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름다운 생을 위한 후주곡
채린
인생의 결산 목록이
좁은 비석에 빼곡히 새겨져 자랑스럽게 서있다
열심히들 살았기에 저울에 달지 못하는 생의 끝자락
구절초 꺾어 들고 아름다운 영혼을 위하여 연주한다
구름 낀 마음 물안개처럼 밀어내며
가슴 한복판에 신선초 가루 쌓인다
검은 옷에 새하얀 꽃잎 하나하나 새기며
내 마음 그늘 지운다
산비탈이 흐드러지게 웃는다
다리 정맥이 곤두박질친다
누군가가 쓴 나무판에 쓰인 글을 읽는다
'계속 가고 있다. 나의 길을 계속 가고 있다
끝이 없는 그곳으로 그곳에는 숼 곳이 없다
우리 사색의 길에서 함께 자신을 바라보자'
이 구절을 구절초와 더불어 문답 놀이한다
"있을 거야 쉴 곳이"
"없을 거야 분명히"
알량한 지식이 뒷걸음치고 백병전을 불사한다
따가운 가을 햇살이
소나기로 변해 세차게 퍼붓는다
참 오묘한 심술이 눈가에 일렁이며
촉촉하다
어찌한담 너를
첫댓글 채린님 감사합니다
예 고맙습니다
첫댓글 채린님 감사합니다
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