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동천(洞泉) 권태응(權泰應) 선생을 기리며-
류장우
자연은 봄으로 가려 하나 시셈 끝에 산과 들에 얼음이 풀리고 돈 돌막 너머 훈풍 불어오늘 봄이 오면 서둘러 밭을 손질하여 차가운 땅 속에 감자를 심는다.
5월의 들판은 흰색 자주색의 반쯤 피워놓은 듯 여린 감자꽃의 멋진 향연이 펼쳐진다. 민태원이 청춘을 아름답게 예찬했듯 곧 시들 꽃이 활짝 피었을 때보다 청춘의 박동이 더 느껴진다. 꽃의 향기는 장미, 라일락에 미치지 못하나 은은하고 풋풋한 난초 향을 풍긴다.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항일 문학가이신 동향(同鄕) 어른이 지으신 이 <감자꽃>은 총독부에서 창씨개명(創氏改名)에 대한 반항으로 쓰신 글이라고 한다. 성과 이름을 바꾸더라도 백의민족의 뿌리는 변치 않는다라는 말을 은유하여 쓴 감자꽃은 너무나 유명하다. 더욱이 고향어른이 지으신 동요라 어린시절 자랑으로 노래했다.
선생은 고향 충주 칠금리에서 성장기를 거쳐 일본 와세다대학 재학 중 애국청년의 의기로 ‘독서회 사건’에 연루되어 ‘스가모’형무소에 수감되는 고초를 겪으셨다. 이 때 얻은 폐결핵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6 ․ 25 전쟁 중인 1951년 34세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셔서 좋은 동요를 많이 남기시지 못한 일이 안타깝다.
돌아가신지 17년만인 1968년 어린이날에 동요작가 故 윤석중(尹石重)선생의 후원으로 세운 <감자꽃 노래비>가 선생이 태어난 집이 내려다 보이는 탄금대(彈琴臺) 산언덕에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의 선인(先人)들이 쓴 문학작품 중 감자에 대한 표현은 그늘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동인의 소설<감자>에서도 일제하 배고픈 어려운 시대에 중국인의 채마밭에 가서 감자를 훔치고 몸까지 팔아야 했던 남문 밖에 사는 가난한 여인 복녀에 대한 연민을 담은 작품이다. 반세기를 훨씬 넘긴 60여 년 전에 쓴 감자꽃도 민족의 애환을 담은 시이기에 마음 깊이 와 닿는다.
우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일을 겪을 때 ‘뜨거운 감자’, 강원도 사람을 폄하하여 ‘감자바위’라고 낮추어 부른다. 이는 배고픔의 애환이 남아 있기에 좋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픈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감자는 철부지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흰눈이 소복소복 내려 쌓이는 긴 겨울밤 장지문을 젖히면 마당가 장독대는 소복이 흰 눈을 이고 있었다. 누나들과 질 화롯가에 둘러앉아 창호지 홑창 문풍지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에 시린 손을 녹이면 두런두런 이야기꽃으로 밤을 지샜다. 울 밖에서 들려오는 매밀묵 장수의 ‘메일무욱’하며 외치는 소리가 한밤의 정적을 깨뜨리며 온 마을에 메아리칠 때는 긴긴밤 출출한 입맛을 돋우기도 했다. 그 때쯤 엄마가 잿불에 묻어둔 감자는 어느 새 방안 구수한 냄새를 풍겼다. 뜨거운 감자를 후후 불어 껍질을 벗기면 포실포실 속살이 확 핀 감자를 먹던 즐거움도 잊혀지지 않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감자는 동서양의 기근을 해결해 준 대표적인 식품이었다. 콜럼부스가 금, 은 등 재화를 얻기 위해 미 대륙에 가 얻은 것은 금은보다 더 귀한 감자 씨앗이었다. 아메리카 개척 전 그들이 즐겨먹던 사과에 빗대어 땅사과(ground apple)라고 부르며 그 때 가지고 간 감자 씨앗이 유럽의 기아를 벗어나게 한 양식이 되었다고 한다.
오지여행가 한비야는 세계를 돌며 그 나라 음식 향료에 익숙지 않아 힘든 때 삶은 감자와 소금만 있으면 맛도 같고 허기를 면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위의 6~70세를 넘긴 사람에게 감자 이야기를 하면 감자로 끼니를 잇던 시절을 떠올리기 싫어해 고개를 내젓는 사람들이 많다. 물고기가 헤엄치면서도 물을 잊듯 배고픔의 슬픈 이야기만 떠올릴 뿐 고마움의 잊고 살아가고 있다. 분당 끝자락 자투리땅에 함께 텃밭을 가꾸는 동료는 감자를 싫어하여 심지도 못하게 한다. 이처럼 감자는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기고 있다.
