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설음
식품영양학과 2018107101 이소영
‘익숙한 낯설음’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 생각했을 때 너무 어려웠다. 익숙한데 낯설다? 이게 어떻게 말이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막막했는데 교수님께서 익숙한 낯설음에 대한 간단한 예시를 들어주며 해주신 설명을 듣고 나서는 익숙한 낯설음에 대한 것들이 떠올랐다.
1. 오늘
익숙한 낯설음에 대해 처음 생각이 든 것은 ‘오늘’이다. 나는 매일 오늘을 맞는다. 오늘 하루가 흐르면 바로 어제가 되고, 오늘의 내일은 내일의 오늘이 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하루가 새롭게 느껴진다. 내가 오늘을 어떻게 보냈냐에 따라 어제와 오늘, 내일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2. 단어
가끔 나는 평소에 익숙하게 쓰는 말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떨 때에는 정말 이상하게 느껴져서 인터넷에 확인하기 위해 검색을 해볼 때도 있다. 조금 전 나는 ‘지금’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왜 지금이라고 쓰는 걸까?라며 이게 맞나? 갑자기 낯설다!라며 느껴질 때가 있다.
3. 시험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시험이라는 것을 치러왔다. 고등학생 때까지 시험을 치르면서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는 것이 익숙함이 컸지만 성인이 되고 난 후, 내게 시험은 중간, 기말고사를 제외한 많은 것들이 있었다. 일단 대학교를 다니면서 보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달랐다. 학생 때는 내 교실에서 시간표에 맞추어 모든 학생들이 동시에 같은 과목을 보았지만 대학교에서는 내가 짠 시간표에 각자 다른 강의실에서 각자 다른 시험을 보았다. 또, 중고등학생 때 보았던 시험은 과목당 대략 50분 정도의 시간 내로 객관식 유형이 많았지만 대학을 와서는 2시간 이내에 객관식보다는 서술형의 시험이 많았다. 또, 시험문제를 다 풀었을 경우 대학교는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올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매우 낯설었지만 3년을 다니며 적응을 하고 어느 정도 익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또 다른 낯설음을 준 것은 국가고시이다. 나는 작년에 위생사라는 면허를 따기 위해 국가고시를 보았다. 학교에서 보는 중간, 기말고사는 내가 얼마큼 했는지에 따라 성적이 부여되는 반면 국가고시는 정해진 점수를 넘어서 합격을 해야만 면허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합격을 하기 위해 이제껏 살면서 가장 열심히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나는 시험장에서 가장 낯선 느낌을 받았다. 평소 시험장에 가면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둘러보고 나의 공부를 했었다. 이번 시험은 오랜 기간 준비했던 것 때문인지 시험장에 들어가선 내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시험을 준비하는 나의 마음부터 익숙했던 시험들과는 다르게 낯설음을 느꼈던 것 같다. 이번 12월에 또 다른 국가고시를 볼 예정인데 그때 정말 익숙한 낯설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세 가지나 손꼽았군요. 하나 하나 곱씹어 볼만한 내용이 많지요. 물론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어떤 것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늘과 시험이라는 단어, 오늘이라는 시험 등으로 이야기를 좀 더 확장시켜도 될 거 같으니까요. 매일 매일 오늘을 맞이하지만, 오늘은 어제라는 기억으로 변하고, 내일이라는 기대가 모두 충족되고 실현되는 오늘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지요. 그래서 남아도는 게 시간이고, 오늘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치 있는 오늘, 보람된 오늘, 살만한 오늘 등은 정말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어요. 오늘이라는 단어와 실제 경험하는 오늘은 같은 것일까요? 오늘이라는 단어의 어원과 실제는 어떻게 연결되었을까요? 반복되는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우리에게는 시험이 아닐까요?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