 피어
안기지 않는다
오랜 기다림과 그리움을
순수하게 오롯이 간직한
연인들의 가슴에만
눈물겹도록 활짝 핀다
<추천사>
인생의 후반부에서 다시 찾아온 과거 첫사랑!
그들의 카톡 대화를 모아 놓은 사랑 이야기!
이 책은 쉰두 살에 운명처럼 다시 만난 과거 첫사랑과의 애틋한 재회,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일지라도 서로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보낸 카톡 대화를 모아 놓은 이야기이다. 메신저 대화라는 현대적이고 일상적인 소통방식을 사용해, 독자는 마치 주인공들의 사적인 대화를 몰래 엿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복잡한 사랑의 미묘한 감정과 설렘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들은 과거의 사랑이 남긴 흔적과 현재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며, 서로에게 다가가면서도 끝내 다가설 수 없는 현실에 힘들어한다. 독자는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세월의 무게가 담긴 아련한 추억, 그리고 그 추억이 다시 사랑으로 불타오르는 강한 끌림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의 장벽과 도덕적 갈등으로 인해 그들의 사랑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올 것이다. 즉, 그들의 대화를 통해 삶의 후반부에서 다시 찾아온 사랑이란 어떤 의미일지, 그리고 그 사랑이 현실과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묘사되는 감정들은 매우 강렬하며, 특히 중년 독자들에게는 더 큰 여운이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정훈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312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