옛 민초들에게 구황할 양식으로 사랑받아 왔으나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는 기호식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반세기 이전의 권태응의 동요<감자꽃>을 새기며 동심을 담아 서정적으로 쓴 이 동요. 詩가 어른들의 노랫말인 것처럼 동요는 어린이의 노랫말이다. 나의 어린 시절 우리들 정서에 영향을 주었기에 자라나는 새싹들에게도 널리 노래 부르며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첫댓글 둥글둥글 큼직한 푹 삶아서 속살이 하얗게 잘익은 한잎 으깨어 물면 구수하고 따끈한 감자 우리 마눌라님도 너무 좋아하는
부더러운 감자 먹고 싶어지네요.지금 시장 갔다와야 겠습니다.
옛날엔 잘 익은 자주감자를 삶아 놓으면 분이 확
펴 있었지요. 졸작 읽어 주셔 고맙습니다.
자주 감자 노래가 참 좋습니다
이 동요는 처음 들어봅니다만 정겹기 그지 없습니다
어찌 하여 선생님의 수필을 이제사 대하게 되었는지 정말 죄송합니다
감자에 대한 여러 상식도 아울러 알게 해 주신 선생님
한국의 얼을 고스란히 묻어 오래 즐겨 보아야겠습니다
선생님 건안하신지요
읽을 꺼리가 적었던 우리 자라날때 故.윤석중 선생님의 동요와 권태응 선생의
동요를 외우는 일은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작품 중에는 한글 사랑에
'책자랑'등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기셨습니다.거의가 애국시였습니다.
.내가 테어난 충주에는 손에 꼽을만한 문학가가 몇 분 안 됩니다.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고향에 있는 몇 몇 지인을 의식하며 최근에 썼습니다.
지방지에 청탁도 있기에,....고맙습니다.
지역을 대표하시는 선생님의 글이 많은 사람들의 심령을 적셔주시기에 충분할 겁니다
참 좋은 일을 맡으신 선생님
이 방에서 저희도 구경하게 되니 얼마나 행복인지요
감자 노래를 다시 들어보며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문학 세계가 감히 이렇듯 넓은 줄 미처 몰랐습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현대를 오르내리시고,
동요와 평론은 말할 것도 없이 여러 문학 장르를 넘나드시며
해박한 상식과 경험과 아이같은 순수마저 풀어 놓으시니
우리가 글을 읽으며 탄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겠지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앞으로 저 또한 부단한 노력과 각성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내내 향기나는 글 많이 쓰시고
좋은 가르침도 부탁드립니다
청안하십시오
청운님 안녕하신지요
아름다운 시글을 쓰시던 청운님
기억 속에 있네요
건안하시기를 바랍니다
청운님 깜짝 놀랬습니다. 오래 전에 올린 글을 찾아 주시니
고맙기 이를데 없습니다.글 못 씁니다.한 편 한 편 쓸때 마다
허둥댑니다. 글을 올리려 해도 거의가 옛 스러운 글이며 최근엔 동우회 문집
발간을 위하여 몇 편의 글을 썼을 뿐입니다. 졸작이나 시간을 두고 올리려 합니다.
사실상 독자가 없는 세상이라 허전하기도 합니다.
청운님의 칭찬 부끄럽습니다. 고맙습니다.많이 가르쳐 주세요.
유감스럽게도 컴맹이라 이곳에 올릴 줄도 모릅니다.
손을 빌려야 합니다.ㅎㅎㅎㅎ.
선생님께 안부를 드리옵니다
늘 건강하시옵고
다음 게시물도 기다립니다
ㅇㅎㅎㅎㅎ,알았습니다.
할부지가 힘이 나지 않네요.
팝송 한 곡 불러 보시지요
듣고 나서 저도 부를게요
동요 자주 감자를 다시 들어보네요
아이들이 부르는 곡은 무척 희망적이라
너무 좋아요
동요를 다시 들으며
선생님의 작품을 다시 감상해 봅니다
의욕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귀한 선생님의 작품을
몇 군데 카페로 모셨습니다
즐거이 다시 감상합니다
혹여 안 간 카페가 있나 하고
카페로 이동합니다
자주 감자 아이의 목소리가 청아합니다
ㅇㅎㅎㅎㅎ, 오래 전 몇 군데 카페로 옮겨
주셨다.이야기 듣고 있었으나 그냥 를려 보냈었습니다.
우연히 다른 공간에서 보면서도 의아해 했었지요.
이제 베베님이 옮겨 주셨던 일 확인하고 의문이 풀렸습니다.
몇 작품 올릴 글 있으나 올럴 줄도 몰라 올리지 못하고 있지요.
고맙고, 고맙습니다.
자주꽃 피던 자주 감자
이쁜 노래 따라 불러봅니다
하얀 감자~
와아 ! 베베님 깜짝 놀랐습니다. 졸작 또 찾아 주시다니요.
행복 합니다. 막상 글을 써 놓으면 경험을 같이 한 형제 자매도
감동이 없는 세상 입니다.
언젠가 내 이름을 쳐 보니 감자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고맙습니다.
