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양산 통도사를 찾은 건 순전히 지인 챤스 때문이었다.
1997년 중대초에서 옆반 선생님이었던 박선생 신대령 부부가 남아공 근무를 마치고 부산에 정착하더니 양산 통도사 앞에 세컨하우스겸 놀이터를 마련했다고 놀러오라는 소식을 접한 후 꼭 한 번 가겠다고 맘먹은 지 두 달만에 실행에 옮겼다.
남편 신대령님이 소령시절 형균ㆍ민균 군대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고마움과 후배의 새로운 생활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에 남편과 찾아가는 길 내내 설레임이 그득했다.
통도사 앞 넓은 주차장에 파킹을 하면 가장 눈에 띄는 빨간 건물 cofee fige, 못본지 10년이 더 지났건만 어제까지도 같이 지낸 듯 스스럼없고 반갑게 맞아주는 부부 덕분에 우린 통도사 산책로ㆍ통도사 경내ㆍ암자를 아주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박선생은 문화해설사,신대령은 차량써비스 맛집 안내까지 상대방을 배려하여 편안하게 해주어 우리가 예전에 신세진 일에 감사하려던 마음보다 오히려 더 은혜를 받게 되었다. 특히 다음날 아침에는 직접 아침밥을 집에서 차려주어 마치 우리가 외국 여행중 대접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통도사는 입구에서 1km쯤 들어가는 무풍한송로 소나무숲길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대웅전 등 경내 부속 건물들이 서로 거슬림이 없이 잘 어울어지는 기품이 다른 어느 절보다 뛰어났다. 19개의 암자가 둘러 있다고 하는데 우린 차로 3개의 암자만 보고 다음기회에 다시 찾을 걸 기약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