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때로는 직관이나 집관이 아닌 제3의(?)장소에서 야구를 보게 됩니다.
집이나 야구장이 아닌 곳에서 야구를 보려면 '오늘 꼭 봐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굳이 불편하게(?) 중계를 챙겨보려면 말입니다.
제가 야구를 보았던 (집이나 야구장, 또는 퇴근시 스마트폰 말고) 특이한 장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술집에서 본 것은 종종 있는 일이므로 뺐습니다.
[1] 군대 훈련 중 구청 지하 상황실
→한화 우승 시즌에 복무 중이었습니다. 한국시리즈 당시에 훈련 기간이었고, 저는 행정병(대대 작전처)이었는데 최종전날 오후에 모 구청 지하 상황실에서 대기 중이었습니다. 상병 7호봉으로 얼추 '짬밥'이 되던 시절이어서 빈 회의실에 몰래 들어가 야구를 봤네요. 처음부터 다 보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로마이어 3루타]와 [엔딩]은 봤습니다.
[2] 출장 복귀 중 KTX
→2006년 플레이오프 對현대전을 앞두고 당일치기 출장이 잡혔습니다. 차라리 대전 출장이었으면 직관을 노려보았을텐데 그건 또 아니어서 어쩔 수 없이 6:20 서울행 KTX를 예매했습니다. 그나마 DMB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기차에서라도 보려고요. 결국 기차에서 봤고 김태균 홈런 장면까지 봤습니다
[3] 지하주차장
설탕인형님이랑 연애할 때, 그 분 집 지하주차장에서 DMB로 야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치킨 시켜서 먹으면서 봤는데 한동안 차에서 닭냄새가 많이 나던 기억이 나네요.
[4] 여행 중 일본 호텔방
도쿄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인데, 저녁에 딱히 할 일 없으면 호텔에서 스마트폰으로 야구를 봅니다. 작년에도 로저스vs피가로 경기를 이케부쿠로 호텔에서 봤습니다.
[5] 출장 중 독일 호텔 로비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고 그냥 페넌트레이스 중 한 경기였는데, 그날 일정이 오후 늦게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아침 늦게 먹고 호텔 로비 컴퓨터로 중계를 봤습니다. 다만, 영상 중계가 아니라 문자중계였고 그나마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중간에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6] 지인 결혼식
나이가 들다보니 결혼식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 아무래도 집중도가 좀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지인 결혼식 중간에 야구 중계를 봤던 적이 있네요. 06한국시리즈 시절에는 카페회원 결혼식에 아예 불참하고 잠실구장에서 코시 4차전을 직관하기도 했습니다.
[7] 야구장 관중석
그러니까 이건, 다른팀 경기를 보러 가서 DMB로 한화 경기를 보았다는 의미입니다. 집이 잠실구장과 가까워서 다른 팀 경기도 많이 봤거든요. 그런데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 아마 적지는 않을 것 같네요.
여러분은 어디서 야구를 본 경험이 있나요?
첫댓글 저는 92년도에 보문산 입구 인형사격장 구석에 매달린 티비로 롯데 박정태가 폴짝폴짝 뛰는 모습을 봤습니다.
야구에 관심이 멀어져있던 2006년 일요일 낮에 대중목욕탕에서 물기를 말리는 중.. 어느 한 아저씨가 '아따 저놈 시원시원하게 잘 던지네'.... 하셔서 무심코 봤던 그 경기가 현진이 첫경기 입니다..
7번...제주위 기아팬들이 있어서...문학구장...잠실구장...기아경기 얼떨결에 따라갔다가...경기 좀 보다 흥미떨어져서...맛폰으로 한화경기 중간중간 봐주었네여...
전 한국에 와서 대전에서 살게되면서 처음으로 한화 경기를 대전 월드컵 경기장 옆에 있는 수산 시장에 회를 먹으러 갔다가 티비로 한국시리즈 6차전 한화:삼성 경기를 봤습니다.. 앉지도 않고 서서요... 그 때부터 한화를 사랑하게되었습니다...
전 92년 코시 3차전인가?(정민철과 염종석이 맞붙었던) 학원가다말고 전자대리점 앞에서서 결국 끝까지 봤던 기억이..ㅎ
09wbc결승전을 학교 도서관에 있는 영화관람실에서 단체관람 한적 있는데.. 이범호 동점타가나왔을때 도서관에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들 난리였습니다.
1.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기전, 대전구장 직관 갔는데 박명환vs류뚱인데 중간에 비와서 경기중단이었다가 결국 다보고 류뚱이 승리투수되는거까지 봤습니다^^ 아내 생각해서가자해도 아내가 기다리다리자고 해서 다봤죠ㅎㅎ
2.이글스 우승 당시에는 큰누나와 함께 고향집에서 봤습니다. 내 생애 첫 직관이 큰누나여서 더 뜻깊었죠..
3. 이글스는 아니었지만 김병현 월드시리즈 등판을 군대에서 봤습니다..그 유명한 '지구 상의 가장 외로운 사나이'를 라이브로 봤습니다
4.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을 혼자 보고 울컥해서 결승때 지금의 아내랑 같이 보려 가는데 버스 티비가 고장나서 다 못보고 금메달만 봤습니다..나머지는 라디오로 들었죠ㅜㅜ
친구가 학과조교로 있었는데 친구+후배2명과 함께 과사무실에서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을 인터넷으로 봤습니다..
06년도 한국시리즈는 캐나다 벤쿠버에서 인터넷으로 봤구요..
본 것은 아니고 고딩 시절... 야자하면서 소매 사이로 이어폰 연결해서 이글스 라디오 중계를 손에 땀나면서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이글스만 아니었어도 조금 더 좋은 학교에 갔었을수도 있겠네요 ㅎㅎ
올해는 신천 모텔 대실로 한번 보려구요...
치맥하면서...
좋은 모텔 추천해주세요~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을 회사 구내식당 아주머니들 쉼터에서 봤습니다!
아주머니들 쉬셔야되는데.. 끼어들어가서 미친척하고 끝까지 앉아있었어요!
점심시간을 한참 오버해서 사무실에 들어갔지만 기분이 너무 좋아서 눈치도 안보였어요!ㅋ
싱가포르에 출장가서 인터넷으로 어렵게 접속해가며 본 일이 있는데...무려 김응룡감독 개막후 13연패 탈출 경기...우는 인터뷰 보고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전 1999 부산에 놀러갔다 친구가 다니던 부산대학교 도서관 휴게실에서 코시 1차전 보았습니다. 최익성의 동점인가 역전 홈런때 나도 머르게 소리 지르다 몰매 맞을뻔 했습니다.
2006년 군복무시절 내무반에서... 그때 류현진의 공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