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하나쯤 갖고 싶어 하는 보석류중의 하나가 眞珠다. 진주를 그리스어로는 마르가리테스, 영어로는 마거릿, 프랑스어로는 마르가리트, 스페인어로는 마르가리타로 부르기도 한다는데 여자들의 이름으로 차용하는 예가 많은 것으로 보아, 진주를 선망하는 여자들의 마음을 짐작할 만도 하다.
브레이크 에드워즈감독의 1961년 작품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는 진주목걸이가 여자들의 마음을 한 것 흔들어 놓는다. 이 영화에서 홀리역으로 나온 오드리 헵번은 까만 드레스에 다섯줄로 엮은 진주 목걸이를 걸고 티파니보석점 앞을 거닌다. 가히 드레스와 진주 목걸이의 앙상블로는 더할 바 없는 압권이라고 들 한다.
4500년 된 바빌론의 비스마야유적에서 진주가 나오고, 중국에서는 전한(前漢)의 경제(기원전 157년 -141년) 때 이미 여러 나라에서 진주를 바쳐왔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으로 보아 사람들은 태고 적부터 진주를 귀하게 여겨 왔음이 분명하다.
요즈음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결혼예물들 가운데 진주 목걸이와 귀고리 세트가 포함되는 예가 흔하다고 한다.
과연, 진주 목걸이를 목에 걸고 진주 귀고리를 귀에 달고 다닐 만 한 일인가?
眞珠가 무엇인가? 천연진주이든 양식진주이든, 진주는 모두 진주 모패(母貝)가 수년간 앓아 온 아픔이 응축된 인고(忍苦)의 결정체이다. 그런 것을 인간들이 조개들을 죽이고 빼어낸 것이다.
천연진주는 기생동.식물이나 손상되어 떨러져 나온 조개의 외투막(外套膜-조개와 같은 연체동물의 몸을 싼 막) 등, 미세한 유기물조직들이 조개속의 민감한 부위에 들어가서 조개를 자극할 때 생긴다. 사람들은 눈에 티끌 하나만 들어가도 못견뎌한다. 조개들도 마찬가지다. 들어온 침습물(侵襲物)을 빼낼 수도 없으니까 아픔을 덜기 위해 수년에 걸쳐 진주층을 조성하는 분비물을 내어 그것들을 덮고 또 덮는다. 그렇게 해서 생기는 것이 천연진주다.
지난 세기까지도 진주는 진주조개잡이 잠수부들이 바다 밑이나 강바닥에 들어가서 건져온 진주조개들에서 빼낸 것들뿐이었다. 1톤의 진주조개를 까(죽여) 봐야 보석급에 들 만한 진주는 겨우 한 개 남짓 얻을 정도였다고 한다. 넉넉히 잡아 조개 한 개의 무게를 150그램씩 쳐도 근 7000 마리를 죽여야 진주 한 알을 얻었다는 셈이었다. 그래서 천연진주의 값은 엄청 비싸다. 그나마 요즈음에는 거의 채취되지 않는다고한다.
“오늘도 즐거워라 진주조개 잡는 쳐녀들 .....”어쩌고 하는 [진주조개잡이]라는 노래는 허무맹랑해도 너무한 노래다. 지난 세기말까지도 페르시아만과 홍해(紅海)에서는 수천 명의 잠수부들이 진주조개 잡이에 종사했었는데, 사람마다 하루에 30여 번씩 맨몸으로 잠수했다고 한다. 진주조개잡이 철이 지나면 연안 백사장에는 조개잡이 남편이나 아들, 또는 아비를 잃은 아낙네들과 아이들이 즐비하게 앉아서 통곡하는 광경이 해마다 되풀이 되었었다고 한다.
양식진주 오늘날의 진주양식은 일본 동경대학의 과학자, 니시카와 도키치와 미세 사츠헤이가 주도한 연구팀이 1907년부터 시작하여 1916년에 완성한 양식기술에서 비롯한다. 니시카와가 미키모토 고키치의 사위가 되면서 진주양식이 본격화하여 미키모토진주라는 이름으로 세계의 진주시장을 석권했다.
진주양식은 조개들에게 잔인한 짓들을 서슴치 않으면서, 천연진주조개의 경우보다도 훨씬 큰 아픔을 가하여 진주를 만들게 하고 있다. 양식진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보자.
1. 모패(母貝)양성: 전에는 자연에서 부화하여 자란 치패(稚貝)를 채취하여 길렀는 데, 요즈음에는 조개에서의 채란(採卵)→수정→유생(幼生)→치패의 과정을 인공 기술로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진주조개의 경우, 생후 3년 정도 기르면 조개의 크기가 약 5.5㎝, 무게 약30g 정도가 되어 진주모패로 이용된다.
