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최우선적인 가치 척도로 대접받는다. 그러나 세속사회와 달리 내세와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종교계에서 '돈'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물질 만능주의'는 세속사회를 넘어 종교에서도 통하는가.
성경은 재물과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언제부터인가 물량주의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 한국교회의 고질적 병폐로 통하는 물량주의는 바로 교회 내에서도 돈이 막강한 위세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이 교회에서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은 거의 상식에 통한다. 심지어는 교회 직분에도 돈이 개입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여러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직분을 수여하면서 특별헌금을 요구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사례는 한국교회 안에 자본주의식 사고가 깊게 뿌리 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교회는 예수께서 가장 경계하신 돈을 사랑하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에 처해 있다.< 편집자 주 >
본지와 기독교방송(CBS)이 공동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목회자를 제외한 교인들 중 직분을 대가로 특별헌금을 요구받은 경우는 21.5%에 달한다. 조사 대상자 304명 중 66명이 특별헌금 요구를 받았다고 답한 것.
그런데 관례적으로 특별헌금을 했다고 응답한 19명을 합치면 이 수치는 28%(85명)로 늘어난다. 그리고 장로의 경우만 본다면 31.3%로 더욱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조사가 비교적 적은 샘플을 대상으로 실시됐기 때문에 이 결과를 한국교회 전체로 확대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직분과 관련된 헌금 요구가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하기에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교회 직분자 30%가 경험했다고 밝힌 교회의 특별헌금 요구는 과연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11월 8일 세계 최대 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는 약 5,000명에 이르는 교인들에게 장로와 권사 안수집사 서리집사 등 직분을 수여했다. 서리집사가 3,600여명으로 제일 많고 안수집사는 240여명, 장로는 52명, 권사와 명예권사가 1,000여명에 이른다.
이날 임직식에서 60대 후반의 나이에 명예권사로 임명된 ㄱ 씨. 그는 명예권사라는 직분을 얻는 대신 300만원의 특별헌금을 내야 했다. ㄱ 씨는 3년 전에도 교구 담당 전도사로부터 '권사가 되어야 한다'는 권유를 받았지만 권사가 되면 300만원을 내야 한다는 말에 포기하고 말았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ㄱ 씨는 함께 사는 아들 내외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싫어 거절했던 것. 그러나 올해 또 이 같은 요구를 받자 무리를 해서라도 이 돈을 마련해 마침내 명예권사 직함을 얻었다.
명예권사 300만원이면 장로는 도대체 얼마
3년 전 명예권사 직분을 거절한 ㄱ 씨는 눈을 다쳐 수술을 했고 아들은 승진에서 누락됐다. 두 사람은 이것이 다 하나님의 명을 거부한 대가라는 죄책감을 안고 있었다. 결국 ㄱ 씨는 300만원의 특별헌금을 내고 명예권사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3년 전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된 셈이다. 또 막상 직분을 받고 보니 과거의 갈등도 없어졌고 맘이 그렇게 편할 수 없다고 말한다. 소위 많은 '은혜'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ㄱ 씨의 사례는 특별헌금 요구를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죄책감에 사로잡힌 경우다. 선출직이 아닌 말 그대로 명예직분인 명예권사가 300만원을 내야 했다면 장로의 경우는 과연 어떨까.
과거 여의도순복음교회 개혁운동을 일으킨 교사모 회원 ㅇ 장로는 95년 장로 임명을 받았을 때 1700여만원을 냈다고 기억하고 있다. 과연 ㅇ 장로는 하나님으로부터 신성한 직분을 받았다는 감격 때문에 이렇듯 거금을 선뜻 냈을까. ㅇ 장로는 퇴직금 일부와 빚을 내서 돈을 마련했다고 말한다. 결국 공공연하게 결정되어 있는 특별헌금 액수를 맞추기 위해 ㅇ 장로는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ㅇ 장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임직식은 돈과 연관이 있다"며 "97년 국민일보 때문에 많은 돈이 필요했을 때 무려 120명이 한꺼번에 장로로 임명됐다"고 지적했다. 80년대 중순 장로로 임명된 또 다른 ㅇ 씨는 당시로서는 꽤 큰 금액인 500만원을 헌금으로 낸바 있다.
