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22명 / 포수 6명 / 내야 12명 / 외야 10명
이렇게 총 50명의 이름을 한번 떠올려보았습니다.
TEAM A
선발 : 안영명 윤규진 이태양 김민우 김범수
중간 : 송창식 김용주 박성호 장민재 정대훈
구원 : 박정진
포수 : 정범모 지성준 엄태용
내야 : 김태균 강경학 하주석 김회성 송광민 주현상
외야 : 최진행 정현석 장운호 김태완 고동진
TEAM B
선발 : 배영수 송창현 심수창 송은범 이동걸
중간 : 권ㅡ혁 송신영 이재우 임준섭 길태곤
구원 : 정우람
포수 : 조인성 허도환 차일목
내야 : 정근우 권용관 신성현 최윤석 이시찬 임익준
외야 : 이용규 김경언 이성열 송주호 이종환
50인 명단을 가지고
위와 같이 2개의 팀으로 한번 나누어 보았습니다.
여기에 로저스-로사리오, 그리고 외국인 한명을 더하고
군 복무 중인 김기현-김혁민-안승민-조지훈-황영국을 포함한 다음
미처 이름을 언급하지 못한 오선진, 박노민, 그리고 신인 김재영과 기타 유망주들을 포함하면
한화이글스 선수단의 이름이 거의 완성됩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A는 한화이글스로 데뷔한 선수고 B는 타구단에서 데뷔 후 이적한 선수입니다.
그러니까, B팀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글스에 없었던 선수들이지요.
저는, 한화이글스 부진의 시작을 2009년이 아니라 2002년 즈음부터라고 봅니다.
우승의 한을 풀었고, 주력 레전드들의 힘이 아직은 남아있던 그 시절
그때 우리는 4강을 위해 목을 매달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못했죠.
그 시절, 한화이글스는 2군에 대한 투자가 다른팀에 비해 느렸고
신인 선수를 다른 구단보다 더 적게 지명했으며
선수단을 위해 많은 돈을 통크게 쓰지도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05~07 3년간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과 레전드 투수들의 마지막 불꽃이 함께 타올랐고
류현진 지명이라는 큰 호재가 겹치면서 바짝 힘을 냈는데
결국 그 불꽃이 꺼지고, 2000년대 초중반 실책들이 팀의 발목을 잡아 지금까지 고생을 한 것이지요.
그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뒤늦게 2군 구장을 마련하고 선수단에 돈을 썼으며
수년간 부지런히 선수들을 외부에서 영입해 지금과 같은 선수단 구성 비율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TEAM A를 보면
25세~31세 사이의 주전급 선수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86년생부터 92년생 사이
안영명 윤규진 송창식 이후 세대부터, 강경학 김민우가 빛을 보기까지
그 중간세대가 없는 것이지요.
TEAM B를 보면
높은 연봉의 외부 FA가 많고
전성기를 다소 지났다는 평가의 투수도 눈에 띄며
원소속팀에서는 주전자리를 잡지 못했던 원툴형 선수도 제법 보입니다.
저 명단이 의미하는 것은
2000년대 초중반의 부족한 투자를
최근에서야 외부 수혈을 통해 (뒤늦게) 메워왔다는 것입니다
간극을 메우기 위해 수년간 부지런히 선수단의 규모를 키워왔다는 증거니까요.
전임 한대화 김응용 두 감독이 결국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팀을 떠났는데
사실 그 책임의 일부는 그보다 더 오래전에 팀을 운영했던 프런트에 있습니다
오래 쌓인 악재들이 팀의 발목을 꽉 잡고 있는 과도기에 팀을 맡았으니까요.
물론 한대화는 감독 경험이 적어 위기 상황에서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했고
김응용은 해결책을 일부 제시하기는 했으나 투수진을 무리하게 쓰면서 안 좋은 영향을 남겼죠.
저는 사실, 올해 최종 성적보다도 이런 부분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가을야구를 하느냐 못하느냐,
전력보강과 타팀의 전력하락 시점이 맞물렸으니 높은 곳으로 가느냐 못가느냐
그런 것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20대 중반 주력 선수가 없는 팀 상황이 앞으로는 개선될 것인지
1군과 2군의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것인지
30대 후반 선수의 역할과 20대 초반 선수의 역할이 명확하게 다르고, 그 와중에 둘의 다름이 서로 어울릴 것인지
눈앞의 고지를 향해 직진하되, 그 뒤에도 그리고 그 뒤에도 분명히 있을것인 다른 고지를 위한 힘과 전술도 남겨둘 것인지
이런 부분이 사실은 더 궁금합니다.
제게 올해가 중요한 이유는
9년만에 가을야구를 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팀의 기본적인 힘이 부족해 악착같이 선수를 모아야 하는 일이
2020년 즈음에는 없어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부디, 올해는 그 초석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_다른 팀 출신 선수가 오는 것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고
기둥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부족한 부분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채워야 하는데,
가진 것이 너무 없어 어떻게든 다 모아놓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팀 전력상) 안 좋다는 의미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네 맞습니다. 한화의 가을야구가 2006년인가 7년부터 못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사실 류현진선수같은 로또가 아니었음 더 힘들었을겁니다. 지금부터라도 프론트가 정신차려서 삼성이나 두산처럼 유망주 키우는데 더욱 집중해 주었음 합니다.
08년부터입니다. 06은 준우승, 07은 삼성을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지요. 08년 전반기에도 2위였고요.
공감합니다
글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되고 이해됩니다.
하지만. 올해 프론트와 감독은 어떻게든 성적을 내려고 노력할겁니다.
투자를 많이 했으니 결실을 맺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팬들의 인식이죠.
그렇게 하다보면, A팀보다는 상대적으로 기량이 더 뛰어난 B팀에 있는 선수들을 더 많이 기용할거고,
글쓴이님이 기대하시는 리빌딩이나 2군과의 조화를 위한, 신진 선수들에 기회는 예전 한, 김 감독님들에 비해서 더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글쓴이님이 원하는 신진급 선수들의 갑톡튀는, 신인선수들에게 기회가 더더욱 줄어들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신진급 선수의 갑툭튀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저는 신인에 대한 기대치는 늘 제로이며, 신인이 갑툭튀하는 팀은 오히려 약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기대하는 것은 2군 선발이 하루 쉬고 1군에 나와 던진다거나 그런 일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신인에게 1군 기회를 더 주는 것도 저는 반대합니다. 저는 김재영 같은 투수도 1군에 올라오지 않는 게 팀을 위해 장기적으로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요.
공감합니다. 강팀은 신인과 베테랑이 조화를 이루고 있죠. 너무 베테랑 위주의 운영은 지양했으면 합니다. 적어도 정규 시즌에서만큼은 실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에도 출장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그래야만 혹사도 없을 것이고요.
확실히 명단을 보니 예전보다 선수단이 많이 두터워 졌습니다..섹시가이 전근표선수가 4번으로 기용되었을 때도 있었는데..말씀하신 많은부분 공감합니다..사실 올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자칫 코칭스태프가 작년처럼 너무 무리한 운용을 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구원 투수라는 뜻이 마무리 투수라는 뜻이 아니지 않나요?
그냥 글자 수 맞추기 때문에 사용하신 건가..
공감됩니다..외부영입은 기존의 기둥에 살을 붙이고 가미하는 모양새이어야 하는데 베이스가 없다보니 근간이 되는 기둥이나 주춧돌을 끼우는 상황으로 되고... 선수단 연봉에 비해 성적은 떨어지고 ..효율성이...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어린선수들을 육성하는 것만이 독수리의 살길입니다.