2. 핵삽입수술(核揷入手術)을 위한 전처리: 핵과 외투막 조각들을 조개의 생식소 (生殖巢) 주위에 넣기에 앞서, 생식소가 자라서 커지면 삽입수술이 어렵게 되 고, 혹 진주가 생성되더라도 질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바구니에 밀도 높 게 가득 담아서 깊은 데에 넣었다가 건져내기를 매일 되풀이하여 스트레스 를 가한다. 그러면 조개들은 생활기능을 억제하고 방어태세를 갖추게 된다. 결국에는 생식기능마저 포기, 알이나 정자를 뱉어내 버리고 난소나 정소의 성장 을 멈춘다. 양식업자로 보면, 조개들이 수술에 따른 가혹한 고통을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이점도 있다.
3. 삽입수술: 모패에 넣을 핵은 전문제조업자가 담수산 진주조개의 조가비로 만든 다. 크기는 지름 3 내지 7㎜로 다양하다. 외투막 조각은 다른 조개의 외투막 끝부분을 잘라내어 가로세로 2 내지 3㎜ 크기로 세분한다.
모패 20여개를 나무상자에 세워서 채워 넣으면 호흡이 어려워 입을 벌린다→ 다믈지 못하도록 나무쐐기를 끼운다→수술대에 고정시켜 놓고 펜치처럼 생긴 전 용 개각기(開殼器)로 조개를 더 벌린다→다리와 생식소사이를 메스로 절개한 다 음 핵과 외투막 조각을 전용기구로 삽입한다. 작은 핵은 10여개를 넣기도 한다 →양생(養生)바구니에 넣어 2 내지 3주간의 회복기를 갖게 한다→양식바구니에 넣어 뗏목에 매어달아 양식한다.
4. 수확: 핵삽입후 아코야진주는 1년, 남양진주는 2 내지 4년, 담수지주는 2 내지 7년간 양식한 다음에 수확한다. 건져낸 조개들을 깐 다음 살만 발려내어 기계에 넣어 액상(液狀)으로 갈아서 바닥에 가라앉은 진주들을 채취한다.
실상을 보면, 진주양식은 인간들이 조개들에게 갖가지 고문을 가함으로써 그들이 수년간 아픔을 앓게 하고, 그런 아픔을 감내하며 뭉쳐 놓은 통한의 결정을 끝내에는 죽여서 빼앗는 짓이다.
이렇게 억울하게 죽어간 조개들의 원혼(寃魂)들이 그들의 한이 맺힌 진주에서 쉽게 떨어져 갈 수 있겠는가?
사람의 눈에는 안 보이지만, 100개의 진주를 꿴 목걸이에는 100의 조개원혼들이 매달려 있을 것이다. 한 조개에서 같은 크기 같은 빛깔의 진주가 함께 나오는 예는 거의 없다. 그래서 생산된 진주들은 크기와 빛깔별로 선별해서 목걸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귀고리에도 조개의 원혼은 붙어 있을 것이다.
진주목걸이와 진주귀고리로 화려하게 치장한 여인이 실은 조개의 원혼들을 주렁주렁 매어달고 있는 것임을 알면 모골이 송연해 질 것이다. 이왕 자기한테 온 목걸이나 귀고리라면 그들의 원혼을 달래고 왕생극락을 비는 기도를 해주어야 한다.
International Herald Tribune은 中國珠寶玉石首飾行業協會(Gem and Jewellery Trade Association of China)의 발표를 인용, 중국이 2007년에 전세계 담수진주 총생산량의 95%에 해당하는 1600톤을 생산했다고 보도했다. 놀라운 일이다. 전세계의 담수진주생산량은 약1700톤에 달하는 셈이다. 염수진주 생산량은 20톤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니 다음 계산에서는 무시하기로 한다.
양식진주의 크기는 대부분 직경이 10㎜이하이며 아코야진주의 경우 1급에 속하는 10㎜이상의 소위 하나다마(花玉의 일본어)는 전체생산량의 5%미만이라고 한다. 작은 진주들은 1개의 모패에서 많게는 10여개가 나온다 하니 1개의 모패에서 지름 8㎜의 진주가 10개씩 나온다고 가정하고 1700톤의 진주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개들을 죽였는지 계산해 보자. 진주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3)의 비중이 2.930임으로 8㎜ 크기 진주의 무게는 1.5g 정도 이다.
1,700tx1,000x1,000=1,700,000,000g
1,700,000,000x2/3<진주개당 무게>=1,133,000,000개
1,133,000,000x1/10<조개당 진주수>=113,333,000마리
이 수에는 양식과정에서 폐사한 조개들의 수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코리아진주감정원의 자료에는 아코야진주조개의 경우 폐사율이 50%에 달한다고 나와 있다.
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이런 소름끼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인간들이 어이 이 지경에까지 왔는가? 이 엄청난 악업들의 과보를 어찌 감당하려고....
슬프고 무섭다.
첫댓글 진주에도.....이런사연이 있군요.....하기사 세상사 사연없는게 무에 있겠습니까만......
소생의 글을 보신 분들께 미안한 말씀을 드립니다. 소생의 글 가우데 중국의 진주양식과 관련한 수치계산에 오류가 있었기에 12월15일 오후9시에 바로잡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