이렇듯 여의도순복음교회 직분자들이 특별헌금을 하는 것은 하나의 관행처럼 보인다. 그러나 교회측은 직분자들에게 헌금을 내도록 교회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완신 총무부장은 "직분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얼마의 헌금을 한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교회 방침이나 제도가 특별헌금을 인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 임마누엘교회(박성화 목사)는 담임목사의 목회 방침 속에 헌금 액수가 장로 직분자의 선정 기준에 아예 포함되어 있는 경우다. 박 목사는 올 6월말 장로 후보자들에게 장로자격 기준 14가지를 명시한 문건을 나눠준 바 있다.
이 14가지 중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헌금을 낼 수 있느냐'는 조건이 들어 있다. 당시 장로 후보자였던 이규종 집사는 "박 목사가 이 문건을 나눠주면서 '사업을 위해서라면 수 천만 원의 빚을 내지 않느냐며 장로 될 사람이라면 이 정도 헌금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술회한다.
헌금액수와 장로직분과는 필연적 함수관계(?)
이규종 집사는 박 목사가 제시한 많은 헌금 액수는 물론 무조건적으로 목사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조건 앞에 깨끗이 장로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최근 임마누엘교회측은 이 집사가 말한 것과는 사뭇 다르게 말하고 있다.
꼭 2,000-3,000만원의 헌금을 내야 장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장로 될 자의 믿음의 분량이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의미였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 하지만 이런 설명도 임마누엘교회가 교인들의 믿음을 헌금 액수의 과다에서 찾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 신림동 ㅈ교회는 담임 목사가 직접 장로 후보자에게 돈을 낼 것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임마누엘교회와 비슷한 사례다. ㅈ교회 담임목사는 장로 후보자는 1,000만원, 권사 후보자는 4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담임목사는 임직자들이 낸 헌금을 교회가 꼭 필요한 사업에 쓰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 장로 후보자는 부인도 권사에 취임할 예정이어서 한꺼번에 1,400만원의 거금을 준비해야 하는 고민을 안게 됐다.
하지만 결국 고민하는 중에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이렇게 큰 돈을 헌금할 수 있겠느냐'며 돈을 내기로 결정했다. ㅈ교회는 임직자들이 특별헌금을 하는 것이 거의 관행처럼 굳어 있다. 그러나 장로 피택자들이 직분을 거절한 사례는 아직 없다. 거의 한 평생을 교회에 다닌 장로 후보자들이 교회를 떠날 결심을 하기 전에는 장로 직분을 거절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전주시 송천동 송천제일교회(이점용 목사)에서는 직분 수여와 관련, 헌금을 강요한 것은 아니지만 담임목사가 장로선거 전에 교인들의 건축헌금 액수를 공개해 물의를 빚은 사건이 발생했다.
담임목사는 무슨 의도에서 장로선거 직전 건축헌금 액수를 공개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점용 목사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 교회 목회자로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고충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과거 교회를 건축하면서 일부 교인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어려움 속에서도 건축을 무사히 마쳤다. 건축 과정에서 200명이던 교인이 160명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현재 교인이 400명 정도로 늘어나 결과적으로 약 3분의 2 가량의 교인이 과거 교회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 때문에 장로선거에 앞서 교인들에게 어떤 분들이 교회에 헌신적으로 봉사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건축헌금 액수를 공개한 것이다."
