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낯섦
중어중문학과 2020101137 박소연
뷔자데(vu jàdé). 매일 겪는 익숙한 일이 낯설게 느껴지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 마치 전에도 일어났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뜻하는 데자뷔(déjà vu)의 반대말이다.
나 또한 같은 상황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았을 때 뷔자데, 즉 익숙한 낯섦을 느낀 적이 있다.
개인 휴대폰이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요즘 세상에 휴대폰은 필수이다. 항상 같은 등굣길 버스 안이지만 휴대폰의 유무에 따라 익숙한 낯섦을 느낄 수 있다. 내 또래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스 안에서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누군가와 연락을 하거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시청 등을 하며 목적지에 간다. 나 또한 그래왔다. 하지만 휴대폰을 놓고 나온 날, 항상 똑같던 등굣길에서 나는 버스 밖의 세상을 마주할 수 있었다. 늘 작은 화면만 들여다보다 창문 너머의 화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낯섦이 느껴졌다. 항상 지나가던 익숙한 길이지만 작은 화면에 갇혀 그 길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숨겨진 작은 가게들,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 등굣길에서도 영어 단어장을 손에 들고 공부하는 학생의 모습 등 똑같이 주어진 아침이지만 너무나도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한 모습들을 통해 나도 아침 등굣길에 휴대폰만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다른 생산적인 활동을 해보겠다고 다짐하였다.
이러한 말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력은 종종 비슷한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볼 때 생긴다. 새로운 관점에서 익숙한 것을 보면서 ‘오래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다. 때로는 여러분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 좋은 머리를 쓰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가끔은 관점의 변환을 통해 새롭게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첫댓글 데자뷔의 상대어는 자매뷔(Jamais vu)로 우리말로는 미시감이라고 한답니다. 여러 번 겪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처음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본문에 소개한 뷔자데는 최근 경제서적이나 연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익숙한 것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뷔자데", 곧 낯설게 보기가 우리 주제입니다. 운전할 때와 걸을 때 거리의 풍경은 낯섭니다. 운전할 때는 출발지와 목적지를 잇는 짧은 과정으로 크게 의미를 가지지 않지만, 걸을 때는 좀 더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정으로서 그것 자체가 의미, 곧 목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풍경이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분명하게 다가오는 것이지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일이 철학하는 것의 출발점이라고 하는 것도 빠르게 지나치면 주의 깊게 쳐다 보지 않을 것을 찬찬히 오래 보라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