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라임 여파에 '발목'...NH·대신증권 'ESG 등급 하락' 직격타
NH·대신 '사회·지배구조' 미진...종합등급 한 단계씩↓
미래에셋·KB·한화·현대차 등 ESG 우수기업 역량 증명
사진=NH투자증권, 대신증권
독일 헤리티지 DLS(파생결합증권) 징계를 받은 NH투자증권과 라임 사태에 연류된 대신증권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진행된 ESG 평가에서 NH투자증권은 한국ESG기준원(KCGS)과 서스틴베스트에서, 대신증권은 KCGS에서 ESG 종합등급이 한 단계씩 하락했다.
KCGS평가에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환경·사회·지배구조 각각 A, A+, A등급을 받아 종합 A등급을 받았지만 올해에서는 사회와 지배구조에서 평가가 한 단계 하락해 종합 B+등급을 기록했다.
서스틴베스트 평가에서도 지난해 AA(최우수)등급으로 업계 최상위권을 달성했지만, 올해에는 A(우수)등급으로 떨어졌다. 양 평가사는 올해 NH투자증권의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 모두 지난해 대비 미진한 것으로 평가했다.
사회 부문 평가에서는 평가 기준 변경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평가사들은 올해 ESG 평가 기준을 재편하면서 정보 공개가 미진한 기업들의 등급을 낮췄다. 또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NH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다른 증권사들보다 평가 점수를 못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부문 하락 배경은 DLS(파생결합증권) 징계로 명확하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독일 헤리티지 DLS 발행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제출의무 위반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4억1780만원을 부과받았다.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사회 쪽에서 올해 평가 기준을 높였는데, 협력사 직원 활동 다각화 점수 등이 반영됐다"며 "NH투자증권은 소비자중심 경영제도가 지난해까지 확인 가능했지만, 올해는 이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지표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개선을 통해 ESG 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서스틴베스트 평가에서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A등급을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KCGS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은 각각 B, A+, A로 종합 등급 A를 받았지만 올해 평가에서는 종합등급 B+로 낮아졌다. 지배구조 등급이 한 단계 하락했고, 사회 등급이 B+로 두 단계 하락했다.
사회 부문 등급 하락 배경은 안전보건과 정보보호 등에서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사외이사가 아닌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점 등이 반영돼 이사회의 전문성·독립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ESG 평가사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라임펀드 사태 이후 이를 지속적으로 평가에 반영하는 기관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와 함께 올해 평가에서는 특히 안전보건과 관련한 부분에서 득점률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한국투자증권도 '팝펀딩 관련 불완전판매에 따른 금융감독원 제재'를 이유로 KCGS평가에서 지배구조 등급이 B+에서 B로 하락했다. 또 이베스트투자증권, 상상인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 등도 전년 대비 종합등급이 떨어졌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올해 평가에서 ESG 우수 기업 면모를 증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KCGS와 서스틴베스트 모두에서 최고 등급인 A와, AA를 받았다.
KB증권도 KCGS평가 지배구조 부문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또 현대차증권은 KCGS 평가에서 3년 연속 A등급을 유지했고,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서스틴베스트 평가에서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AA등급을 기록했다.
또 다른 ESG 평가사 관계자는 "올해 ESG 평가 방법이 일부 변경되면서 공개된 정보가 적은 기업들의 등급이 대부분 하락했다"며 "증권사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기업들이 하향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SG 평가 세부 내용이 증권사들에 아직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면 미진한 부분을 중심으로 증권사들의 개선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데일리한국] 20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