이 목사는 교회의 가장 중추적인 직분인 장로는 헌신과 봉사를 아끼지 않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교회가 어려운 시절 건축헌금은 교회에 대한 헌신도 측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건축 후 새로 늘어난 전체 3분의 2가 넘는 교인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과거 건축헌금 액수를 공개, 교인들이 바른 선택을 유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헌금 액수가 헌신도와 신앙 측정 기준
이 목사의 얘기는 현직 목회자들이 건축헌금 등 헌금 액수의 많고 적음으로 교인 헌신도와 신앙 측정 기준을 삼는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설명해주고 있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특별헌금을 요구하지 않아도 임직자들 스스로 감사헌금식의 돈을 내는 경우는 많은 교회에서 거의 관례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약 200명의 장년이 출석하는 서울 ㄱ교회는 임직식과 선물비용 등을 임직자 5명이 10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돈을 보태 충당했다. 당시 이 교회 임직자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헌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직분과 관련된 특별헌금은 과연 온당한 것인가. 교인들의 믿음의 분량을 재는 척도는 헌금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까. 헌금을 합리화하는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성경구절이 있다면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 너희의 마음도 있다'는 마태복음 6장 21절(표준새번역)의 내용이다. 이 성경구절과 담임목사에 대한 순종을 철저한 미덕으로 신봉하는 교인들의 신앙이 어우러져 직분과 관련된 특별헌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목사는 "직분과 관련된 헌금은 믿음의 분량을 보여주는 대신 장로 혹은 권사라는 명예를 돈으로 사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가령 사도행전 8장 20절 "그대가 하나님의 선물을 돈으로 사려고 생각하였으니 그대는 그 돈과 함께 망할 것이요"(표준새번역)라는 구절이 보여주는 것처럼, 교회 직분 역시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득훈 목사는 직분 받은 교인들이 특별헌금을 내면서 '하나님께서 직분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라며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지만 실상은 돈으로 하나님의 선물을 사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본다. 많은 한국교회와 교인들은 직분과 헌금 사이에서 스스로 논리의 함정을 파고 안주하거나 자기최면에 빠져 있는 셈이다.
갈보리교회 박조준 목사는 장로제도 자체가 없는 독립교회 설립 이유 중 하나가 장로직의 폐단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조준 목사가 말하는 장로직 폐단 가운데 교회가 돈이 필요할 경우 장로를 세우는 것도 포함된다. 박 목사의 지적처럼 장로가 되는 것과 헌금은 많은 한국교회에서 필연적인 함수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교회가 직분과 헌금을 연결시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은 교회가 너무 돈을 필요로 하거나 지나치게 돈을 사랑하고 있는, 즉 물량주의의 범람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위 한국교회에서 성공한 목회자는 성공한 기업가와 비슷한 위치의 인물들이다. 즉 자본주의식 성공과 교회 내에서의 성공의 척도가 흡사하기 때문에 돈이 그만큼 소중하게 취급받게 된 것.
한국교회는 과부의 두 렙돈을 가장 귀중한 헌신으로 보신 예수님의 마음을 다시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승균 (2002-11-30 오전 9:14:38)
"돈 내고 사모까지 섬겨야 장로됩니까"
임마누엘교회 장로피택 '별따기'...교사모 운동 전개될 듯
"장로가 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할까"
한국교회 양대 장로교단인 예장통합과 합동의 헌법에는 장로의 자격을 "상당한 식견과 능력이 있는 무흠 세례교인(입교인)으로 7년을 경과하고 40세(합동 35세) 이상된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감리교의 경우는 "신앙이 돈독하고 전도할 능력과 열심히 있는 권사로 5년 이상 연임하고 35세 이상된 이로 가족이 교회에 나오는 이"라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교회 장로가 되기 위해서는 각 교단 헌법이 정한 자격 보다 까다로운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담임목사의 눈에 들어야 하고 만만찮은 경제적 부담도 따르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임마누엘 교회(박성화 목사, 인천시 계양구 작전3동)의 담임목사가 12명의 장로 후보자들에게 지난 6월 경 전달한 '일종의 지침'에서도 이런 까다로운 조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장로 피택자들을 향하여'라는 문건의 내용은 임마누엘 교회에서 장로가 되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지 알 수 있게 만든다. 일단 가장 눈에 띠는 조항은 '십일조와 기타 교회 모든 헌금에 앞장서며 이번 장로로 선택될 시에 2000-3000만원의 헌신을 할 수 있느냐'는 것.
