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득점권 타율이라는 지표를 두고 클러치 상황에서의 능력을
가늠했었습니다.
14년도 정현석이 '정과학'이란 별명을 얻게 된 이유였기도 했죠.
최근에도 야구중계를 보다보면 심심치않게 볼 수 있긴 하지만
종속이론과 더불어 의미를 잃어버린 대표적인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최근에 많이 쓰여지고 있는 개념으로 WPA(Win Probability Added)가 있는데
WAR나 OBA, RC 같은 대부분의 세이버 지표들이 상황중립적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9회말 10:0 상황에서의 홈런과
9회말 1:1 상황에서의 홈런의 값어치는 분명 다를 터인데
클래식 스탯이나 세이버 스탯 모두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거죠.
산정하는 방법은 간단하게 보면
기대승률이 50%라고 가정할 때
김태균이 동점상황 5회말 무사에서 단타를 기록할 경우
승리확률이 53%가 된다고 하면 김태균은 이상황에서 WPA 0.03를 적립하게 됩니다.
단타를 맞은 상대투수는 -0.03를 가져가는 거구요.
상황별 승리확률은 위 동일 상황이 실제 이뤄진 무수히 많은 경기들의 결과값을 통해
구하게 됩니다.
보다 극적인 상황에서 실제 승률을 높여주는 이벤트가 더 가중치를 부여받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중립적으로 해석하는 다른 지표와는 달리
얼마나 실질적으로 팀승리에 공헌했는지를
수치상으로 알 수 있게 되는거죠.
2015시즌 김태균은 WAR 16위에 불과하지만
WPA는 타자 전체 4위에 해당하는 5.83을 기록했습니다.
김태균이 얼마나 가치 있는 타자인지는 이런 스탯을 보면 여실히 알 수 있습니다.
비율이나 누적이나 정말 대단한 선수죠.
또 한명 주목할만한 선수가 김경언입니다.
WAR 3.26으로 30위 밖이지만
WPA를 보면 4.94로
강민호, 최준석, 유한준, 정근우 등을 제치고
전체 8위를 차지했는데
갓경언이란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네요.
세이버같은 복잡한 통계치 보는게 익숙치도 않고 이해도 잘 안가지만
WPA를 상당히 흥미롭게 본 기억이 나서
스탯티즈 살펴보다가 적어봅니다.
첫댓글 [득점권타율]은 개인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통계 중 하나입니다. 연도별로 편차가 아주 큰데, 저는 그 원인을 '표본이 작아서'라고 생각하거든요. 간단한 기록보다는 복잡한 기록이, 그리고 전체를 표본으로 한 기록들이 아무래도 더 믿을만한 것 같습니다.
평소 [야구는 숫자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이런저런 (복잡한) 숫자로 선수를 줄세우면 실제 공헌도와 비슷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OPS보다 타율이 훨씬 더 직관적이고, WAR보다 홈런이나 승수가 더 쉽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말씀하신 이유로 득타율은 이미 허상이라는게 증명이 됐죠. 전 언젠가부터 타율보다는 OPS가 더 직관적이게 됐습니다. 3할 타자, 10승 투수, 20 홈런이라는 클래식 스탯도 여전히 아름답고 매력적이긴 하지만요.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갑니다.
와 진짜 야구는 끝이 없네요 잘 읽었습니다!!
아주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