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기능, 잠잘 때 OO 끼면 높아진다
사물을 명확하기 판별하기 어려운 아주 적은 빛도 뇌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다.
기억력과 학습능력 등 뇌기능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많은 비용이 필요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방법도 간단하다. 잠에 들기 전 편안한 안대를 착용하는 것. 이번 주말 잡화점에서 저렴한 안대를 구입해보는 건 어떨까?
영국 웨일스 카디프대학교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안대를 착용하고 잠을 자면 언어이해와 단어연상 등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이 개선됐으며, 기억력과 집중력 등 종합적인 뇌기능 향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수면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잠을 자는 동안 ‘주변광’ 등의 빛을 차단하기 위해 안대를 착용하는 게 기억력 등 뇌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 참가자들을 수면 중 안대를 착용한 실험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기억력‧인지력‧집중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18세에서 35세 사이의 성인 약 100명이며, 안대 착용기간은 각각 1주일과 2일로 나눠 2번에 걸쳐 실험이 이뤄졌다. 실험군과 대조군 분류에는 나이와 성별, 학력 등이 고려됐다.
연구결과 2번의 실험 모두 안대를 착용한 실험군이 15~20%가량 높은 성과를 보이며 기억력과 집중력‧단어연상‧인지반응시간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기억력과 집중력뿐만 아니라 인지능력에서도 개선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주변광 차단을 통한 수면의 질 향상이 학습 수행력을 증가시켜 더 넣은 학업 성과와 전문적인 업무능력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변광은 특정한 방향이 없이 주변을 덮고 있는 빛을 말한다.
잠을 잘 때 노출되는 주변광은 침실의 조명 외에도 머리맡에 놓아둔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창밖의 가로등이나 달빛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러한 빛 노출이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보고는 국내외에서 계속 이어져왔다.
대표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2017년 물체를 겨우 인식할 정도의 약한 빛에 노출될 때도 뇌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당시 연구팀은 젊은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환경을 통제한 수면검사실에서 수면을 취한 후 다음날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검사(fMRI)를 시행해 뇌기능의 변화를 확인했다. 2일 동안은 완전히 빛이 차단된 상태에서, 3일째에는 5~10lux(럭스)의 매우 약한 빛에 노출된 상태에서 수면을 취한 뒤 낮 시간동안 뇌기능에 대한 확인이 진행됐다.
일반적으로 화장실의 조명이 약 80럭스로, 10럭스도 사물을 명확하기 판별하기 어려운 밝기다.
연구결과 5럭스 정도의 빛에서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10럭스 정도의 빛에 노출될 경우 다음날 낮 시간의 뇌기능 상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하부 전두엽 기능에 두드러진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작업기억능력 저하로 나타났다. 작업기억능력은 단기기억의 일부로서 집중력과 인지능력‧감정조절‧식욕조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교수는 당시 “수면 중에는 침실 외부에서 발생하는 주변광을 암막커튼 등으로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좋다”며 “야간에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빛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