임마누엘교회 외에도 몇몇 대형교회에서 장로가 되기 위해 거액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목사가 당사자에게 직접 문건으로 액수를 적시한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다.
이 문건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내용은 '사모님과 조금도 의견이 다르지 않을 것과 앞으로도 그러하겠다고 생각될 때 하라'는 단서 조항. 사모가 교회 일에 깊게 개입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한국교회 정서와는 전혀 다른 요구다.
임마누엘교회서 사모의 위치는 담임목사가 장로 후보자들에게 사모의 의견과 조금도 달라서는 안된다고 강조할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목사에게 이 문건을 전달받은 이규종 집사는 "사모가 교회 재정과 행정 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이것뿐이 아니다. 가령 7번째 조항은 "지금까지 목사가 한 일에 마음이 뒤틀린 일이 있으며 지금도 그러한가"라고 묻고 "그렇다면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목사와 장로는 100%일치가 되는 것이 교회 평안이 되기 때문입니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 조항을 3번째 조건인 "평생 '아니오' 모르는 사람이 될 수 있나"는 것과 기타 조항의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목사님 목회 방향 등에 100% 아멘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하라"는 것과 비교하면 장로가 될 사람은 목사가 하는 일에 절대 순종해야 한다는 명제가 성립된다.
결국 박성화 목사가 장로 후보들에게 배포한 문건의 내용은 장로가 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의 헌금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목사와 사모의 분신과도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 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이강선 사모 등 교회 관계자들은 "이 문건을 액면 그대로 '문자적 의미'로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즉 임마누엘 교회의 형편과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우선 거액의 돈을 요구한 대목과 관련, 장로 후보자인 임종환 집사는 "반드시 돈을 내야만 장로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장로 될 자의 헌신의 마음과 믿음의 분량을 재기 위한 조건이다"는 변론을 제기한다.
하지만 임 집사와 정 반대 주장도 있다. 역시 장로 후보자 중의 한 사람인 이규종 집사는 박 목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을 때 매우 황당함을 느꼈다고 고백하고 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돈이 필요할 때 빚을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교회의 경우에도 그렇게 할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느냐"
이 집사는 박 목사에게서 장로가 될 사람이라면 이 정도 헌금은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음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두 사람의 장로후보자가 똑같은 문안을 놓고 첨예한 의견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다. 사모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우선 이강선 사모 본인의 얘기다.
"한국교회에서 사모는 뒷전으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는 알지만 만약 교회가 어려울 때 나까지 가만히 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곤경을 겪었을 것이다. 교회가 단돈 몇 백만원이 없어서 넘어갈 지경에 처해 있을 때 오직 내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 사람마다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가 있다. 임마누엘 교회 교인들은 나의 역할을 다 인정하고 있다."
이 사모의 주장은 교회의 유일한 시무장로인 정선배 장로를 비롯해 장로후보로 결정된 유태경 이학인 임종환 집사 등 여러 교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 문건의 내용을 뒤늦게 알고 충격을 받은 10여명의 안수집사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이들은 "성경 어디에 교회의 장로들이 사모님께 순종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매우 어이없어 하고 있다.
현재 이들 안수집사들은 가칭 '임마누엘교회를 사랑하는 모임(임사모)'을 결성할 준비를 하는 가운데 우선 박성화 목사에게 문건에 대한 질의 및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 교회 재정이 사모와 몇몇 측근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재정 불투명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예로 박 목사의 결혼한 딸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이유로 매월 200만원의 생활비를 보조하는 것도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사모는 "이미 제직회에서 다 통과된 내용인데도 뒤늦게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결혼한 딸의 생활비 보조에 대해서는 "다른 교회의 경우 목사 자녀가 서너명일 경우에도 전부 유학시키고 학자금을 대주고 있다"며 "단지 1명의 자녀에게 생활비를 대주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임마누엘 교회의 '장로 문건'과 관련,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성기문 총무는 "목사 중심주의를 넘어 '안방정치'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으며, '매관매직'이라는 말까지 생각날 정도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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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