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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하게 선 긋기 - 무례한 사람에게서 나를 지키는 방법들 한 친구가 만날 때마다 말한다. "그 옷 안 어울려!" 불쾌하지만 솔직 하게 말하긴 어렵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 것 같아서다. 이때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선 긋기'가 필요하다. 상대방을 통제하 는 게 아닌, 나의 영역을 분명히 표현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려는 목 적이다. 인간관계에서 선 긋는 일을 피하다 보면 지금 소중한 사람도 어느샌가 불편해질 수 있다. 건강관리 기업 홀30의 대표 멀리사 어번은 '효과적으로 선 긋는 방법' 을 단계별로 제시했다. 첫째, 친절하게 경계선을 알린다. "티셔츠에 구멍이 났을 때 말고는 옷차림에 대한 조언은 하지 말아줘." 효과가 없다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자신감을 깎는 말은 그만해." 좀 더 단호한 어조다. 그럼에 도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단계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구 나. 이만 갈게." 직접적으로 말하고 자리를 뜸으로써 나의 의사를 명 확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연습이 중요하다.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거울을 보면서 혹은 반려동물에게 반복적으로 해 본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 신만의 표현을 터득할 수 있다. 선을 긋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상대방이 나를 더 이해하는 계기 가 되고 스스로도 자신의 영역을 지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만약 선을 그었을 때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시간을 주자. 하 지만 계속 거부한다면 그 관계를 유지할지 고려해 보는 게 좋다. 삶 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은 나를 존중해 주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니 까. 행복을 위한 상냥한 선 하나를 그어 보자. (참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더퀘스트) 강수연 기자 사는 게 주제여 어느 날 아침 텔레비전을 켜니 한 시골 마을이 비췄다. 마을 앞에 강 이 흐르고 멀리 들판에 흩어져 일하고 있는 농민들이 보였다. 아침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마을 정경이 한 점의 수묵화 같았다. 보이는 풍경이 어딘가 낯익어 자세히 보니 바로 내 고향 마을이었다. 충청북도 옥천(沃川)은 지명이 가진 의미처럼 물이 맑고 땅이 비옥한 지역이다. 내가 태어난 곳은 읍(邑)에서 30리 정도 떨어진 외진 곳으 로, 금강(錦江)이 마을 앞을 부드럽게 감싸고 흐른다. 예기치 않게 텔 레비전을 통해 고향을 만난 반가움에 나는 자세를 고쳐 앉고 화면에 눈길을 고정했다. 카메라가 저 멀리 밭에서 일하고 있는 한 노인을 비추며 가까이 다가 갔다. 그 노인은 돌아가신 아버지보다 연배가 조금 아래이신, 내가 잘 아는 아저씨였다. 리포터가 노인에게 무언가를 묻는 것 같았는데 아 쉽게도 자세히 듣지 못했다. 짐작으로는 이렇게 좋은 곳에 사시니 참 좋으시겠다는, 비교적 가벼운 내용인 듯했다. 노인은 잠시 머뭇거리 더니 대답했다. "사는 게 주제여." 그러고는 더 이상 관심 없다는 듯 하던 일을 계속하셨다. 리포터는 노인의 대답이 너무 의외였는지, 혹은 노인의 말을 자세히 듣지 못하 였는지 더 질문하지 않았고, 카메라의 시선은 마을의 다른 곳으로 옮 겨졌다. 그런데 그 퉁명스러운 짧은 말 한마디가 내 가슴에 큰 울림 을 남겼다. 평소 무거운 말씀을 하지 않고 늘 덤덤하던 분이 갑작스 레 삶을 언급하시는 게 다소 놀랍기도 했다. 아저씨는 학교 교육을 받으신 적도 없고 고향을 떠나신 적도 없이, 나 고 자란 작은 시골 마을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사셨다. 평소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지만 정이 많은 분이었다. 나는 가끔 아저씨가 나무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어떤 환경에서든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서있는 나무 같은 사람. 리포터의 질문을 듣지 못해 아저씨가 어떤 의미로 하 신 말씀인지 정확히 알 순 없었다. 