제 이름을 치시면 옮길줄도 모르는 형을 위해 옮겨 놓은 글 10 여 편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언젠가 저의 노래 들려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모정( 1955년 작 영화 주제곡 )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Yesterday ( 1965 년 비틀스 )근년에 배운 낼라 Fantasia가
애창곡 입니다. 20대엔 토스카의 '별은 빛나건만'을 즐겨 불렀습니다.
잘 부르지는 못 하나 열심히는 부릅니다.Thank's
그런 카페를 확인하셨나요
선생님의 작품을 귀한 자리에서는
귀하게 대접 받습니다
고명하신! 선생님의 작품들요!
혹여 다음 작품이 있으시다면
여기 발표해 주시길 기다려 봅니다
보석처럼 카페에 잠들어있는 하얀 감자를
선생님의 흔적들에 기대어봅니다
고맙습니다. 답글을 첬더니 위에가 붙어 있군요. 찾아 봐 주세요.
Sorry so sorry,,,ㅎㅎㅎㅎ.
류장우 선생님
저희 학생들이 <감자>노래를 좋아해서
가끔 여기를 검색해서 같이 부르곤 합니다
다시 머무르며 선생님의 귀한 시어에
감동합니다
건안하시지요
다시 찾아 주셨네요.감동 입니다.그동안 10여 편 정도 동인지에
올린 일 있으나 재주가 없어 올리지 못 했습니다.
그러게나요
카페에 올리실 수 있다면
여러 님들께서 감상할 수 있을 텐데요
예,관심 고맙습니다. 幸입니다.
명품 수필에 저를 내려두고 감자노래도
감상합니다
어느 날에도 건강하십시요
류장우 선생님
저의 반에 감자꽃을 기똥차게 잘 부르는 녀석이 있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르기를 시켜서
모두들 따라 부르곤 하는데
이 넘이 얼마나 신이 많은지
무용도 표정도 어른 뺨친답니다
아이들도 저도 넘어가지요
선생님 것을 검색하여 듣곤 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류장우 선생님
이곳이 통신 창구가 되었군요.고맙습니다.
그 아이 얼마나 귀엽겠어요.
보는듯 합니다. 기쁨 배달부님이십니다.
한 해도 마무리를 해야되는 시간이 되어갑니다
선생님의 귀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내년으로 이어지네요
건강하셔서 좋은 글 인연으로 계속되기를 바라옵니다
올 한해도 무사히 지나는 듯하여
모두에게 유익한 한 해였기를
선생님께 안부드립니다
예, 나에겐 귀한 연입니다. 베베님 영어 공부해 보라는 말 듣고
멈칫거리고 있습니다.지금 해도 될랑가 하고,,,고뇌가 따를 터인데 ?
하고 엄두가 안 납니다.2013, 6월 부터 문중 카페 '풍류마을'에
맹자를 3일 간격으로 올려 놓아 공부해 가면서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댓글 쓰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있습니다. 2014 상반기에나
끝낼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나 도전해 볼까 합니다. 고맙습니다.
류장우 선생님
갑오의 원단에 일출처럼
귀한 시간들과 건강하신 일상 되시기를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예,베베님도 정열을 간직한 가운데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내시기 빕니다.
불멸의 명작
다시금 감상합니다
류장우 선생님의 갑오년
거룩한 한 해 되시기를
건강하심과 같이 기도드립니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청아하여
새샘 목소리 같지요
아마도 류장우 수필가님의 맑디맑은
새샘 시심 같으십니다
즐겁게 자주 감자를 들으며
감상해 봅니다
건강하십시요
류장우 선생님
천진무구,순진무구한 목소리에서 생명력을
느낍니다. 니이 불문 그리 살아가고 싶습니다.
불편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추스렸으리라
생각 됩니다.모듀가 ' 一切唯心造' 라 하지 않았습니까 ?
믿고 있습니다. 건강 하세요.
어린이의 목소리에서
어린이와 어르신
비슷한 순수함을 느껴봅니다
잘 지내시는지 안부를 올리옵니다
자주꽃 피는 자주 감자
이쁜이들의 노래와 함께
선생님의 수필을 다시 돌아봅니다
건안하시지요?
작가님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는
감자 노래가 나왔는데
음악이 없네요
선생님을 검색하냐고
제 영시방에서 <papa>를 검색했답니다
마침 요즘은 <청향>수필가님께서 수필방에 올리시길래
선생님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간도 평온하셨는지요
다음 수필편도 올려 주시지요
나머지 12월도 평온하세요
류장우 수필가님!
거의 5년 만에 다시 류장우 수필가님 작품에 왔습니다
건재해 계셔서 넘 고맙고 행복합니다
새해에도 하고자 하시는 일 다 이루시고
저의 소원이 있다면
류장우 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는 일!
건강하시리라 확신하오며
선생님과의 대화(댓글과 답글)
재미있게 다시 감상하고 가옵니다
내내 강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