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배개요
- 언 제 : 2020. 12. 12(토)
- 누 가 : 무공수훈자 계룡회원 40명
- 어 디 : 국립대전현충원 / 대전 유성구 갑동 소재
- 날 씨 : 맑음
참배여정
국립대전현충원
몸도 마음도 스산한 세밑입니다.
세월이 하 수상(殊常)한데도 쉬지 않고 달음질치는데요, 겨울이 오기 전에 뭔가 채워놓고 맞아야겠다는 생각도
'코로나19'가 짓밟아버립니다.
한해를 살아온 게 아니고, 견뎌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집콕(^^)의 갑갑함을 떨쳐주려는 듯 무공수훈자회 계룡지회에서 국립대전현충원 참배계획을 잡았습니다.
최초계획은 군산지역 전적지답사였으나 역병의 방해(?)로 변경했습니다.
먼저 가신 임들의 충정이 더욱 그리워지는 때라고들 입을 모으는데요, 과거와 미래가 조우하고 생사가 교차하는
곳을 찾으니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삶이 선열들이 죽음과 맞바꾼 유산임을 잊는 것 같아 애써 울분을 참아내는 요즘입니다.
포연(砲煙)에 휩싸여간 영령들이 죽은 놈만 억울하다며 진노할까 두렵습니다.
짧은 생을 바쳐 조국을 구한 호국영령(護國英靈)들이시여~!
이 혼란한 대한민국을 구해주소서!










넋은 별이 되고
참배를 마치고, 유족회원님들의 사랑하는 이와 재회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상기된 표정에서 애잔함을 느낍니다.
가끔씩 들리는 곳이지만, 올 때마다 가슴이 저립니다.
모른 척 돌아서 가면 가시밭길 걷지 않아도 되었으련만, 당신은 어찌하여 푸른 목숨 잘라내는 길을 택하셨습니까?
시린 새벽공기를 가르며 무사귀환을 빌었던, 주름 깊은 어머니의 아들이었는데...
바람소리에도 행여 임일까 문지방 황급히 넘던, 눈물 많은 아내의 남편이었는데...
기억하지 못할 얼굴 어린 자식 가슴에 새기고, 홀연히 떠나버린 아들의 아버지였는데...
무슨 일로 당신은 소식이 없으십니까?
작은 몸짓에도 흔들리는 조국의 운명 앞에 꺼져가는 뜨거운 마지막 불씨를 지피려 뜨거운 피 쏟으며 지켜낸 이 땅엔,
당신의 아들딸들이 주인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 무엇으로 바꿀 수 있으리오.
주저 없이 조국에 태워버린 당신의 영혼들이 거름이 되어, 지금 화려한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와 파도처럼 높았던 함성이 가만히 눈 감아도 보이고, 귀 막아도 천둥처럼 들려옵니다.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 수많은 푸르른 넋 -.
잠들지 못한 당신의 정신은 남아 후손들의 가슴속에 숨을 쉬고, 차가운 혈관을 두드려 깨웁니다.
이제 보이십니까?
피맺힌 절규로 지켜낸 조국은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몸을 태워 어둠을 사르는 촛불같이 목숨 녹여 이룩한 이 나라 -.
당신의 넋은 언제나 망망대해에서 뱃길을 열어주는 등대로 우뚝 서 계십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잊히는 일 많다하지만, 당신이 걸어가신 그 길은 우리들 가슴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유연숙'/넋은 별이 되고)











어선횟집
즐거운 식사시간입니다. ㅎ
메뉴는 시시(詩詩)한 '행복밥상'입니다.
주인장~!
꽃이 핀 듯한 붉은 등살과 마음이 안정될 것 같은 뱃살도 주시구려.
그리고 고집에 세고 질긴 욕심 부위는 빼세요.
대신 낭만, 행복, 희망, 열정으로 뭉쳐진 싱싱한 부위만 많이 담으시구려.
주방에서 바삐 움직입니다.
성냄과 불평의 뼈다귀를 잘라 잘게 다지더니, 교만과 자존심의 내장은 깨끗이 씻어 삶아냅니다.
껍질 벗기고 반으로 토막 내어 넓은 마음으로 숙성시킨 짜증에, 실망과 미움을 한 컵씩 붓고는 푹 끓입니다.
기쁨과 감사로 잘 휘젓고 미소를 몇 개 예쁘게 띄운 후 믿음의 그릇에 소복하게 담았습니다.
충성의 잔에 부어서 따뜻하게 마십니다.
오페라가수(^^) '이재화'님의 '테스 형' 노랫가락이 흥을 돋웁니다.
잠시나마 뭇 시름을 잊습니다.






에필로그
어쩌다보니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나라 위해 젊음을 바친 이들의 묘비를 얼싸안고 통곡하는 가족에게 화의(和議)의 손길 한번 내밀지 못하는 비정한
사람들과 숱한 희생위에 호사 누리면서도 여전히 자기 노력으로 이룬 성공이라 돌려대는 사람들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나라걱정에 노인들은 잠 못 이루는데, 가끔 나타나는 자식들은 보수신문과 종편방송 좀 그만 보라 채근합니다.
허나 '조국'의 위선, '윤미향'의 횡령, '추미애'의 광기를 보면서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입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입니다.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불량 없게 하려함입니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것이지요.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랍니다.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지나온 세월을 다 기억하면 머리가 돌아버릴 터이니 살아온 세월을 모두 기억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해서 늙었다는 핑계(?)로 다시 한 번 꾹 참고 기다려보렵니다.
하지만 언젠간 크게 분노할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한숨 크게 쉬고, 하늘을 봅니다.
멈추면 보이는 것이 참 많습니다.
수고하신 임원진께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즐거운 성탄 맞으시고요, 의미 있는 송구영신(送舊迎新)되소서~♡








일욜(12. 13) 아침에 갯바위가
첫댓글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지러운 데
전적지순례행사에 참여하신 모든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
함께 동행하신 유족회원님 감사 드리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님들의 영령 앞에 고개숙여 참배하게 됨을 매우 의미있는 행사 였습니다
이곳 싸이트에 아름다움으로 장식하여 글과 사진을 올려주신 화성인님 감사합니다 ~~
모든 회원님들 금년 한햇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 내년에도 더욱 건강하시길 기원 합니다
감사합니당~♡
어려운 시기에 사무장님도 고생하셨습니다.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