그런데도 그 한마디가 왜 그리 신 선하게 들렸을까? 내게는 그 말이 여러 의미로 다가왔다. "중심과 주변을 혼동하지 말고 언제나 무엇이 중요한지를 상기하라." "주어진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겸허하게 짊어지고 가라." "온몸으로 지금 이 순간의 삶으로 들어가라." 오랜 세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해 살아 온 노인들의 말에는 단순함과 진솔함, 중언부언하지 않는 확신과 단 도직입적인 주관이 느껴져서 좋다. 내가 댁에 들르면 언제나 정답게 반겨주시는 아저씨에게서 고향의 푸근함을 느꼈고 가끔 아저씨에게 듣는 아버지의 젊은 시절 이야기도 좋았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고향 마을이 소개된 그해에도 나는 아저씨 댁 에 들렀다. 마루에 앉아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나 는 일부러 방송 이야기를 꺼냈다. 그 이야기를 꺼내면 아저씨가 즐거 워하실 것으로 생각했다. "저번 여름에 텔레비전에 나오셔서 '사는 게 주제여'라고 하셨잖아요, 그게 어떤 뜻이에요?" 그러자 아저씨는 "내가 그랬나?" 하고 빙그레 웃기만 하셨다. 가볍게 하신 말을 나 혼 자 너무 깊이 해석한 것 같아 쑥스러워졌던 기억이 있다. 이제 아저 씨도 돌아가셨다. 평생 입이 없는 나무처럼, 풀처럼 살다 가신 아저씨 의 투박하면서도 명료한 말투가 때때로 그립다. 지금 우리는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의미 없는 말과 원색적인 말의 홍 수 속에 살고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보다 자기 말만 하는 데 더 익숙한 세상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한 첫 단계가 빈 바탕을 만드 는 일이듯, 힘 있는 말은 침묵의 바탕에서 나온다. 우리도 가끔은 스 스로를 백지화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더 많이 경청하며 살아야겠다. 모든 일을 마음 가득히 끌어안으며 살아보자고 다짐하며 아저씨의 말을 되새겨본다. "사는 게 주제여." 글 천복희 천복희 도예를 전공했으며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고향처 럼 물 맑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텃밭을 가꾸며 그릇을 만들고 사 진도 찍으며 살고 있습니다. |
※고퀄주의※ 한국의 색을 담은 아름다운 나라(Fly To The Sky) | 듣기만 해도 벅차오르는 그 음악 | 드오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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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냥하게 선 긋기'
친구끼리도 서로 지켜주고 존중하는 선이 필요한 겁니다.
그래야 친구 사이가 오래 지속할 수가 있는 것이죠.
많이 공감이 가는 강수연 기자님의 글이네요.
그리고
고향은 참 좋은 곳이죠.
오늘은 제가 예전에 쓴 '고향 생각' 詩를 올려 봅니다.
"갈대가 흔들리는 강가에
겨우내 얼음 녹은 물이 부풀어 올랐다
우르르 몰려든 참새 무리가
오십천 어느 둔덕에서 천기를 누설하는 듯 재잘거리고
노을 타고 건너온 바닷바람이 깃 속으로 파고든다
나의 유년시절 고향에 묻어 두었던
흩어진 기억들을 주섬주섬 눈으로 주워 담아본다
단아한 여인처럼 해맑은 미소로
반가움이 미소로 전이되며
지난날 추억의 조각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고향을 늘 그리워 하는 마음은
넉넉히 그려내는 꽃술과 같다
이 나이 되도록 고향 그리움은
늘 마음으로 꽃을 피웠고
마음으로 취하고
마음으로 느끼며
마음으로 색깔을 내며 지내왔다
깊은 우물 속에서는 언제나 맑고 깨끗함이 솟아나는
샘물같은 그런 마음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향기인 게 아닐까
이제 봄이 오면 수줍은 설렘도
하얀 그리움을 안고
샛강 언덕을 날고 또, 날 것이다
- 바다고동 金炫奭 -
좋은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바다고동 님 !
올려주신 '고향 생각'
좋은 詩 잘 감상했습니다~
고향은 늘 그리움의 원천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시길 소망합니다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상냥하게 선 긋기 / 사는 게 주제여
좋은 글 고맙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핑크하트 님 !
날씨가 마니 차갑습니다
따듯한 차와
따듯한 분들과
따듯한 겨울나기
되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